뜨거운 드라마 ‘밀회’의 뜨거운 배우 유아인

'밀회'의 유아인, 마냥 아이같다가도 어느새 훌쩍 자란 성인같은 그

‘밀회’의 유아인, 마냥 아이같다가도 어느새 훌쩍 자란 성인같은 그

종합편성채널 JTBC ‘밀회’는 방송 2회만에 가장 뜨거운 드라마가 되었다. 시작은 20살 차가 나는 남녀의 금지된 로맨스라는 드라마의 줄거리와 그 로맨스를 배우 김희애와 유아인이 연기한다는 점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론 ‘아내의 자격’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의 하모니도 기대를 끌어올리는 대목이 되었다. 하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드라마는 금지된 로맨스라는 자극적인 타이틀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꿈틀거리는 인간의 온갖 감정 탓에 뜨거웠다. 그리고 그 뜨거움을 연기해내는 배우들의 호흡의 온도 역시 뜨겁게 달아올라 브라운관을 넘어서도 느껴질 지경이었다.

24일 오후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 ‘밀회’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재 7회분을 촬영 중이라고 밝힌 배우들은 잠시 오혜원과 이선재에게서 벗어나 배우 김희애와 유아인으로 취재진을 마주했다. 이들은 아직 초반이지만 달아오른 세간의 반응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최근 tvN ‘꽃보다 누나’와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 이어 ‘밀회’까지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또 한 번 자신의 시대를 열어젖힌 김희애는 관록이 느껴지는 답으로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우아함을 과시했다. 그녀는 후배 유아인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선배의 깊은 마음을 한껏 드러내기도 했다. 20대 배우 중 상업적 성공보다는 오로지 자신의 연기적 고집으로 작품을 선택해왔다는 점에서 도드라지는 행보를 걷고 있는 유아인은 모든 답변에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또 정성껏 꺼내놓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드라마만큼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빤한 기자간담회는 되지않았다는 점에서 뜨거웠던 그들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유아인 편)

'밀회'의 유아인

‘밀회’의 유아인, 그는 이선재를 아주 특별한 캐릭터라고 말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Q. 일단 2회에 등장한 피아노 합주신이 화제가 되었는데, 연기한 배우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았나.
유아인 : 몇 번을 돌려 봤다. 사실 2부에 그 신이 방송 나가기 전 이미 20분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공개가 되었고, 그것 탓에 감흥이 덜하면 어쩌나 했는데 그럼에도 흠뻑 빠져들더라. 배우가 피아노 신을 연기하면 틀리면 어떡하나 불안불안할 수 있고, 그 표정이 아닌데 싶을 수도 있는데 그 순간은 그냥 혜원과 선재가 피아노로 교감하는 감정에 몰입이 잘 되었다. 앞으로도 함께 피아노 칠 신이 꽤 남아있다. 기대해달라.

Q. 피아노 신도 화제가 되었지만, 김희애 씨의 ‘특급칭찬이야’라는 대사도 금세 화제가 되었다. 서로에게 특급칭찬을 해준다면.
유아인 : 처음에는 멋있고 따라가고 싶은 선배님이라면 지금은 인간적인 그리고 친근한 누나같다. 하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은 그런 멋진 누님이시다.

Q. 선재를 연기하는데 있어, 특유의 웅크린 동작이 인상깊었다. 그 캐릭터가 지닌 천재라는 특수성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어떤 상상을 해보았나.
유아인 : 사실 연기할 때, 하나하나를 철저하게 설정하지 않는다. 이해하고 생각하고 그래서 내가 그 아이가 되고 그 아이가 내가 되어서 몸동작 하나 걸음걸이 하나 눈빛을 가진다. 내 연기는 모든 것이 뭉뚱그려져 있다. 나는 대단히 똑똑한 배우가 아니다. 그런데 천재 아티스트를 연기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배우도 아티스트니까,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내 자신을 돌이켰을 때, 배우로서 관심병에 빠져 연예인이 되겠다고 설치고 다녔던 것처럼 이 예술가는 이 피아니스트는 남에게 인정받아 볼 한 번 꼬집혀 칭찬을 받고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들게 된 이 아이의 삶. 그것이 무엇일까. 나 역시도 누가 연기 잘 한다고, 예쁘다고, 잘 생겼다고 했을 때, 그때 드는 기분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 만드는 억지스러운 설정이 아닌, 그 본연이 가지는 특수성을 가진 20대의 캐릭터를 무척 연기해보고 싶었고 그 부분에 있어서 이선재라는 캐릭터가 적확했던 것 같다.

Q. 선재는 스무살이다. 이 스무살 청년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유아인 : 자기 재능이 무엇인지도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른 채 순수하게 자기의 감정이 이끌려서 무언가를 선택하고 사랑도 표현하고 스무살이기 때문에 순수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선택들, 행동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렇게 살기가 힘들다. 청춘은 이래야 하잖아 라고 하지만 그렇게 살지 않으니까. 누군가는 나를 20대 청춘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오그라드는 표현이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내가 청춘답게 살고 있나라고 생각해보면, 까불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도 되게 눈치보고 나쁜 말인데도 그냥 듣고 아닌 줄 알면서도 그 길로 가곤 한다. 그런데 선재가 혜원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그러는 모습들은 예뻐 보였고, 내가 스무살로 돌아가서 연기하고 있다. 연기하면서 너무 즐겁다. 어리숙하고 바보같고 그러면서 시원하다.

'밀회'의 유아인

‘밀회’의 유아인, 연기에 있어 철저한 계산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는 어쩌면 천재적 재능의 소유자 선재와 가까울지도

Q. 선재를 통해 그간의 연기적 갈증을 풀었나.
유아인 : 풀어가는 과정이다. 아주 다 풀리지 않겠지만 그 동안 제가 굳이 말 안드려도 알겠지만 드라마에서 큰 성과가 없었다. ‘성균관 스캔들’과 ‘완득이’ 때문에 유명세를 떨치기는 했지만 드라마에서 크게 힘을 못썼고 기대치를 충족시켜드리지 못해 안타까웠다. 그렇지만 또 그런 과정을 통해서 ‘밀회’라는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 드라마 초반 악플에 시달렸는데 드라마 반응이 좋으니 싹 사라지더라. 역시 배우는 작품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 같다.

Q. 이 드라마의 결정적 한 수를 미리 공개한다면.
유아인 : 글쎄. 그런데 늘 작품을 할 때 내가 시청자의 입장에서 어떤 드라마를 보고 싶지를 생각하고 나를 정확하게 충족시켜주는 드라마였을 때 선택했다. 이전 작품들을 욕보일 수 없지만, ‘밀회’를 하면서는 ‘드디어 왔어’라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그리고 ‘진짜 보고 싶은 작품은 무엇이었는지’를 깨달으면서, ‘그래, 이거였어’ 했다. 이런 작품이야말로 내가 거실에 앉아 tv로 보고 싶은 것이었으니까. 그것에 정확하게 응답하는 드라마인것 같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나를 어떻게 변화시켜줄 지 어떤 길을 열어줄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있어서 ‘유아인한테 저런 매력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허세만 든 애는 아니구나’, ‘겉멋만 든 그런 놈은 아니구나’ 그런 여유와 넓은 시각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클래식은 우리가 보통 클래식 섹션에 들어가 찾아 듣지는 않는데, 좀 더 생활과 밀접한 드라마에서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듯 그 내러티브 위에 음악이 함께 하니 친숙하게 느껴지게 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 역할을 하는 듯 하다. 아직은 많이 소개되지 않았고 친숙하지 않은 어떤 것을 대중에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게 소개하는 것 역시 좋다.

Q. 혹 원하는 드라마의 결말이 있다면.
유아인 : 결말에 대한 별생각이 없다.(웃음) 혜원은 가면을 벗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자유로운 영혼 선재는 세상에 발을 내딛는 과정이다. 두 사람이 사랑을 통해서 나름의 결실을 맺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천=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