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벡, “원동력? 미칠 듯이 열중하고 바쁘게 삶을 지속시키는 것”(인터뷰)

제프벡 내한공연(5)

2010년 제프 벡의 첫 내한공연은 그야말로 하나의 사건이라 할 만 했다. 당시 제프 벡이 공연을 한 올림픽홀에는 이중산을 비롯해 김세황, 강인오, 윤병주, 박주원 등 기라성과 같은 연주자들이 즐비했다. 일일이 확인을 못했을 뿐, 더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제프 벡을 보러 왔을 것이다. 그렇게나 많은 연주자들이 왔던 이유는 분명하다. 제프 벡은 단지 자신의 과거를 재현하는 리바이벌 공연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옛 작품들보다 진화된 연주를 선보이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이다. 당시 제프 벡은 예순여섯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게 뜨거운 연주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는 60년대 데뷔 후 반 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 고고(孤高)한 연주를 들려줘 왔다. 긴 세월 동안 제프 벡 앞에 그 누구도 없었다. 에릭 클랩튼, 지미 페이지 등 동시대를 함꼐 해온 동료 기타리스트들과 달리 제프 벡은 쉼 없이 진보하는 기타를 들려줬다. 이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터. 이제 일흔 살이 된 제프 벡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오는 4월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 이 지구 위 최고의 기타리스트 제프 벡과 서면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Q. 2010년 내한 후 약 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지난 공연을 감명 깊게 봤다. 당시 무대가 기억이 나나? 다시 한국을 찾는 소감이 어떤가?
제프 벡: 물론이다. 매우 짧은 일정으로 공연을 한 것이어서 사실 공연장과 호텔 말고는 별로 본 것도 없을 정도로 빡빡한 일정이었다. 하지만 공연장에서 만났던 한국 관객과 그 열정적인 분위기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서울 공연이 더욱 더 설레고 기대된다.

Q. 근황은 어떤가?
제프 벡: 앨범 작업과 공연 준비가 한창이다. 요즘은 투어 리허설을 위해 스튜디오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 주 내내 리허설을 하고 4월 초부터 일본과 한국 공연 투어가 시작될 예정이다.

Q. 솔로 앨범, 그리고 다른 연주자들과 협연을 통해 다양한 음악을 해왔다. 계속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제프 벡: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늘 바쁘게 살아왔기 때문에 현재의 내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난 이러한 방식으로 삶을 대하는 젊은 뮤지션들을 늘 찾고 있으며 그렇게 하라고 조언을 한다. 미칠 듯이 열중하고 바쁘게 삶을 지속시키는 것.

Q. 제프 벡은 어느 때부터인가 피크를 완전히 놓고 손가락으로만 연주하고 있다. 피크를 완전히 버린 것은 정확히 언제인가? 어떤 앨범부터 손가락으로만 레코딩을 하게 됐나?
제프 벡: 내 기억으로 ‘블루 윈드(Blue Wind)’를 연주하고 나서인 것 같다. 나는 플라스틱 피크와 메탈 피크를 사용했지만 사운드가 좋게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스패니쉬 스타일로 모든 손가락을 사용해서 연주하기 시작했다. 하나의 피크를 사용하는 것보다 모든 손가락을 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훨씬 인상적인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Q. 제프 벡은 피크를 버리고 손가락만으로 연주하면서, 다른 기타리스트들은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연주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제프 벡은 단순히 손으로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일렉트릭기타의 특징을 살려 음정을 조절하는 암(Arm)과 음량을 조절하는 볼룜놉을 이용해 소리 자체의 파형을 극단적으로 미세하게 표현한다. 어떻게 이런 연주를 하게 됐나?
제프 벡: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많은 연주자들과 콘서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발전된 것으로 생각된다. 볼륨 콘트롤을 사용하는 것은 옛날 방식이다. 주로 50년대 연주자들이 그런 방식을 많이 사용했다. 풋 볼륨(foot volume)을 가진 페달 스틸과 같이, 나는 내 손가락을 사용해서 그러한 페달 스틸을 따라해 보려고 했고 사람들이 그것을 좋아해줬다. 사람들이 전에 들어본 적 없는 그러한 매우 다른 매력적인 스타일 또는 곡을 좋아했던 것 같다.

제프벡 내한공연(4)

Q. 요새는 하루에 얼마나 기타 연습을 하나?
제프 벡: 꾸준히 하는 편이다. 잠깐 연습을 안 하는 적이 있긴 하지만 보통 2~3일을 넘지 않는다. 집에서도 주변에 기타를 두고 끊임없이 손가락 연습을 하며 손이 부드러워지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Q.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가장 함께 연주해보고 싶은 기타리스트고 제프 벡을 꼽는다. 당신은 가장 잼세션을 해보고 싶은 연주자가 누구인가? 죽은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제프 벡: 노코멘트

Q. 많은 이들이 제프 벡을 자신의 최고의 기타 영웅으로 꼽는다. 정작 제프 벡이 가장 존경하는 기타리스트는 누구일까?
제프 벡: 장고 라인하르트가 늘 최고의 기타리스트라고 생각한다. 그의 테크닉, 테이스트와 톤…그가 가진 모든 것이 최고이다. 로큰롤 장르도 커버하지만, 그는 스윙 재즈의 거의 모든 장르를 커버하는 거장이다.

Q. 당신의 앨범 ‘블로우 바이 블로우(Blow By Blow)’는 팝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기타 인스트루멘틀 앨범으로 평가받는다. 본인은 자신의 디스코그래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음반이 무엇인가? 그 이유는?
제프 벡: 사실 앨범 녹음을 할 때 일반적으로 나는 내 음악을 들을 수가 없다. 왜냐면 작업이 다 끝났을 때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오지 않았다’ 등등의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떤 배우였는지는 기억은 안 나지만 그 배우도 절대 자신의 영화를 보지 않고 그저 영화가 잘 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 배우도 영화를 찍는 동안 많은 것을 보았을 테고, 그것은 내 경우도 똑같다. 앨범을 만들 때 나 또한 내가 하는 모든 것을 본다. 내가 무대에서 연주할 때까지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하하!

Q. 매 앨범마다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곤 한다. 하지만 그 안에 항상 블루스의 느낌이 잘 살 아 있는 것 같다. 블루스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한 것 같다.
제프 벡: 블루스 음악은 쉽게 사라질 수 없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들으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음악이다. 표현의 한 형태이다. 나쁜 상황에 있더라도 이 블루스라는 음악은 어려움을 헤쳐 나오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Q. 당신을 존경하는 한국의 기타리스트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제프 벡: 인내심을 가져라!

Q.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앞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
제프 벡: 지금은 사실 잘 모르겠다. 이 투어가 끝나고 휴식을 가질지 아니면 더 연주를 할지. 아마 몇 달 후에 이 질문을 다시 묻는다면, 그땐 아마 대답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제프벡 내한공연(1)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프라이빗커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