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꺾이지 않아(2) 초등학생부터 외국인까지…신화 16년의 힘

신화 콘서트에서 스탠딩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는 관객들

신화 콘서트에서 스탠딩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는 관객들

23일 신화 콘서트가 열리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는 이른 시각부터 사람들로 가득했다. 보통 콘서트가 열리면 스탠딩 입장을 위해서 최소 두 시간 전에는 공연장에 도착해야 한다. 불필요한 물품을 보관하고, 경우에 따라 굿즈를 사려고 한다면 적어도 네 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넉넉하게 즐길 수 있다. 신화 콘서트도 예외는 아니다. 신화 콘서트가 22~23일 양일간 2만 7,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이날 올림픽공원은 사람들로 붐볐다.

먼저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건 체조경기장을 가기 위한 관문인 올림픽공원 한얼다리에 놓인 수많은 쌀화환들. 이날 무려 7톤이 넘는 쌀이 팬들의 힘으로 기부됐다. 저마다 응원하는 멤버를 향한 센스 있는 문구와 함께 대형 사진이 함께 전시돼있어 한얼다리는 지나가다 멈춰 포토타임을 갖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올해 중학교 입학한 X’라고 적힌 화환. X는 신화 팬페이지 중 한 곳의 이름으로 신화만큼 신화창조의 나이도 훌쩍 자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삼 신화의 힘을 느낀다.

쌀화환

쌀화환

신화 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묘미는 다양한 연령층을 이루고 있는 팬들의 모습이다. 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답게 20~30대 여성팬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팬부터 아주머니 팬까지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신화의 힘을 가장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커플이나 부부 동반 관객들이 꽤 보인다는 점이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31세의 한 여자 관객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팬이었다”며 “올해는 남편이랑 같이 왔다. 해마다 신화 콘서트에 놀러온다”고 금슬을 자랑했다. 스탠딩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젊다”며 웃었다.

신화 이야기에 해맑은 웃음을 보였던 중학생 소녀들

신화 이야기에 해맑은 웃음을 보였던 중학생 소녀들

중학생 팬들도 자신 있게 신화를 좋아한다고 외쳤다. 열여섯 살의 한 중학생 팬은 “신화가 데뷔한 해에 태어났어요!”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2012년 방송을 시작한 JTBC ‘신화방송’을 통해 신화를 좋아하게 됐다는 이 팬은 “아저씨 여섯 명이서 함께 노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어요”라며 “남자 나이는 30대부터라는 것을 신화 덕분에 느꼈다”라는 놀라운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다른 어리고 잘생긴 아이돌 그룹도 많지만, 신화가 좋다며 “좋아하는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냥 보는 순간 빠졌어요”라고 덧붙였다. 함께 있던 친구도 “2013년 ‘디스 러브(This Love)’ 때부터 신화를 좋아했는데 친구가 매일 동완 오빠 사진을 보여줘서 어느 순간 전염됐어요”라며 웃었다. 신화를 좋아한 뒤로 관심이 가는 연예인들은 알고 보니 죄다 30대라며 깔깔 웃기도 했다.

신화는 이들의 우상이자 이들 우정의 구심체이기도 했다. 8명의 무리 중에서 정작 콘서트 티켓이 있는 친구는 3~4명이었다. 22일 공연은 봤으나 23일 공연 티켓을 못 구한 친구도 그냥 같이 놀러 왔다고 전했다. 공연장 옆 벤치에 눌러 앉아 까르르 웃으며 수다를 떠는 소녀들의 모습을 보니 학창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담배 끊고! 술 끊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장수 그룹으로 활동하세요”라며 마치 아버지나 삼촌에게 말하듯 신화에게 바라는 점을 귀엽게 전했다.

잉글랜드, 필리핀, 싱가포르에서 온 외국인 팬들

잉글랜드, 필리핀, 싱가포르에서 온 외국인 팬들

지난해 아시아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신화답게 외국에서 온 팬들도 보였다. 싱가포르, 필리핀 등 한류 열풍의 중심지뿐만 아니라 유럽 잉글랜드에서 온 팬까지 있었다. 필리핀에서 온 한 팬은 “2008년, 2012년, 2013년에도 한국에 왔다”며 “22일 공연도 봤다”고 놀라운 열정을 전했다. 이 팬은 2003년 SBS ‘실제상황 토요일-연애편지’를 보고 팬이 됐다며 “신화는 인간적이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변하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 꾸밈없는 솔직한 모습을 보인다”고 신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밝혔다. 잉글랜드에서 온 팬은 “엄마가 ‘브랜드 뉴’ CD를 들고 있었다. 아직 영국에서 케이팝은 그렇게 크지 않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신화에게 가장 바라는 점은 ‘비 해피(Be Happy)’였다. 외국인 팬들은 “결혼하고, 행복하길 바란다”며 “다만, 팬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해심이 가득한 아내를 만나길 바란다”고 웃었다.

만나는 팬들 모두 신화의 힘의 비결은 ‘오랜 시간에도 변하지 않는 우정’이라고 전했다. 필리핀에서 온 팬은 “16년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어느 누구도 경쟁이 안 된다. 레전드”라며 신화를 치켜세웠다. 특히 이들이 강조하는 건 무대 위 강렬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은 뒤, ‘연애편지’나 ‘신화방송’에서 멤버들 사이 보여주는 친근한 모습이 큰 결정타였다. 한 중학생 팬은 “싸우면 그 자리에서 바로 푸는 것이요”라며 신화의 장수 비결을 자신만만하게 꼽기도 했다.

16주년을 맞은 신화는 최장수 아이돌 그룹으로서 하루하루 역사를 써가며 본보기가 되고 있다. 바로 지난해에 팬이 된 사람과 데뷔 초기 팬이 된 사람이 좋아하는 신화의 모습은 결코 다르지 않았다. 여섯 명이 함께 만드는 아름다운 우정과 함께 이들을 굳게 믿는 신화창조가 있기에 신화가 있었다.

(신화는 꺾이지 않아(1)신화 콘서트, “신화랑 있으니까 좋아?” 좋아! 보러 가기)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