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영의 베이징 리포트(3), “‘아빠!어디가?’가 한국에서도 인기 있나요?”

중국판 '아빠!어디가?' 포스터

중국판 ‘아빠!어디가?’ 포스터

MBC ‘일밤’의 새로운 부흥기를 이끈 ‘아빠!어디가?’가 중국에서 그야말로 대박이 터졌다는 소식과 그 원인을 중국판 ‘아빠!어디가?'(빠빠취날)의 출연자인 중국 모델 장량의 입을 통해 지난 20일 보도한 베이징 리포트(2)편에서 다루었다. 배선영의 베이징 리포트(2), ‘아빠!어디가? 중국서 대박난 이유, 출연자 장량에게서 듣다

한국 예능프로그램의 포맷이 중국으로 수출돼 국민적 사랑을 받은 예능프로그램으로 성장한 것, 분명 반가운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도 지난 2월 MBC ‘나는 가수다’와 ‘아빠!어디가?’가 중국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를 받은 뒤, “이런 성공사례들이 창조경제”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로서는 아쉬운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국 내에서 ‘아빠!어디가?’로 거둬들인 수익은 스핀오프 격인 영화판만 하더라도 1,000억원 상당. 하지만 MBC에 과연 얼마만큼의 수익이 적용되었는지는 미지수다. MBC 글로벌사업본부 측은 “정확한 금액은 오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판 등의 수익까지도 MBC에 배분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제 시장에서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제작비에서 5~7% 가량을 더해 포맷이 판매된다. MBC 측은 이와 관련, “경쟁이 붙으면 가격이 올라가게 되는만큼 원칙대로 적용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전했다.

‘아빠!어디가?’ 외에도 ‘나는 가수다’나 KBS2 ‘1박2일’ 등이 중화권에 포맷을 수출했고, 그 때마다 방송사는 ‘포맷 수출 쾌거’라는 제목으로 이 소식을 알렸다. 불과 5~1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예능프로그램이 일본 등 외국의 인기 예능프로그램과 비슷하다며 ‘표절’ 의혹을 받기도 했던 국내 예능계가 해외로 포맷을 활발하게 수출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년 사이의 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축제 분위기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포맷 수출에만 만족하고 있기에 중국시장은 너무나 광활하다. 한류가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외국에 포맷을 수출하는 것에만 열광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시각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한류 관계자는 “중국시장을 놓고 보았을 때, 단순히 포맷 판매와 그 수익에만 환호하고 있을 단계가 아니다. ‘아빠!어디가?’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중국시장은 포맷 수익에만 만족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규모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라며 “따라서, 중국판 제작 역시도 한국과 합작하는 형태로 발전시켜야하며 그 결과에 따른 수익을 배분하면 포맷 판매 수익 이상을 거둬들일 수 있게 된다”라고 전했다.

그런 면에서 최근 CJ E&M이 중국 동방위성과 합작, 이미 국내에서 성공시킨 tvN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의 중국판을 공동제작하려는 움직임은 발전적이다.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아빠!어디가?’의 출연자 장량이 “한국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은가”라고 기자에게 물어보았을 때, 기분이 묘했다. 그리고 중국판 ‘아빠!어디가?’의 연출자인 씨에디쿠이 PD가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4회 배우공민상에서 최고 프로그램 제작자 상을 수상했을 때에도 기분은 이상했다. 분명 한국 그리고 MBC가 만들어낸 프로그램인데, 이들의 존재감은 없었다. 중국을 비난할 일인가? 중국은 규정대로 포맷을 구입했고, 다만 ‘청출어람’에 성공했을 뿐이다.

종편까지 가세하며 시청률 10%를 넘기기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국내 방송사들이 작은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에만 목을 맬 것이 아니라, 광활한 중국시장으로 눈을 돌려 수익창출 방식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보아야 할 단계가 온 듯하다.

글. 배선영 sypova@tena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