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사랑 내 곁에>│대체 사랑이 무엇이길래

불치병에 걸린 남자와 그를 돌보는 지고지순한 여자. 지극히 고전적인 이 문장에 ‘박진표 감독과 김명민, 하지원’이라는 배우의 이름이 더해지면 뭔가 특별한 걸 기대하게 만든다. 건강이 염려될 정도로 역할에 몰입하는 김명민과 배역을 위해선 독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하지원, 그리고 관객들의 눈물샘 공격에 있어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박진표 감독의 <내 사랑 내 곁에>의 언론시사가 15일 용산 CGV에서 열렸다.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도 치료법도 없이 발병 3-4년 이내에 죽을 수밖에 없는 루게릭 병에 걸린 종우(김명민). 그리고 그 앞에 수호천사처럼 나타난 사랑스러운 장례지도사 지수(하지원). 둘은 운명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빠르고 깊게 서로에게 빠지고, 루게릭이라는 병과 함께 신혼을 시작한다. 이들은 누구보다 밝고 행복하게 사랑하고 싶지만 병은 점점 종우를 집어삼키고, 더 이상 내 사랑이 내 곁에 있을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온다.

명민좌의 앙상한 모습이 가장 가슴 아픕니다

무려 25kg을 감량하며 실제 루게릭 병에 걸린 환자처럼 몸을 혹사시킨 김명민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는 지수의 슬픔을 절절하게 살려낸 하지원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다. 두 배우는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중심체로서의 몫을 ‘각자’ 충분히 하고 있다. 그러나 ‘감동 휴먼 스토리’라고 하나 기본적으로 두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이 관객에게 큰 울림을 주는 영화로서 이 둘의 화학작용은 다소 충분치 못하다. 멜로 영화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연인의 애절한 사랑은 불치병에 걸린 남자와 그를 씩씩하게 돌보는 여자라는 설정 이상의 눈물을 끌어내기엔 힘이 부쳐 보인다. 전작 <너는 내 운명>에서 거두절미하고 석중(황정민)과 은하(전도연)의 사랑을 밀어붙이는 힘으로 ‘신파’에 대한 공감 여부를 떠나 관객을 강력하게 몰입시켰던 감독 특유의 최루성이 오히려 약해졌다. 둘의 사랑이 가슴 아프다기보다는 비참할 정도로 말라가는 김명민의 육체의 고난에 더 아프다.

오히려 종우와 마찬가지로 전신마비이거나 식물인간 상태인 나머지 6인실 병실의 환자와 그 가족들의 사연에 마음이 움직인다. 척추가 마비된 딸이나 10년째 식물인간 상태인 남편과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여전히 대화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남녀 사이의 화학반응 외에도 수없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사랑을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는 병마에 지쳐가는 종우를 끝까지 지키고, 회복의 기약이 없는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계속해서 “니들이 사랑을 알아”라고 되묻는다. 때문에 관객 스스로 이런 게 진짜 사랑이라고 느낄 새 없이 주입하는 방식은 때때로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 사랑 내 곁에>는 9월 24일 개봉한다.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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