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드라마 시청률이 바닥인 이유가 뭐야?

Q 도대체 왜 요즘 나오는 스포츠 드라마들은 시청률이 바닥인 걸까?
A 그러게 말이다. 시청률도 좀 잘 나오고 사람들에게 언급도 많이 되어야 나도 ‘10관왕’에서 연속으로 주워 먹고 그럴 텐데. <2009 외인구단> 이후 <드림>도 그렇고 이번 <맨땅에 헤딩>도 그렇고 어쩜 다들 나오는 족족 허우적대는지 모르겠다.

Q 그런 주제를 다루는 뉴스도 많지?
A 아무래도 경향이 뚜렷하니까. 그런데 그런 기사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빤한 스토리의 문제도 크지만 내가 볼 땐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나 공부가 너무 없는 게 가장 문제인 거 같아.

Q 그 전에 <2009 외인구단>의 지옥훈련이랑 <드림>의 스포츠 에이전트 활동이 비현실적이라고 했던 것처럼?
A 응. 그게 결국 현재 <맨땅에 헤딩>까지 이어져오는 거 같아. 괜찮은 부분도 있어. 어떤 깔끔한 시스템이나 거대 자본이 아닌 인맥과 지난한 협상, 끼워 팔기로 움직이는 에이전트 시스템은 <드림>보단 훨씬 리얼하다고 생각해. 그런데 결국 중요한 건 차봉군과 축구 경기일 텐데 그 부분에선 영 실망이야.

Q 괜히 실제 축구선수들만큼 잘하는 게 아니라서 문제라는 건 아니지?
A 내가 그 정도로 빡빡하게 구는 사람 아닌 거 알잖아. 재능 있는 주인공이 있고 걔가 성공하기까지의 고난을 그리려는 건 알겠는데 그걸 경기 안에서 풀어가는 게 너무 억지야. 너, 오프사이드는 알아?

Q 사실 그건 언제고 꼭 물어보고 싶었던 거야.
A 그래, 그럼 이번 기회에 알아두면 좋겠다. 자, 딴 생각하지 말고 자세히 들어봐? 공격하는 팀 있지? 거기서 공을 모는 선수가 있을 거 아니야. 그런데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가 상대편 골키퍼를 제외한 상대편 최종 수비를 넘어서서 패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걸 오프사이드 지역에 있다고 말해. 이 때 오프사이드 반칙의 요건이 마련되는 거야. 이해돼? 말하자면 거기서 패스가 성공하면 볼을 드리블하며 상대 수비를 제칠 필요 없이 골키퍼와 일 대 일 상황이 되는 거잖아. 그걸 축구에선 좀 정당하지 못한 방법이라 보는 거야.

Q 그럼 그 자리에 서 있으면 반칙인 거야?
A 내가 말했잖아. 요건이 마련되는 거라고. 그 자체로는 오프사이드 지역에 있는 거지, 오프사이드 반칙이 아니야. 어쨌든 여기까진 이해되지? 최종수비수를 넘어서서 기다리고 있다가 패스를 받고나서 공격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반칙이 되는 거야. 아까 말했던 것처럼 멀찍이 수비수를 피해 있다가 패스를 받고 나서 상대편 골대를 향해 슛을 날리거나 하면 반칙이 되는 거지. 그리고 이 때 중요한 건 시점이야. 오프사이드 지역에 있지 않았는데 자기편이 저 멀리 앞으로 패스하면 그걸 받으려고 뛰다가 공을 받기도 전에 오프사이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잖아. 그건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치지 않아.

Q 뒤에 부분은 좀 어려운데?
A 그럼 내가 드라마 가지고 설명해줄게. 원래는 그걸 말하려고 오프사이드를 설명하려고 한 거니까. 팀의 주요 공격수인 이동호의 부상 때문에 교체 출전한 차봉군이 데뷔 무대에서 첫 골을 넣었는데 그게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선언되면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거든? 뭐, 이제 4회째인데 벌써 스타가 되면 안 된다는 거겠지. 그런데 이게 좀 너무 눈에 보이는 오심이야. 우선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볼만한 근거는 오연이가 보던 DMB로 확인할 수 있어. 딱 보면 슛을 날리는 차봉군이 파란색 옷의 상대방 수비보다 훨씬 앞서 나가있지? 이거만 보면 오프사이드지. 하지만 아까 말한 것처럼 같은 편이 볼을 찬 순간부터는 오프사이드 지역에 나가도 반칙이 아니야. 자, 저 사진 보면 알겠지? 같은 편이 공을 띄우는데 아직 최종 수비수보다 안쪽에 있잖아. 이제 저 공을 받으려고 앞으로 나가서 오프사이드 지역에서 슛을 날리는 건 반칙이 아니야.

Q 오심이라는 건 알겠는데 심판이 실수할 수도 있는 거잖아.
A 이게 만약에 빠른 속공 찬스였다면 그럴 수도 있는데 이건 거의 한 템포 멈췄다가 패스를 날려주는 상황이잖아. 공을 차서 날아가는 순간을 충분히 포착할 수 있는 건데 오심을 했다는 건 좀 인정하기 어렵네. 아니, 어차피 가장 판정하기 어려운 게 오프사이드라고 할 때 착각할 가능성도 있겠지. 그것까진 봐줄게. 그런데 그 다음엔 차봉군 혼자 돌파해서 골키퍼랑 일 대 일 상황까지 갔다가 골키퍼가 몸을 날려서 부딪치는 바람에 쓰러졌잖아. 그건 골키퍼의 몸이 가로누워서 공격수의 진행방향을 아예 차단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봐도 골키퍼 파울이야. 그리고 만약 만에 하나 골키퍼 파울을 선언하지 않더라도 그 상황에선 공격수가 넘어지는 게 당연한 거지. 그런데 거기다 대고 시뮬레이션 액션, 그러니까 흔히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하는 거 있잖아, 거짓으로 넘어지고서 파울을 유도하는 거. 그 시뮬레이션 액션이라고 판정을 내렸단 말이지. 만약 수비수가 뒤나 옆에서 슬쩍 밀었는데 그렇게 넘어지면 페널티킥을 유도하기 위한 거짓 행위로 볼 수도 있는데 아까 말한 것처럼 골키퍼가 가로누워서 걸려 넘어간 상황을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판정하면 사실 동네 축구만도 못한 거지.

Q 그러니까 차봉군 인생을 험난하게 만들기 위해서 K-리그 심판을 동네 축구 심판보다 못하게 그렸다?
A 바로 그거야. 직설적으로 말해서 지금까지의 <맨땅에 헤딩>을 보면 차봉군이 스타가 되는 건 실력과 상관없어. 그냥 심판 마음,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작가 마음인 거지.

Q 그래도 실력과 상관없다는 건 좀 심하다. 드라마 안에서 조금씩 성장하면서 그런 판정 문제를 실력으로 제압할 수 있지 않을까?
A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드라마에서 말하는 실력이라는 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어. 차봉군에 대해서 강해빈은 툭하면 차봉군에게 ‘한 방’이 있다고 하는데 그게 단순히 세게 찰 수 있다는 걸 뜻하는 건지, 골 결정력이 있다는 건지 모르겠어. 선수가 골만 잘 넣으면 된다고 말하는데 그건 정말 축구에서 말하는 소위 ‘주워 먹기’가 얼마나 어려운 건지 몰라서 하는 소리야. 강해빈 입으로 “팀플레이가 약하고 전술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하고 소통도 안 되는” 선수라고 했잖아. 결국 차봉군이 보여준 ‘한 방’은 대포알 발리슛 밖에 없는 건데 그게 아무리 좋은 무기더라도 팀플레이를 통해 전술적으로 좋은 자리를 선점해서 소통을 통해 패스를 받아 슛을 쏘지 못한다면 ‘주워 먹기’ 자체가 불가능해. 하나만 더 얘기하자. 흔히 캐논 슈터라고 얘기하는 프리미어리그의 제라드 같은 경우도 먼 곳에서 골키퍼가 손도 못댈 속도의 슛을 날리긴 해도 골키퍼를 나가떨어지게 해서 골을 만들지는 못해. 그건 예전 <축구왕 슛돌이>에서 시저가 날리던 총알슛 수준인 거지. 축구 재능이라고 보여주는 게 이런 수준인데 과연 이걸 제대로 된 축구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까? 스포츠 드라마가 마니아를 위한 드라마가 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스포츠 자체를 왜곡하는 건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를 위협한다고 봐.

Q 오, ‘10관왕’을 진행하는 척하면서 이제껏 여기저기서 제기됐던 스포츠 드라마의 문제들에 슬쩍 숟가락 하나 얹어서 정리하는 느낌이다?
A 말했잖아. ‘주워 먹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니까?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