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기황후’② ‘기황후’ 속 실존인물 백과사전

기황후 실존인물 백과사전

한 드라마의 인기 요인을 한두 가지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의 인기는 여러모로 생각할 만한 지점을 던져준다. 역사왜곡 논란으로 시작 전부터 논란의 대상이 됐던 이 작품은 극중 충혜왕을 왕유라는 가상의 인물로 수정하는 등 내홍을 겪으며 출발했지만 막상 뚜껑을 연 후에는 시청률 면에서 순풍에 돛단 듯 순항중이다. 화제성도 높다. 일반적으로 시청률만 높고 별다른 화제가 되지 못하는 작품도 존재하는 반면 ‘기황후’는 매 회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종반을 향해 달려가는 ‘기황후’가 ‘반전의 드라마’가 된 이유는 뭘까.  드라마 ‘기황후’를 팩션(Faction)과 팩트(Fact) 사이에서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드라마 속 실존인물의 백과사전을 준비했다.

* 39회 기준으로 현재 드라마 ‘기황후’에서 살아 있는 사람 중 주요 인물로만 작성했습니다. 

하지원

# 기승냥, 기황후(奇皇后. ?~?)
논란의 중심이자, ‘기황후’의 주인공. 실제 역사 속 생존 연대는 알려지지 않으나 고려 공녀로 원나라에 끌려가 황후의 자리까지 올라서는 입지전적인 인물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기황후는 1333년 원나라 휘정원에 있던 고려 출신 환관 고용보의 추천으로 궁녀가 돼 순제(타환)의 총애를 받는다. 드라마 속 타나실리와 기승냥의 관계처럼 실제 역사 속 기황후도 당시 황후였던 타나실리로부터 학대를 받는다. 1335년에 타나실리 일족이 축출되자 황후에 오르려고 했으나 백안의 반대로 좌절됐으며 이후, 1339년 황자 아유시리다라(愛猶識理達臘)를 낳고, 이듬해 2월에 백안 세력도 물러나게 되자 4월에 드디어 제2황후로 책봉됐다.

황후가 된 기황후는 막대한 권력을 행사한다. 고려에서도 기황후의 권력을 등에 업은 기씨 일족이 득세한다. 기철이 이끄는 기씨 가문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권력을 이용했으며, 기황후도 이들을 이용해 고려에 대한 지나친 내정간섭을 가한다. 게다가 기황후는 공민왕 즉위 후, 공민왕을 죽이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왕에 앉히려 군대까지 파견했다. (이때 막아낸 장군이 최영 장군이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원나라가 무너지려던 시점이었던데다 공민왕도 그 틈을 타 반원개혁정책으로 이들을 숙청했다. 기황후는 자기 아들을 황제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원나라는 급격히 멸망의 길에 들어서고, 이후 기황후의 행적은 전해지지 않는다.

TEN COMMENTS. 현재까지 드라마 ‘기황후’와 실제 역사 속 기황후의 행보는 비슷합니다. 그러나 기승냥이 황후에 자리에 오르기 위해 저지르기 시작하는 악행들, 그리고 황후가 된 후 고려에 자행한 일들이 드라마 속에서 과연 어떻게 묘사가 될까요. 단순 미화에서 그치진 않아야 할 것입니다.

타환

# 타환(원 순제, 1320~1370)
몽골어 이름은 토곤 테무르(타환첩목이). 원나라의 11대 마지막 황제. 원나라 명종의 맏아들이지만, 궁궐 내 싸움으로 인해 고려 대청도에서 1년간 살 정도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게다가 자신이 황위계승서열 1위였음에도 당시 권력자였던 연철의 횡포에 자신의 동생이 황위에 오른다. 동생 영종도 1332년 재위 43일 만에 죽는다. 그러나 타환은 연철에게 막혀 황제 자리에 곧바로 오르지 못하고, 1333년 연철이 죽어서야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때 나이 13세였다. 1335년 백안과 함께 반란을 일으킨 연철의 아들 당기세와 딸 타나실리를 죽였다. 또 다시 권력을 잡은 백안에 의해 정권이 좌지우지되며 농락당했지만, 백안의 조카 탈탈과 함께 백안을 몰아냈다. 이후 역사서를 편찬하고, 과거 제도를 다시 시행하는 등 원나라 문화의 꽃을 피우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계속된 실책과 함께 1351년 홍건적의 난이 일어나고, 이후 궁내에서도 내전이 발생하는 등 원나라는 급격한 쇠퇴의 길을 걷는다. 결국 명나라에 의해 패퇴하면서 타환은 병사했다.

TEN COMMENTS. 드라마 속 타환과 원 순제의 공통점? 권신들에게 항상 휘둘렸지만, 개혁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 그러나 드라마 ‘기황후’에서 타환이 문맹이고, 연철이 살아 있을 때 왕이 된 것은 허구!

백안

# 백안(伯顔, ?~1340)
몽골어로는 메르키트 바얀. 젊은 시절 종군하여 전장을 누비던 인물. 순제(타환)가 즉위하고, 당기세가 반란을 꾸미자 반란군을 진압하는 데 앞장 섰다. 이후 대승상에 올라 최고 권력자가 됐다. 그러나 권력의 맛을 본 백안이 홀로 나라의 권력을 독점하고 남용하자 순제가 백안의 조카 탈탈과 모의해 그를 쫓아냈다. 백안은 몽골인제일주의자로 알려졌는데 중국에서 가장 수가 많은 성씨인 장(張), 왕(王), 유(劉), 이(李), 조(趙)의 사람들을 살해하고자 할 정도로 한인(漢人)을 철저히 배격하였다.

TEN COMMENTS. 든든한 아군인 줄 알았던 백안이 38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야욕을 드러내고 있지요? 과연 ‘기황후’ 속 백안의 최후는 어떨까요?

탈탈

# 탈탈(脫脫, 1314~1355)
어린 시절 백부 백안에 의해 길러졌고, 원 순제(타환)와 백안이 당기세를 몰아낼 때 활약했다. 이후 어사대부에 오르고, 1340년 백안이 연철처럼 권세를 휘두르자 순제와 함께 그를 내쫓았다. 탈탈은 자신이 재상이 되고 나서도 옛 정치를 개혁하고, 과거제도를 부활시키며 역사를 편수하는 일을 주관하는 등 제대로 된 정치를 펼치려고 노력했다. 후에 간신 합마의 농간으로 귀양살이를 하던 중 독살당하나 원나라 최후의 명재상으로 꼽힐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TEN COMMENTS. 탈탈의 매력은 허구가 아니었다!

기승냥(왼쪽)과 박불화

기승냥(왼쪽)과 박불화

# 박불화(朴不花, ?~1364)
다른 이름은 박티무르부카(朴帖木兒不花) 또는 왕불화(王不花). 기씨를 황후로 만드는 데 일조한 인물이다. 일찍이 원나라로 가서 환관이 됐고, 기씨를 섬겼다. 기황후도 같은 고려 사람인 박불화를 총애하였으며 이후에는 군사 통솔의 최고 책임자인 동지추밀원사(同知樞密院事)에 임명됐다. 박불화는 순제가 기황후의 아들에게 황제 자리를 양위하도록 일을 꾸미기도 했을 정도로 기황후에게 충성한 인물. 또한, 기황후가 고려 공민왕을 폐위시키고, 군대를 보내라고 가장 부추긴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려 침략이 실패하자 유배됐다.

TEN COMMENTS. 드라마 속 박불화도 승냥의 오른팔로 활약하고 있지요. 하지만 기씨가 황후가 된 후의 박불화의 행보를 볼 때 실제 박불화는 더 영악할 인물로 평가되는 것으로 보여요.

방신우 기황후

# 방신우(方臣祐, ?~1343)
고려의 환관. 충렬왕 때 시중을 들다 안평공주를 따라 원나라에 가서 수원황태후의 시중을 들었다. 방신우는 고려를 지킨 환관으로 유명한데 충선왕 때 한 사람이 고려왕의 비행을 원나라에 무고하게 고발하자 태후에게 결백함을 알리기도 했다. 또한, 고려와 원나라 사이에 ‘입성론(고려가 원나라의 행성으로 편입)’이 일자 방신우는 그의 불필요함을 상소하여 입성안을 철회케 하는데 큰 힘을 썼다. 그로 인해 고려 충숙왕은 방신우의 공을 높이 치하하고 공신의 호를 내렸고,방신우의 아버지도 높은 벼슬을 받게 됐다. 1330년, 방신우는 본국에 돌아와 절(선흥사)을 짓고, 1342년 다시 원나라로 가서 그 이듬해 사망했다.

TEN COMMENTS. 드라마 속 방신우는 가상인물 왕유의 곁에서 활약하기에 드마라 속 그의 모습은 허구에 가까워요. 그러나 분명한 건, 원나라의 환관으로 있으면서도 고려의 자주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방신우의 모습과 ‘기황후’에서 왕유와 함께 고려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만큼은 조금 닮았지요?

P.S. 이 밖에도 ‘기황후’ 속 실존인물은 많습니다. 새로 등장한 황후인 바얀 후투그부터 황태후, 고용보, 장순용 등이 있습니다. 이 인물들은 역사적 사료가 많지 않거나 드라마 속 내용과 차이가 많아 설명에서 제외합니다. 그러나 드라마와 역사 속 사실을 구분하려는 노력은 꼭 필요합니다.
P.S. 그렇다면 ‘기황후’ 속 가상 인물은 누구? 왕유, 점박이, 연비수, 염병수, 최무송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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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MBC ‘기황후’ 홈페이지
참고문헌. 두산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중국역대인명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