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2일

<국회 인사청문회 중계방송 –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MBC 낮 1시 40분
점심 식사 후 과히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닐 것이다. 환갑도 지난 명망 있는 학자가 청문회 석상에 앉아 야당 의원들의 파상 공세와 여당 의원들의 ‘쉴드’ 사이에서 온화한, 그러나 힘겨워 보이는 미소를 지은 채 답변을 해 나가는 모습이 말이다. 그러나 비록 많은 이들이 먹고 살기 위해 뛰느라 바쁜 평일 대낮에 방송되는 청문회라 해도 가능한 많은 ‘국민’은 친하게 지내던 기업인에게 천만 원 가량의 용돈을 받았다거나, 세금 탈루와 병역 면제 의혹이 있는 이가 지금 이 나라의 국무총리 후보라는 것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참, 이틀째로 이어지는 청문회에 곤혹스러울 정 후보를 위해서는 ‘행복전도사’ 의 답변 노하우를 귀띔한다. “아, 천만 원은 암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소액이지! 아, 그 밑으론 용돈이 아니잖아요, 그냥 잔돈이지!”

<1대 100> KBS2 밤 9시최근 연인 강혜정의 임신과 결혼을 동시에 발표한 데 이어 6집 앨범 <e>를 발표하고 바쁘게 활동 중인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1대 100> 최후의 1인에 도전한다. “안 그래도 얼마 전, 혜정이랑 함께 <1대 100>을 보다가 혜정이가 오빠~ 저기 한 번 나가봐 했는데, 진짜 다음 날 섭외전화가 왔다”며 느낌이 좋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염장을 지름과 동시에 5천만 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타블로는 팀 멤버인 미쓰라진과 DJ 투컷, 친형인 이선민 씨 등을 비롯한 100인과 맞서 7단계까지의 퀴즈를 거침없이 풀어나갔다는데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끝까지 보고 함께 축하해 주자. 덤으로 타블로와 강혜정의 아이 태명에 대한 이야기, 강혜정에게 프러포즈할 때 직접 만들어 불러 준 노래 등 ‘너희들만의 시시콜콜한 사랑이야기’ 도 실컷 들을 수 있다.

<넘버스 시즌 5> 7, 8회 XTM 밤 12시날 때부터 수학을 좋아하거나 수학을 잘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수많은 이들이 대학 입시만 끝나면 ‘수학의 정석’을 비롯한 수학 책들을 불태워 버리거나 내다버린다는 꿈을 꾸는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FBI 스페셜 요원인 형 돈 엡스(롭 모로우)와 대학 교수인 수학 천재 동생 찰리 엡스(데이빗 크럼홀츠)가 수학을 이용해 다양한 사건을 해결해 가는 수사극 <넘버스>는 수학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조차 흥미롭게 볼 수 있으며, 잠시나마 수학에 대한 애정마저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시리즈다. 7회에서는 프로 서퍼 출신의 공원 경비대원이 바다에서 시체로 발견된 사건이, 8회에서는 세계 진흥 기구 GEO의 총회를 앞두고 발생한 폭발 테러가 등장한다. 수학을 싫어하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추천한다.

오늘의 EIDF

<환생을 찾아서> EBS 밤 8시 20분
다큐멘터리에 대한 많은 오해 중의 하나는 이것이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다큐멘터리는 정답이 없는 질문지 위를 누비며 보는 사람과 함께 인내하고, 고민한다. 오늘 방송되는 <환생을 찾아서>는 삶과 죽음에 대해 침착하게 써 내려간 긴 일기 같은 작품이다. 스승으로 모셔 온 콘촉 라마의 선종 이후 승려 텐진 조파는 스승의 환생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티베트의 방방곡곡을 누비던 그는 4년 만에 드디어 콘촉 라마의 환생으로 짐작되는 아이를 찾아낸다. 환생이라는 소재는 신기한 해외 토픽을 연상시키거나, 역으로 윤회를 다루는 불교 강론을 예상케 한다. 그러나 <환생을 찾아서>는 진지하되 무겁지 않은 시선의 균형을 끝까지 유지해 나간다. 스승을 잃은 텐진 조파의 상실감이 전반부에 길게 설명된 까닭이다. 어디의 누구로 환생했느냐, 그것 보다는 환생을 찾아야 할 만큼 스승의 빈자리가 간절한 한 남자의 여행기로 보아도 무방하겠다.
글 윤희성

글. 최지은 (five@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