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불망’ 현빈 vs ‘믿고 보는’ 류승룡, 주사위는 던져졌다

역린, 표적

‘역린’ 포스터(왼쪽), ‘표적’ 스틸 이미지.

현빈 주연의 ‘역린’이 4월 30일, 드디어 개봉을 확정했다. 이미 개봉을 예고한 류승룡 주연의 ‘표적’과 맞대결이다. 5월 1일부터 5월 6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극장가는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걸 지켜보는 관객은 흥미롭다.

# ‘오매불망’ 기다려왔던 현빈 복귀작, 그 위력은?

역린

‘역린’ 스틸

드라마 ‘시크릿 가든’은 전국적인 현빈 신드롬을 가져왔다. 그의 행동과 말투 하나하나가 전국에 생중계됐다. 하지만 그 신드롬이 식기도 전, 현빈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떠났다. 그리고 군 제대 후 그가 선택한 첫 번째 작품, 바로 ‘역린’이다. ‘현빈 복귀작’이란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최고 기대작 반열에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때문에 단지 흥행 여부를 떠나 현빈의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오매불망’ 기다려왔던 현빈 아니던가.

하지만 사실 현빈의 스크린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시크릿 가든’ 이전, 현빈을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 준 드라마는 ‘내 이름은 김삼순’(2005)이다. 그 열기와 신드롬은 엄청났고, 그 인기를 등에 업고 선택한 영화가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이다. 흥행은 실패. ‘이런 영화가 있었어’라고 말하는 대중들이 꽤 많을 것 같다.

또 ‘시크릿 가든’ 이후에도 ‘만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등 두 편의 영화가 대중과 만났다. ‘시크릿 가든’ 이전에 촬영이 완료됐던 작품으로 현빈 열풍이 불면서 개봉 시기가 정해졌던 셈이다. 탕웨이와 함께 한 ‘만추’는 작품성에 대한 평가와 달리 흥행에선 약 85만 관객이 멈췄다. 현빈 임수정 주연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예술성 짙은 영화였다. 이 외에 ‘나는 행복합니다’, ‘돌려차기’ 등에 출연했지만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점에서 ‘역린’은 현빈에게도 중요한 작품이다. 이전 작품과 비교해 흥행을 위한 조건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다. 대규모 자본과 정재영, 조정석, 한지민, 조재현, 김성령, 박성웅, 정은채 등 화려한 캐스팅이 뒷받침됐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란 점에서도 관심이다. 2014년 최고 기대작 중 한 편다운 위용임을 부정할 수 없다. 현빈의 흥행 파워, 궁금해진다.

# ‘믿고 보는’ 신뢰를 팍팍 쌓은 류승룡, 이번에도?

표적

영화 ‘표적’ 스틸

류승룡의 ‘표적’은 정면 승부를 택했다. 류승룡과 현빈, 단순히 생각했을 때 현빈의 위력이 더 셀 것만 같다. 하지만, 류승룡의 진가는 ‘신뢰’에서 나온다. ‘최종병기 활’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7번방의 선물’ 등 최근 ‘출연했다 하면’ 모두 흥행 대박이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는 그에 따르는 당연한 결과물이다. 적어도 극장가 흥행에서는 현빈을 압도한다고 볼 수 있다.

‘7번방의 선물’ 이전까지 엄밀히 말해 류승룡의 크레딧 순위는 1번이 아니었다. ‘광해’에서는 이병헌이 있었고, ‘내 아내의 모든 것’ 역시 임수정 이선균이 그 보다 앞선 크레딧을 차지했다. ‘최종병기 활’ ‘고지전’ 등 마찬가지다. 이에 그의 흥행성을 과소평가하는 이들도 있었다. 류승룡 혼자만의 결과물이 아니라고.

하지만 ‘7번방의 선물’에서는 그런 과소평가의 시선마저 거뒀다. 크레딧 1번에 서서 1,000만 흥행을 직접 만들어 냈다. 누가 뭐래도 류승룡은 흥행 배우였다. 물론 영원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지금 기세로는 맞는 말이다. 대진운이 좋았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하정우 한석규 전지현 류승범 등이 주연한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과 맞붙은 결과다.

‘표적’이 먼저 4월 30일 개봉을 대중에게 알렸지만, ‘역린’의 4월 30일 개봉은 이미 충무로에서 알려졌던 사실이다. 즉, ‘표적’이 ‘역린’과 정면 승부를 택한 것이다. 무모한 도전일지, 자신감의 표현일지 두고봐야 할 일이다.

#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역린’ vs CJ엔터테인먼트 ‘표적’

두 대기업의 자존심이 걸린 한 판이기도 하다. CJ와 롯데, 설 연휴 등 극장가 특수에 매번 붙어왔다. 그리고 대부분 롯데는 CJ에 무릎을 꿇었다. 올해 설 연휴만 해도 롯데는 ‘피끓는 청춘’을 선보였지만, ‘수상한 그녀’를 내민 CJ에 완패했다. 롯데로선 설욕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물론 롯데로선 ‘역린’으로 이번 승부에서 밀린다면 그 후유증은 굉장히 클 수 밖에 없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