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은│My name is..

My Name is 신고은. 엄마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높을 고(高) 은혜 은(恩)을 쓴다.
생년월일은 1984년 9월 4일.
네 살 터울의 언니가 있다. 평소 언니 친구들을 무서워 버릇해서, 동기인 신봉선, 정경미 언니한테도 한참 동안 말도 못 놓고 그랬었다.
생활은 직장인이나 다름없다. 녹화가 있는 수요일을 제외하고, 월화목금 매일매일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악성 바이러스’에서 가장 구상하기 힘든 부분은 은영이(송준근)의 대목이다. 그런데 ‘도움상회’의 박성호 선배가 오셔서 “송준근을 내놔라! 10분 뒤에 도움상회 연습을 해야햇!” 닦달을 하도 하셔서 더 힘들다.
10월에 면허를 땄다. 엄마가 차로 미용실이며, 방송국이며 데려다 주시는 게 마음에 걸려서 시작했는데 4번의 낙방 끝에 겨우 붙었다.
개그맨 시험은 5전 6기로 성공했다. KBS 공채는 18, 19기에 떨어졌다가 20기에 합격했다.
진짜 TV 데뷔는 고등학생 때 KBS <도전! 골든벨>이었다. 부모님 결혼기념일이 코앞인데 선물을 준비 못해서 방송 출연으로 기쁨을 드리려고 했었다.
그 당시 레퍼토리는 주로 학교 선생님들 성대모사였다. 리코더를 불면서 R&B 노래도 했었다. 한참 흑인 음악에 꽂혀 있던 시기라 R&B를 너무 좋아했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야한 소설을 가져와서 읽어달라고 한 적도 있었다. 정작 나는 욕설은 커녕 음담패설도 못하던 아이였는데 “그때, 아사코가 문을 열고…” 하면서 책을 낭독해 주고 그랬었다.
술도 잘 못 마신다. 작년에 ‘왜사니’가 3주 만에 내리고 악플에 시달렸을 때 처음으로 혼자 스파클링 와인 3병을 사다가 방에서 혼자 마셨는데 결국 마그마를 뿜으며 쓰러져서는 기억을 잃었다. 소심해서 상처를 잘 받는 편이다.
‘왜사니’는 당시 연출을 한 김석윤 감독님이 관객을 포함한 새로운 그림을 구상하셨던 건데 우리가 소화를 잘 못했던 것 같다. 처음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개그 콘셉트가 달라져서 당황했던 것도 있고, 관객들도 그렇게 새로운 걸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던 거다. 웃음이 터졌는데 안 웃으려고 허벅지를 꼬집는 관객도 있었다.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음을 참는 게 얼마나 웃긴 일이었는지.
대학을 재수했다. 처음 연기 전공으로 입시를 준비했다가 처참하게 실패를 하고 미용 학원에 다닌 적도 있었다. 적성에 너무 안 맞아서 방황하다가 개그를 하게 되었는데, KBS 위성 <한반도 개그 총집합> 오디션도 덜컥 붙고, <TV오디션 도전 60초>에서도 의외로 MVP를 받았다. 내 생에 그렇게 일이 잘 풀린 건 개그가 처음이었다.
신봉선 언니가 나를 수렁에서 건진 셈이다. 개그 못하겠다고 도망갔을 때 붙잡아다가 “삼성에 입사한 사람이 대학 입시 다시 보는 격”이라며 따끔하게 야단을 치더라.
정경미 언니는 나의 모든 이야기를 다 들어주는 사람이다. 나는 원래 자기 검열이 심한 사람인데, 경미 언니는 그런 내 아이디어와 생각들을 다 포용해 준다. 그런데 내 생애 두 번째 팬레터에 답장을 안 해줬었다. 좀 도도했던 거지. (웃음) 그때 강유미 선배는 답장에 연락처도 적어 줬었는데. 그 선배는 지금도 그렇지만 좀 순수한 면이 있다.
생애 첫 팬레터는 지누션에게 쓴 것이었다.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불던 트럼펫도 소리는 낼 수 있는 정도고, 막내 이모가 피아노를 전공해서 그것도 조금 친다. 최근에는 카를라 브루니의 영향을 받아서 기타를 연습하기도 했는데 워낙 냄비 근성이 심해서 금방 그만뒀다. (웃음) 뭐든지 넓고 얕게 하는 편이다.
첼로는 중학생 때 진짜로 배운 적이 있다. 원래 바이올린을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낙원상가에 악기를 사러 가셨다가 다른 아주머니 얘기에 혹해서 첼로를 사 오시는 바람에 배우게 됐다. 지금은 간신히 소리나 내는 정도지만 한 때 정말 열심히 한 적도 있었다.
클래식을 듣는 것도 좋아해서 <클래식 오딧세이>같은 라디오를 열심히 듣기도 했다. 그때는 김세원 같은 라디오 MC가 되고 싶기도 했다. 아니, DJ 라고 해야 하나? (웃음) 내가 이렇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