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욱의 어른아이 문화탐구, 소유, 오늘보다 내일 더 빛날 매력덩어리

씨스타 소유의 미덕은 날이 갈수록 빛난다

씨스타 소유의 미덕은 날이 갈수록 빛난다

앞에서 튀기보다 남을 받쳐주면서 더욱 빛나는 소중한 매력으로 갈수록 인기상승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느 집단에서든 역할이 나뉘게 된다. 앞에 서서 무리를 이끄는 리더가 있는가 하면 뒤에 서서 지시에 따라가는 사람, 중간에 서서 양쪽의 입장을 절충해주면서 일의 흐름을 윤활하게 해주는 사람 등 개성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된다. 톱니바퀴 돌아가듯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다보면 조직이 생명력을 갖게 된다. 그런 가운데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그 가치는 언제가 꼭 인정받게 된다.

사회생활에서는 대부분 리더들이 모든 조명을 받을 때가 많다. 그러나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중요하지 않은 역할은 하나도 없다. 밑에서 묵묵히 잡무를 수행하는 이들도 필요하고 자신의 재능을 확실히 표출할 줄 아는 유능한 사람도 꼭 있어야 한다. 그중 최근 가장 눈여겨봐야 할 역할들은 중간참모들이다. 이들은 리더의 바로 뒤에 서서 조직의 흐름을 물 흐르듯 매끄럽게 이끌어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내가 오랫동안 근무해온 언론사 조직에서도 데스크 바로 밑에 있는 중간참모 ‘바이스’의 중요성은 남다르다. 부서의 수장인 데스크를 보좌하면서 후배들을 관리하고 기사까지 써내야 한다. 데스크보다 바이스가 똑똑해야 신문이 제대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최근 걸그룹 씨스타의 소유를 보다보면 이런 중간참모의 중요성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다. 소유는 앞에 나서기보다 묵묵히 남들을 받쳐주면서 자신이 더 환하게 빛나는 소중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혼자 튀기보다 남들과 호흡을 맞춰 상대방을 조명해주면서 자신도 더 빛을 나게 하는 특이한 능력을 지닌 것. 그룹 활동을 할 때는 개성이 강한 멤버들 사이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확실히 하고, 매드클라운 정기고 같은 힙합 싱어들과 콜라브레이션 작업을 할 때는 아티스트들의 개성을 살려주면서 대중성을 더해준다. 홀로 튀어야 살 수 있다는 연예계에서 함께 호흡하면서도 더 잘 살 수 있다는 미덕을 톡톡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소유의 잔잔히 빛날 매력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소유의 잔잔히 빛날 매력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사실 씨스타가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을 땐 소유는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했다. 리드싱어 효린의 개성과 존재감은 너무나 특출했고 보라의 섹시함은 넘쳐났다. 막내 다솜도 언니들과 차별화되는 귀엽고 여성적인 매력이 돋보였다. 그런 가운데 서 있는 소유의 이미지는 다소 밋밋했다. 가창력은 인정받았지만 자신만의 매력을 어필하지 못했다.

그러나 주머니 안 송곳은 언제가 꼭 비어져 나오는 법. 소유는 결코 그대로 묻힐 내공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나는 긱스와의 콜라브레이션 ‘Officially missing you(오피셜리 미싱 유)’를 들으면서 소유 목소리의 매력을 처음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허스키한 듯 미성의 목소리로 이별의 아픔을 담은 가사를 부를 때 비로소 깨달았다. 소유가 개성이 없는 게 아니라 팀에서 맡은 서브 보컬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몸을 낮추고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그 후 씨스타의 기존 히트곡을 다시 한 번 듣고 뮤직비디오를 지켜보면서 소유가 중심축을 잡아주고 있었기에 노래에 생명력이 더해졌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이후 매드클라운과 작업한 ‘착해 빠졌어’, 최근 폭발적인 호흡을 맞춘 정기고와 작업한 ‘썸’을 들으면서 소유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었다. 자신의 가창력을 뽐내기보다 상대방을 배려하며 노래의 완성도에 더욱 에너지를 쏟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요즘 난 이젠 인기가 한풀 꺾였어도 ‘썸’의 중독성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무한 반복재생해 듣고 있다. 귓속에서 가만히 앉아 있어도 ‘요즘 따라 내 거인 듯 내거 아닌 내거 같은 너’가 계속 울려 퍼질 정도다.

소유의 인간적인 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건 리얼리티 프로그램 ‘대단한 시집’에서였다. 가상 시집살이라는 다소 황당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에서 소유는 전설적인 가수부부 정훈희-김태화의 며느리로 출연했다. 소유의 에피소드가 더욱 눈길을 끌었던 건 가상 콘셉트를 지울 수 없는 다른 시댁들과 달리 음악을 하는 대선배들이 시부모였기 때문이다. 소유 특유의 털털하고 시원한 성격도 매력적이었지만 선배들을 향한 존경심과 애정을 프로그램 내내 엿볼 수 있어 가슴이 훈훈해졌다. 진심을 다하는 소유의 싹싹한 마음씨에 감동받은 정훈희-김태화의 진심어린 사랑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매드클라운과 소유(왼쪽부터), 찬찬히 자신을 열어가고 있는 소유다

매드클라운과 소유(왼쪽부터), 찬찬히 자신을 열어가고 있는 소유다

소유가 언제까지나 누구를 받쳐주는 중간참모에만 머물 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혼자서도 충분히 빛날 만한 능력과 매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남과 호흡을 맞추고 하나씩 배워가며 더 큰 가수가 돼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소유는 아직 스물두 살이다. 아주 젊다.

요즘 나와 같은 중장년층들은 20대들은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른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난 소유가 실천하는 ‘배려의 미학’을 보면서 왠지 희망을 갖고 싶다. 남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자신도 존중받고 배려를 받을 것이라는 삶의 진리는 20대들도 알고 있다. 어른들이야 말로 몸소 그 진리를 실천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글. 최재욱 대중문화평론가 fatdeer69@gmail.com
사진제공. 스타쉽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