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한경천 CP, “코너 폐지·신설은 멘토링 시스템 도입의 결과”(인터뷰)

KBS2 '개그콘서트' 방송 화면 캡처

KBS2 ‘개그콘서트’ 방송 화면 캡처

15년. 지난 1999년 9월 4일 첫 전파를 탄 이래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걸어온 시간이다. MBC나 SBS 등 다른 지상파 방송국의 공개 개그프로그램이 간신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개콘’은 몇 차례 불거진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대한민국 대표 개그프로그램의 명성을 지켜왔다.

그리고 2014년, 그런 ‘개콘’에게서 뚜렷한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오는 16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되는 코너는 ‘댄수다’, ‘고조쇼’, ‘초보뉴스’ 등 총 3개. 본래 프로그램 속 코너들의 신설·폐지는 왕왕 있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그 규모가 작지 않다. 오랜 시간 ‘개콘’의 수장으로 선봉에 섰던 서수민 CP가 ‘해피선데이’로 가는 등 제작진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그래서 새롭게 ‘개콘’의 지휘봉을 잡은 한경천 CP에게 물었다, ‘개콘’의 변화와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Q. ‘댄수다’, ‘고조쇼’, ‘초보뉴스’가 폐지된다. 또 새로 신설될 코너까지 생각하면 변화가 적지 않다.
한경천 CP: 코너의 신설·폐지는 ‘개콘’ 특성상 늘 있는 일이다. 다만 이번에 그 규모가 제법 커서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다.

Q. 40회를 넘어선 ‘댄수다’야 그렇다 쳐도, ‘고조쇼’와 ‘초보뉴스’는 방송 기간이 짧았다. 특히 이 코너들은 박성호, 김대희 등 ‘개콘’ 원년 멤버가 주축인 코너가 아닌가.
한경천 CP: ‘댄수다’는 ‘개콘’에서 시도할 수 있는 음악, 댄스 등 장르를 개그와 결합한 사례 중 하나였다. 이미 40회를 넘긴 시점에서 박수칠 때 떠나자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 또 김재욱, 허민 등 출연 개그맨들도 피로감을 많이 느낀 상태다. 다른 코너와 병행하기에는 체력적 문제도 있고, 소재도 고갈됐다. 반면 ‘고조쇼’와 ‘초보뉴스’는 박성호, 김대희의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경향도 있고, 코너도 설정할 수 있는 상황이 제한적이라 폐지 결정을 내리게 됐다.

Q. 새로 신설되는 코너는 무엇인가.
한경천 CP: 서태훈, 김혜선, 이희경, 김대성 등 개그맨이 출연하는 ‘취해서 온 그대’와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사건의 전말’, ‘숨은 표절 찾기’ 등 코너가 신설될 계획으로, 최근 ‘개콘’에서 도입한 멘토링 시스템의 효과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는 16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는 KBS2 '개그콘서트' 속 코너 '댄수다', '고조쇼', '초보뉴스'(위쪽부터)

오는 16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는 KBS2 ‘개그콘서트’ 속 코너 ‘댄수다’, ‘고조쇼’, ‘초보뉴스'(위쪽부터)

Q. 본래 ‘개콘’은 타 방송사 공개 개그프로그램보다 체계적인 내부 경쟁 체제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특별히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가 있나.
한경천 CP: 멘토링 시스템은 ‘개콘’의 김상미, 박지영 PD가 도입한 시스템이다. 내부 경쟁력을 높이되 경험 있는 선배들과 신인, 후배 개그맨들을 매칭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 고안했다. 이런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개콘’이 경쟁력이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론 ‘개콘’의 경쟁 시스템은 상당히 치열하다. 하지만 자율적으로 경쟁하도록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고, 시청률이나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금은 좀 더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느꼈다.

Q. 새로 투입될 코너들도 모두 그런 멘토링 시스템의 결과인가.
한경천 CP: 대부분 그렇다. ‘취해서 온 그대’ 같은 경우에도 ‘김대성’이라는 선배 개그맨을 중심으로 뭉친 사례다. 다른 코너도 마찬가지이고 앞으로 이런 식으로 신설된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그 과정 중에 ‘개콘’ 속 코너들에도 다소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원래 80분으로 편성된 ‘개콘’이 현재 110분가량에 이르다 보니 코너 수만 해도 16개다. 무작정 코너를 늘릴 수 없기에 일부 코너들의 폐지는 필요에 의한 결정이기도 하다.

Q. 서수민 CP 이후 새로 ‘개콘’의 선봉에 서게 됐다. 이번 경우만 봐도 변화의 기운이 물씬 풍긴다. ‘개콘’의 방향성과 정체성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한경천 CP: 프로그램이 장시간 전파를 타면서, 어느덧 ‘개콘’은 국민 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생각한다. 일요일 오후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개콘’을 보는 게 당연하다 싶을 정도고. 그런 측면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프로그램의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상미, 박상미 PD와 호흡을 맞춰 ‘개콘’에 다양성과 균형감을 더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또 신인 개그맨들이 무대에 설 기회를 열어주려고 한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BS2 ‘개그콘서트’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