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뚫고 하이킥> vs <해피투게더3>

<지붕 뚫고 하이킥> 9회 MBC 저녁 7시 45분
세경(신세경)과 신애(서신애) 자매가 성북동 순재(이순재) 집 가정부로 들어오며 <지붕 뚫고 하이킥>의 본격적인 관계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신애가 자기 인형을 만졌다고 다짜고짜 도둑놈이라고 외치며 구박하는 해리(진지희)의 캐릭터는 <순풍 산부인과> 미달이를 능가할 최강의 히스테리컬 꼬맹이를 예감하게 하고, 온 식구의 먹이 피라미드 밑바닥에 있는 보석(정보석)의 슬랩스틱은 잔잔한 재미를 준다. 그러나 초반에는 캐릭터 중심의 코미디보다 주인공의 동선을 따라 스토리 중심으로 따라가겠다던 김병욱 감독의 계획대로 <지붕 뚫고 하이킥>은 아직 ‘빵빵 터지기’보다는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보게 되는 작품이다. 그래서 정의감 넘치는 척 하며 엄마 현경(오현경)에게 반항하지만 정작 혼자서는 일찍 일어나지도 못해 의리를 지키지 못하는 준혁(윤시윤)의 치기 어린 태도나, 신애의 뺨을 때린 해리가 자는 사이 머리를 쥐어박고 도망치는 세경의 모습은 우스우면서도 어딘가 찜찜하다. 깨알 같은 웃음 사이에 박힌 모래알 같은 치사함이 우리 인생의 한 단면임을 보여주는 것이 특기인 김병욱 감독은 아무래도 이번 작품에서 단단히 작정을 한 것 같다. “사람들은 돈이 없으면 여러 종류의 폭력에 노출된다. 그게 비극이 될 수도 있고, 희극이 되기도 하고”라는 그의 말은 전작에서도 그래 왔듯 <지붕 뚫고 하이킥>의 세계와,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세계를 동시에 관통한다. 자다 깨서 얼결에 도둑을 때려잡은 세경이 순재의 집에서 쫓겨나지 않고 살 수 있게 되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재산을 지킨 데 대한 보상이다. 웃고 있어도 자꾸 눈물이 나는 경험을, 앞으로 6개월간 자주 하게 될 것 같다.
글 최지은

<해피투게더3> KBS2 목 밤 11시 5분
이성미의 7년 만의 복귀에 맞추어 벌써 세 프로그램 째 동반 출연을 하고 있다는 김영철은, <해피투게더3>에서 토크가 겹치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김태우의 컴백에 발맞춘 god의 경우처럼 잠시 곁을 떠나있던 과거의 스타들이 다시 브라운관을 찾을 때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특히 토크쇼는 출연자들이 어쩔 수 없이 겹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틀면 나오는 수돗물 같은 느낌을 주지 않을 수 있도록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조합의 문제다. 지난 15일 <상상더하기>에 출연했던 이성미와 함께 한 것은 양희은과 이홍렬, 김영철이었고, <해피투게더3>에는 김영철은 그대로 함께했지만 이영자와 송은이가 출연했다. 여기에 MC인 박미선까지 더해지면 <상상더하기>와는 다른 그림과 토크를 펼칠 수 있게 된다. 게스트로 나오지 않아도 자주 토크의 소재로 등장하는 이영자는, ‘한바탕 큰 웃음’을 지향하는 자신과 입만 ‘사부작 사부작’하는 특유의 개미개그를 선보이는 이성미와의 비교를 통해 웃음을 주고, 박미선과 송은이는 개미개그의 원조들답게 던지는 한 마디 마다 작지만 강한 힘을 싣는다. 김영철이 가세한 성대모사의 향연은 마치 그 날의 목욕탕이 ‘희극인실’과 같았다는 이영자의 말처럼 개그맨들의 장기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장이었다. 지금의 <해피투게더3>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찜질방처럼 편안하고 민낯처럼 솔직한 토크이며 결국 그런 토크가 가능하게 하는 것은 목욕탕과 같은 배경이 아니라, 그들이 친하든 친하지 않든, 초대되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간의 소통이다.
글 윤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