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LINE, 박해진

텐라인 박해진

박해진 : “올해 나이가 서른 둘이에요. 그동안 제 나이에 맞지 않는 역할을 해왔던 것 같아요. 주말과 일일드라마를 주로 하다 보니 제 나이보다 많게 보는 분들도 많았고, 팬층도 높았죠. 올드한 느낌이 있었나 봐요. 이번 드라마(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트렌디한 느낌으로 변화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를 만든 것 같아요.”

박해진은 부드러운 연하남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터닝포인트를 만난 이제, 그것은 한때의 수식어에 불과해졌다.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어쩌면 연하남 만큼이나 더 뻔한 재벌2세 순정남을 연기한 박해진. 그는 데뷔작 ‘소문난 칠공주’ 이후, 8년… 풍부해지고 깊어진 내공으로 어쩌면 전형적일 수 있었던 이휘경을 반짝이는 매력남으로 둔갑시켰다.

8년이라는 시간 속에 박해진이 거둬들인 성과는 또 있다. 바로 중국시장 개척이다. 그를 다소 상투적인 표현인 ‘한류스타’로는 부를 수 없을 것 같다. 그는 중국을 가장 잘 알고, 중국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배우인 동시에 한국과의 균형도 잃지 않고 있는 배우이다. 어쩌면 오늘의 한류스타들이 당장의 빛 속에 길을 잃지 말고, 궁극에 지향해야 할 방향이 바로 그일지 모르겠다.

이태란 : 2006년 방영된 KBS2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박해진의 상대역 나설칠을 맡은 배우. 국내에서 시청률 40%를 넘으며 큰 인기를 끌었던 이 드라마는 중국 후난TV에서도 방송돼 폭발적 인기를 자랑했다. 그러니 박해진의 중국행보는 데뷔작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또 이 작품은 박해진에게 ‘연하남’ 이미지를 덧씌운 그런 작품이기도 하다. 그가 맡은 배역의 이름마저 ‘연하남’이니 말 다 했다. ‘별에서 온 그대’ 종영 이후, 박해진은 ‘연하남’ 이미지를 벗고 싶었다고도 말했는데, 어쩌면 그가 벗고 싶은 것은 ‘연하남’ 이미지라기보다 이 드라마에서부터 시작된 올곧고 바르고 착할 것만 같은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는 실제 ‘소문난 칠공주’를 마치고 나서 “원래 내게는 장난꾸러기 같은 면도, 짓궂은 면도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자주 말했다.

휘보르기니 : 박해진이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연기한 재벌 그룹 S&C 차남, 이휘경의 별명. 이외에도 휘코난, 휘보살 등의 별명이 더 있었다. 그만큼 이휘경 캐릭터를 향한 대중의 반응이 뜨거웠다는 증거. 하지만 사실 박해진이 처음부터 이휘경 역에 끌렸던 것은 아니다. 이 배역은 드라마 제작사이기도 한 HB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신인배우 최민이 맡기로 되어있었으나, 이미 촬영도 일부 진행한 상태에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하차했다. 제작진은 당초 이재경 역에 투입된 배우 박해진에게 부탁을 해 배역교체를 하게 된다. 박해진에 따르면, “양쪽에서 손해를 최대한 덜 보는 결정이 내가 이휘경을 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견고하게 덧씌워진 연하남 이미지를 벗고 싶어 다크한 재경 역을 원했다는 박해진. 그런데 이휘경 역으로 그는 대중의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내게 됐다. 결과적으로는 그가 매우 유연하고 내공있는 배우임을 입증한 동시에 대중의 사랑까지 거머쥐게 되었다.

전지현 :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박해진이 15년간 짝사랑한 천송이 역을 맡은 배우. 박해진은 전지현에 대해 “눈이 편안해진 선배. 굉장히 자연스러운 미모의 전지현 선배를 보면 마치 도시에 있다가 산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 발언에 소속사 관계자들이 일순간 당황했다. 공식석상에서 간혹 보여주는 다소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면모, 그것은 박해진의 실제 성격이기도 하다. 다소 차가워보이는 인상을 뒤흔드는 반전면모는 2012년 출연한 ‘개그콘서트’의 ‘거지의 품격’에서 살짝 드러난 바 있다. 그러니 언젠가는 박해진도 전지현의 천송이와 같은 빵빵 터지는 코믹연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건담 : 건담을 그냥 로보트라 한다면 많은 건담 매니아들에게 돌 맞을 일이다. 건담은 1979년 일본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탄생시킴과 동시에 기존 로봇 애니메이션의 개념을 뒤흔든 그런 존재이니 말이다. 건담이 높이 평가받는 것은 역시 디테일한 디자인 때문인데, 이는 프라모델 제품으로 이어졌고 수많은 매니아들을 양산해낸다. 박해진도 그 중 한 명. 오래전부터 프라모델 조립이 취미였다고 밝히는 그는 어렸을 때는 용돈을 모아 겨우 마련했던 건담을 지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사모았다. 이런 취미는 다소 집요한 성격, 완벽주의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연기에도 이같은 성격은 당연히 반영된다. 그는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집요하게 연구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별에서 온 그대’의 ‘초유의 배역교체 사태’ 당시, 치밀한 준비 없이 휘경 역에 투입된 것에 대해 한동안 마음을 썼고, 그래서 더 독하게 휘경이 되기 위해 분투했다.

황지선 대표 : 박해진과 지난 2011년부터 동고동락해오고 있는 WM컴퍼니의 대표. 연예계에서는 유명한 일본과 중국통인 황지선 대표와 손을 잡고 박해진은 본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고,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해외에서 돈을 벌려 하는 ‘반짝’ 한류스타는 10년 전부터 있었다. 그렇지만 진짜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하려 애쓰는 진정한 의미의 한류스타들은 얼마나 될까? 황지선 대표는 “반짝스타로 끝내기엔 우리의 컨텐츠들은 너무나 우수하다. 그러니 해외시장에서도 오래갈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그것은 바로 그 나라 배우들의 문화를 흡수하고 이해해서 섞이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황 대표의 탄탄한 한류 철학에 동의한 박해진은 일본에서 최초의 무료팬미팅을 개최하고, 중국에서도 프로모션에 있어 거액의 출연료를 요구하지 않는다. 실제 황 대표와 박해진은 중국에서 교류하는 배우를 한국시장으로 진출시키는 것에도 도움을 주는 등, 일방적인 교류가 아닌 양방향의 교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박해진은 ‘한류스타’를 넘어서 일종의 ‘문화외교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오수파 : 중국의 톱스타. 영화 ‘시절인연’에서 탕웨이와 호흡을 맞추었고 탕웨이와 열애설까지 난 배우. 오수파는 중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본 뒤, 박해진에 대해 “외모와 연기력에 감명을 받았다. 최근 본 배우 중 단연코 1위”라고 극찬했다. 박해진은 “과분한 칭찬에 영광”이라며 “같은 영화에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중국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지닌 배우 뿐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제작까지도 한 오수파와 한중양국을 부지런히 오가는 배우 박해진이 언젠가 교류할 가능성은 꽤 높아보인다. 박해진은 2014년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배우공민공익대상에 외국인 배우로는 최초로 초청을 받아 감사장을 받게 되는데, 이 자리에서도 그는 중화권의 굵직한 인맥들을 만들게 될 것이다. 박해진은 그렇게 점점 더 중국통이 되어가고 있다.

마크장 :  중국 패션계 거장. 박해진은 마크장과 손을 잡고 ‘박해진 브랜드’를 중국에서 론칭할 계획을 발표했다. 마크장으로부터 먼저 브랜드 론칭을 제안받았으며, 2014년 3월 중 박해진 브랜드 프로모션과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앞서 일본에서 주얼리 디자이너로도 이름을 알린 바 있는 박해진은 배우 외적인 영역에서도 그의 재능을 드러내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오랜 중국에서의 활동경력과 함께 2014년 ‘별에서 온 그대’로 더욱 탄력을 받게 된 박해진은  중국 유명 디자이너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만큼 그 위상이 커졌다.

진혁 :  박해진이 차기작 SBS 드라마 ‘닥터이방인’에서 호흡할 PD. 박해진은 진혁 PD에 대한 신뢰로 이 드라마에 출연할 결심을 굳혔다고 말한다. 진혁 PD는 ‘찬란한 유산’, ‘시티헌터’, ‘주군의 태양’ 등 숱한 히트작을 만든 연출자. 그런 진혁 PD의 손 안에서 박해진은 그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변신을 보여줄 전망이다. ‘닥터이방인’에서 맡게 된 역할은 바로 30대 중반의 하버드대학병원 부교수 출신의 천재 흉부외과의로 비밀을 간직한 한재준 역이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함께 첫 메디컬 드라마 도전이라는 점에서도 여러모로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그가 앞으로 한국에서의 활동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작품이기도 하다. 2014년에도 한중 양국, 두 마리 토끼를 다 낚아채는 박해진의 부지런한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Who is next

박해진이 출연한 ‘별에서 온 그대’에서 홍진경이 패러디한 영화 ‘설국열차’ 꼬리칸에 탑승했던 크리스 에반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편집. 최예진 인턴기자 2of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