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패션왕!① 모델전성시대, ‘멋’이라는 게 폭발했다! ‘차기 김우빈 이종석 찾기’

김우빈 이종석
세상엔 스타로 가는 수많은 통로들이 존재한다. 한때 이 통로의 요충지로 방송국 공채시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등이 각광받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방송국 공채는 사라졌고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구시대 유물로 전락, 공중파에서 퇴출당했다. 이를 대신하는 통로 중, 최근 가장 급부상 것은 런웨이다. 캣워크나 패션지에 머물던 모델들이 방송과 스크린을 장악하며 점유율을 높여가는 추세. 런웨이를 스타의 길로 가는 ‘스타웨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영역파괴에 나선 모델들의 무한도전을 살펴봤다. 쇼 머스트 고 온!(Show must go on!)

모델 출신들이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분야는 단연 연기다. 김우빈, 이종석을 필두로 이수혁, 성준, 김영광, 안재현, 홍종현 등 20대 모델들의 강세가 매섭다. 차승원, 정우성, 이정재, 강동원, 소지섭, 공유 등 배우로 전향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요즘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모델 출신 배우들이 쏟아져 나온 적은 없었다. 방송국 PD들 사이에서 캐스팅을 하려면 패션쇼를 관람하라는 말이 떠도는 것도 괜한 게, 아니다. 최근 ‘정우성의 그녀’로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영화 ‘마담 뺑덕(가제)’의 이솜 역시 모델 출신으로, 브라운관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은 스크린도 모델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상태다.

스타로 자리매김한 모델 출신 배우들

스타로 자리매김한 모델 출신들(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차승원,조인성,강동원,공유,송승헌,소지섭

싸이·빅뱅·2NE1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모델 컴퍼니 ‘K플러스(K PLUS)’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도 이러한 흐름을 잘 대변한다. 차승원, 박둘선 등의 모델을 배출한 K플러스는 장기용, 최소라, 스테파니 리, 박형섭, 이성경 등 170명의 모델이 소속된 국내 굴지의 모델 매니지먼트. YG는 이번 제휴를 통해 ‘제2의 김우빈과 이종석’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중들에게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패션월드가 ‘노다지를 캐는 황금 어장’이라고 YG가 판단한 것이다.

모델들이 대중문화의 노른자가 된 데에는 트렌드와 엔터테인먼트 환경의 변화가 크게 기인했다. 과거엔 알랭 들롱의 후손 격인 ‘미남형 배우’들이 각광받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깎아지른 듯한 다비드 상의 얼굴보다 개성을 품은 얼굴이, 근육형의 우락부락한 몸보다 길쭉길쭉 매끈한 몸이 대중들에게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시작했다. 미모를 성형으로 살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엇비슷한 얼굴들이 넘쳐나는 것도 한 몫 했다. 희소성은 힘이 강하다. 전형적 외모가 넘치는 브라운관에서 개성 강한 모델 DNA는 자연히 장점으로 떠올랐다.

모델들의 연기력 향상도 이러한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어색한 시선처리과 불안한 발성으로 오랜 시간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선배 모델 출신들에 비해, 신예 모델들은 카메라 연기에 대한 적응이 빠르다. 모델에이전시들이 연기 수업을 진행한 것이 주효했다. 패션잡지사들이 화보 진행에 ‘영상필름’을 도입한 것도 모델들이 일찍이 카메라와 친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안재현,김영광,홍종현,성준,광수,이수혁

최근 주목받고 있는 모델 출신들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안재현,김영광,홍종현,성준,광수,이수혁

모델 출신들의 활약은 비단 드라마나 스크린에서 만이 아니다. 토크쇼에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교양프로에서, 심지어 음악 산업에서도 넘치는 끼를 발산 중이다. 지난 12월 종영한 온스타일 ‘스타일 로그’는 이수혁과 홍종현을 진행자로 내세워 여심을 파고들었다. 179cm의 장신모델 이혜정을 KBS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 농구선수 시절의 솜씨를 유감없이 발산했다. 장윤주는 그야말로 전천후다. ‘무한도전’ ‘무릎팍 도사’ 등의 쇼프로그램에서 예능감을 발휘하고, 책을 발간하고, 틈틈이 음반도 낸다. 최근엔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에도 합류했다. 세계무대를 주름잡던 톱모델 한혜진이 ‘마녀사냥’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하는 풍경도, 송경아가 교양프로그램에서 시를 낭독하는 모습도, 케이플러스 모델 11인이 파스텔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에 참여하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는 이소라를 대표로 하는 1세대 모델들이 패션 관련 프로그램에만 집중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다. 인기 연예인들 옆에서 예쁜 병풍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이러한 흐름에 맞게 최근에는 배우를 목표로 모델 일을 시작은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한마디로 제2의 김우빈과 이종석을 꿈꾸는,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장착한 모델들이 몰려오고 있다. 패션왕(여왕)들의 ‘멋’이라는 게 대폭발 중이다.

* 주목해야 할 ‘패션왕’, 김원중과 도상우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리얼 패션왕!② 김원중,‘킹 원중, 넘버 원!’(인터뷰)
리얼 패션왕!③ 도상우, ‘꽃보다 아름다워!’(인터뷰)

 

글, 편집.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