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현, 소년과 남자의 경계 사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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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남자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홍종현은 예민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성을 지녔다. 고교 시절 모델로 데뷔, 2009년 첫 드라마 MBC ‘맨땅에 헤딩’ 이후 어느덧 연기자로서도 6년째 차곡 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그에게서는 아직 덜 자란 소년의 모습과, 여심(女心)을 자극하는 강인한 남자다움이 모두 묻어난다. 구두회사를 배경으로 20대 직장인들의 풋풋한 연애담을 그린 SBS 플러스 10부작 드라마 ‘여자만화구두’로 처음으로 본격적인 로맨스 연기에 도전한 그는 극중 오태수 역을 맡아 그를 짝사랑하는 신지후(한승연)와 사랑을 엮어 간다. 자신의 감정을 무덤덤한 표정과 제스처로 표현하는 극중 오태수처럼 홍종현에게서는 섬세하면서도 조용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Q. ‘여자만화 구두’의 태수 역은 앞서 연기했던 캐릭터에 비해 가장 일상적인 느낌이 든다.
홍종현: 감독님이 원작 만화를 보지 말라고 하셔서 일부러 안 봤다. 극중 태수는 실제 내 나이보다 세 살 많은 회사원인데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정감있는 캐릭터이지 않았나 싶다. 좋아하는 감정을 상대방이 알듯 모를 듯 뒤에서 도와주면서 표현하는 인물인데 그런 절제된 모습을 표현하는 게 쉽지는 않더라.

Q. 본격적인 로맨스 연기도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나.
홍종현: 촬영 전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비단 캐릭터에 대한 얘기 뿐 아니라 평소의 연애관,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 등. 일상적인 감정을 표정이나 행동으로 무신경한 듯하면서도 나만의 표현으로 승화시키는 부분들에 대한 연구를 좀 많이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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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승연과는 처음으로 연인 호흡을 맞췄다.
홍종현: 맨 처음에는 좀 버벅거리기도 하고 어색했는데 촬영하다 보니 잘 맞는 게 느껴지더라. 승연 누나가 워낙 준비를 잘 해오는 편이라 같이 호흡을 맞추는 데 편했다. 키스신도 있었는데 안 어색한 척하고 잘 찍었다.(웃음)

Q. 드라마 ‘전우치’ 영화 ‘정글피쉬2’ 등 전작에서는 주로 사연을 간직한 조용한 인물이나 냉철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홍종현: 아마 첫 인상의 날카로워보이는 모습을 나의 이미지로 많이 각인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특히 밝고 발랄한 역할에 관심이 간다. ‘반전 매력’을 보여줄 때도 된 것 같아서(웃음)

Q. 실제로 연애할 때는 어떤 타입인가.
홍종현: 여자들이 그다지 좋아하는 타입은 아닌 것 같다. 좀 무신경해보이기도 하고. 처음에 마음에 들면 그대로 밀고 나가고 첫 느낌이 별로면 뒤돌아보지 않는 편인 것 같다.

Q. 학창시절에 인기가 꽤 많았을 것 같은데.
홍종현: 하하 아니다. 친했던 여자친구도 몇 명 없었다. 남자애들이랑 축구하고 노는 게 훨씬 재밌어서 여자애들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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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좀 조용한 학생이었나보다.
홍종현: 낯가림도 좀 있고 사람들과 빨리 가까워지는 편은 아니다. 친해지면 장난도 잘 치고 그러지만 기본적으로는 사람이 많은 북적이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다.

Q. 모델 출신 연기자들이 어느덧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대세’로 자리잡은 느낌이다.
홍종현: 꼭 그런 것 같진 않다. 모델을 했던 경험이 연기할 때 도움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표정연기 등을 할 때도. 하지만 시청자나 관객분들은 ‘모델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아닌 ‘연기자’로서 접하기 때문에 모델 출신이라 특별한 강점을 가지는 것 같진 않다.

Q. 모델 활동보다 연기가 더 어렵나.

홍종현: 음, 나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연기자와 모델을 같이 하고 싶은 경우였다. 각기 다른 어려움이 있긴 한데 확실히 연기가 더 힘들긴 하다(웃음)

Q. 김우빈 이종석 김영광 등 또래 모델 출신 연기자들과 친분이 두텁다고 들었다.
홍종현: 자주 만나서 밥먹고, 차마시고 수다도 떨고, 운동도 함께 하러 다니는 사이다. 공통분모도 많고 활동하면서 힘든 점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점이 있어 힘이 된다. KBS2 ‘화이트 크리스마스’나 MBN ‘뱀파이어 아이돌’ 처럼 또래 모델 친구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프로그램은 기회가 된다면 또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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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혼자 있을 때는 주로 뭘 하며 시간을 보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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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현: 뭔가 만드는 걸 좋아한다. 최근엔 RC(Radio control)자동차 조립에 빠졌는데 몰두해서 만들다 보면 자연스레 생각이 정리되고 차분해지는 것 같아 좋더라.

Q. 최근 KBS2 드라마스페셜 ‘내가 결혼하는 이유’에도 캐스팅됐다.
홍종현: 다른 연인이 있는 연상의 여인을 좋아하는 인물로 나온다. 짝사랑하는 역할이지만 좀더 발랄하고 밝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 그런 면에 포커스를 맞췄다. 아마 건강한 느낌이 나는 인물로 표현될 것 같다.

Q. 연기자로서 롤 모델이 있는지 궁금하다.
홍종현: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들은 많지만 ‘누구처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될 것 같더라. 마냥 따라하게 될 것만 같아서. 좋아하는 어떤 작품 속 어느 배우의 연기는 머릿속에 많이 담아두고 있다.

Q. 올해 특별한 계획이 있나
홍종현: 배우로서의 모습을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스케줄이 허락한다면 간간히 패션쇼 무대에 서서 쌓아놓은 에너지도 발산해보고 싶고.(웃음)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