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걸그룹 식단 체험기, 소녀시대 vs 씨스타 – DAY 2

작심삼일

왜 했느냐 묻는다면, 그저 걸그룹 컴백 기념이라 답할 뿐이다.

텐아시아의 두 기자가 시중에 떠도는(?) 소녀시대와 씨스타의 식단체험 3일에 도전했다. 사실 기획기사라는 변명 하에, ‘이번 기회에 나도 걸그룹 몸매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헛된) 욕심이 컸다. TV 속 늘씬한 그들의 자태를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걸그룹 식단에 도전해 길고 쭉뻗은 다리와 늘씬한 허리라인을 욕심내지 않을까.

마음 한 편으로는 걸그룹 식단 도전이 과연 의미가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무분별한 다이어트의 해로움을 지적해야할 기자로서의 양심(?)은, 되레 다이어트를 쫓아가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는 고민도 들게 만들었다.

고민 가운데 막상 마주한 소녀시대 식단은 생각보다 양이 많았고, 늘 먹는 인스턴트 음식보다는 건강에도 더 좋아 보였다. 반면, 씨스타 소유의 식단은 다소 극단적이긴 했다. 어쨌든 직접 체험해 본 결과를 솔직하게 쓴다면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도전했다. 직접 경험해 본 걸그룹 식단체험 작심삼일 도전기의 과정과 결과를 지금부터 3일 동안 낱낱이 소개한다.

# 소녀시대 식단
아침 : 현미밥, 닭가슴살 구이, 계절나물, 데친 브로콜리
점심 : 현미밥, 닭가슴살 구이, 양배추와 파프리카 샐러드, 아몬드
간식 : 고구마 또는 호밀빵, 저지방 우유 또는 두유
저녁 : 고구마, 달걀, 양배추와 파프리카 샐러드

# 씨스타 소유 식단
아침 : 삶은 고구마 1개
점심 : 삶은 달걀 3개와 빵 한 쪽
저녁 : 김밥 3개

※ 주의 ※ 이번 기사에 등장한 소녀시대 식단은 과거 한 연예정보프로그램에서 공개됐으나, 이후 소녀시대 멤버들은 이 식단대로 생활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씨스타 소유의 식단은 본인이 한 프로그램을 통해 밝힌 식단입니다. 걸그룹들을 직접 취재해보면 이들 대다수가 그들만의 식단으로 ‘식단조절’을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365일 다이어트 식단으로 식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활동 직전 2~3주 동안 몸매 관리를 해야하는 시기에 적용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정상적인 식사를 합니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 무분별하게 따라하진 말아주세요!)

[DAY2]

# 소녀시대 : 초코맛 두유, 커피맛 두유도 만들어 주세요. 제발…

소녀의 아점

아침… 그리고 점심. 전날 야근한터라 은혜로운 오후 출근의 날이 왔도다. 평소 출근시간인 9시에서야 눈을 떴다. 주섬주섬 눈을 뜨자마자 운동복을 챙겨 전날 못간 운동을 나갔다. 필라테스 한 시간. 비록 아침부터 무거운 몸 이끌고 가는 길이 좀 귀찮아도 막상 운동하고 나서 느끼는 기분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

운동 이후 주섬주섬 늦게라도 식단을 챙겨본다. 아무래도 아침 식단과 점심 식단을 완벽하게 챙길 수는 없을 것 같다. 소녀시대도 늦잠잔 후, 고집스럽게 아침 식단 먹고 점심 식단까지 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충 뺄 거 빼고 더할 거 더해, 아점 식단으로 닭가슴살 100g, 현미밥 150g, 노니쥬스 원샷, 파프리카를 더한 양배추 샐러드, 브로콜리 2쪽에 방울토마토 10알을 먹었다. 묵묵히 아무 말 없이 텅 빈 집에서 샐러드 볼을 한 팔에  끼고 다른 팔로 포크를 들고 야채들을 입에 우걱우걱 집어넣는데 내가 수도승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양배추, 샐러드, 파프리카를 이리도 곱씹어 본 적이 있었던가. 건강해진 느낌과 함께 우울하기도 하다. 그나마 닭가슴살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현미밥의 쌀알이 입안에 감도는 느낌은, 말로 표현할 길 없는 축복이다.

소녀의 간식

간식, 출근 이후 부쩍 짜증지수가 높아졌다. 오후에 출근했더니 유난히 할 일이 많기도 했지만, 짜증이 난 것은 그 때문만은 아니리. 출근하자마자 입에 털어넣었던 단 것들과 이별 때문이리라. 어제부터 갑자기 당기기 시작한 믹스커피, 오늘도 희한하게 그 달짝한 맛이 그리워진다. 초콜릿 한 알이라도 입에 넣을 수 있다면 영혼도 팔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오후다.

그 와중에 관계자와의 점심 약속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우겠다는 씨스타 소유 식단 체험자가 결국 닭볶음탕을 먹었다고 연락이 왔다. 비겁하다. 어쩔 수 없다. 시간을 당겨 오후 2시에 간식을 먹기로 했다. 아점으로 먹는다고 식사량이 대폭(?) 줄었으니 간식을 든든히 먹으리라. 늘 먹는 사과 한 알 대신(사실 귀찮아서 사과를 못챙겼다. 자꾸만 한숨을 쉬는 내게 옆 자리에 앉은 후배기자가 사과즙을 건네며 짜증을 달래보라고 권유했다. 무설탕에 사과100%이지만 꽤 달다는 말에 넙죽 받아들었다) 사과즙을 마시고, 고구마와 견과류를 섭취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허한 마음은 저지방 초코우유로 달래기로 했다. 그런데 점심에 닭볶음 탕을 먹은 그자가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초코우유를 먹는 나를 찍어댄다. 이래서 다이어트는 함께 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당신이 닭볶음탕만 안먹었어도 나도 초코우유를 마시지 않았을걸세.’

소녀의 저녁

저녁, 마음을 안정시킨 저녁, 고구마와 삶은 달걀 흰자 2개를 먹었다. 화해모드에 접어든 다이어트 동반자와의 카x방은 다음 주에 먹게될 음식들로 꽉찼다. 그는 곱창을 말했고 나는 중국식 만두를 말했다. 그는 수제버거를 이야기했으며, 나는 초코 아이스크림과 치즈케이크를 이야기했다. 우리의 식단체험도 이제 내일이 마지막이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와 체중계에 올라섰다. 여전히 변화는 없다. 배신감이 든다. 남들보다 근육량이 많아 그런 것이라 위안을 해보지만, 500g도 안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지방은 혹시 철근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 그래도 야채를 퍼먹어서 그런지 피부는 촉촉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온 몸에 힘이 없다. 보는 사람들마다 ‘어디 아프냐’고 물어본다. 마음이 아프다. 무엇보다 화장할 힘이 없다. 급기야 얼굴이 붓는 느낌마저 든다. 이 식단, 아무래도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장점은 있다. 고질병인 불면증이 사라졌다. 힘이 없어 그런지, 침대에 눕자마자 축 쳐져 금세 잠에 빠져 든다. 이런 식단을 먹고도 격렬하게 춤을 춘다는 소녀시대 화이팅!

# 씨스타 : 닭느님 앞에서 모두가 무릎 꿇으리

둘째 날이 밝았다. 오늘도 야심차게 도시락을 싸들고 출근했다. 하지만 고백한다. 아침 식단인 고구마를 먹지 않았다. 왜냐, 오늘 점심 관계자와 중요한 약속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점심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나름 ‘다이어트’ 식단을 하는 입장에서 점심 식단을 지킬 수 없는 양심의 가책을 덜고자 과감히 아침을 먹지 않는 선택을 단행했다. 그리고, 점심 약속 상대방에게도 양해를 구하고 아주 조금만 먹을 계획을 세웠다.

닭볶음탕

드디어 점심, 관계자를 만났다. “제가 요즘 걸그룹 식단을 체험하고 있어서요…”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요 근처에 닭볶음탕 잘하는 데 있는데 어떠세요?”다. 닭볶음탕? 닭? 치…치느님?! 치킨은 아니지만 이틀 만에 내 앞에 강림하신 닭느님을 어찌 차마 외면할 수 있을까. 일단 그들을 따라서 식당에 들어갔다. 그리고 닭볶음탕이 등장했다. 닭 앞에서 닭느님과의 사투를 벌이기 위해 당당히 도시락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저기 빨갛게 끓는 비주얼 보소. 아침을 먹지 않았던 건 양심의 선택이 아니라 패착이 되고 말았다. 나는 이날 두 가지 죄를 저질렀다. 닭 앞에서 달걀을 까는 패륜, 그리고 닭다리를 집어삼킨 죄. 작심삼일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작심 하루 반이 돼버렸다. 하지만, 결코 평소처럼 배부르게 먹지 않았노라고 선언한다.

하루 반 만에 섭취한 닭으로 인해 오후 내내 행복했다. 회사에 돌아가 소녀시대 식단 체험자에게 미안함 반, 약올림 반으로 닭볶음탕 사진을 보여줬다. 약이 오른 모습을 보자 더 행복했다. 그러자, 소녀시대 식단 체험자가 자신의 간식 찬스를 시전했다. 아뿔싸. 당당히 편의점으로 달려간 그는 초코우유를 집어들었다. 반칙이라고 몸부림치며 증거 사진을 찍어댔지만, 그는 ‘저지방’을 강요하며 막무가내다. 하긴, 내가 닭볶음탕을 먹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으리라. 우리 모두 ‘작심 하루 반’이 돼버렸다.

김밥 해부

저녁이 되자 배고픔 앞에 잠시나마 느꼈던 양심의 가책은 사라지고, 후회가 밀려왔다. 이왕 먹은 점심, 배부르게 먹었어야 했다. 다시 김밥 3알을 먹을 차례가 왔다. 오늘은 어제 기록했던 1분 12초보다 더 오래, 소중하게 먹을 것이라 결심하고 김밥을 사러 갔다. 어제에 이어 오늘 또 마주친 분식집 아주머니가 사람 좋은 미소로 김밥을 팔았다.

자, 오늘은 무엇이 가장 클까? 인생 최대의 고민을 하는 것처럼 신중하게 골랐다. 그리고 김밥을 일일이 분해했다. 김밥을 한 입에 집어넣으면 금방 끝나지만, 이렇게 분해를 해서 먹으면 9첩반상 못지 않은 한식이 펼쳐진다. 쌀 몇 톨과 함께 단무지 하나, 당근 조각, 햄 조금을 올리니 완벽한 밥 한 숟갈이다! 맛살도 있고, 계란도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김밥도 그렇다. 게다가 김밥 꽁지에는 반찬이 길어 더 효과가 좋다. 이렇게 억지로 심리적인 효과를 주입시키고 나니 첫째 날 저녁보다 조금은 살 것 같다. (꼭 닭볶음탕 때문만은 아니다!!)

저녁을 먹고 소녀시대 식단 체험자와 앞으로 먹고 싶은 음식들을 나열했다. 곱창, 수제버거, 만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내일이 마지막이다!

작심삼일 걸그룹 식단 체험기 마지막편은 12일에 계속됩니다. 멀리가지 마세요~

(걸그룹 식단 체험기, 소녀시대 vs 씨스타 – DAY 1 보러 가기)

(걸그룹 식단체험기, 소녀시대 vs 씨스타 – DAY 3 보러 가기)

글, 사진. 배선영 sypova@tenasia.co.kr,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KBS2,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