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P 콘서트, ‘최고로 완벽해질’ 여섯 남자의 진가를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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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선 사람도, 그 모습을 보는 사람도 거센 심장박동의 떨림과 함께한 2시간 30분이었다. 3월 8일에 이어 9일 일요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비에이피 (B.A.P) 콘서트 ‘비에이피 라이브 온 어스 서울 2014(B.A.P LIVE ON EARTH SEOUL 2014)’는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한 음악 행성을 완성했다. 감성과 열정, 파워 넘치는 보컬과 댄스로 가득한 그곳에서 비에이피 여섯 남자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났다. 그들은 온몸을 끊임없이 진동시키는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과 동시에 자신들의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고스란히 다시 흡수해 스스로를 하나의 강렬한 멜로디로 존재하게 했다.

2013년 미국 4개 도시와 아시아 5개국을 순회했던 퍼시픽 투어를 통해 얻은 값진 경험이 그들을 한층 더 성장하게 만들었고 발전하게 만들었음이 분명했다. 특히, 지난 2월에 발매한 첫 번째 정규앨범 ‘퍼스트 센서빌리티(First Sensibility)’를 통해 감성적인 면모를 선보였던 비에이피는 이번 공연에서 ‘지구에 필요한 6가지 요소(정의, 열정, 감성, 사랑, 행복, 당신)’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모습을 표현해내며 앞으로의 성장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원샷(One Shot)’으로 파워풀한 무대의 포문을 연 비에이피는 이어 그들의 전매특허인 사회에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배드맨(Badman)’과 ‘파워(Power)’를 선보였다. ‘배드맨’에서 ‘파워’로 넘어갈 때 “언제부턴가 이 세상의 정의는 정해졌어”로 시작되는 방용국의 내레이션에 가까운 랩이 관객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노래가 끝난 후 ‘워즈(WARS)’ ‘머더(MURDER)’ 등의 네거티브한 의미의 영어 단어들과 탱크, 폐허, 혼돈에 빠진 사람들의 사진과 이미지가 전광판에 교차로 등장해 ‘어스 니즈 저스티스(EARTH NEEDS JUSTICE)’란 테마에 더욱 무게를 실어줬다. 뒤이어 테마는 ‘어스 니즈 러브(EARTH NEEDS LOVE)’로 전환되었다.

‘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 ‘캔 테이크 마이 아이즈 오프 유(Can’t take my eyes off you)’ 등의 러브송이 흘러나온 뒤 젤로와 영재의 목소리가 마토키 캐릭터에 덧입혀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화면이 나타났다. “사랑은 멀리서 그 사람을 보기만 해도 얼굴이 빨개지는 거야”라고 영재가 말하면 젤로가 “사랑은…매운 거구나!”라고 귀여운 대답을 내어 놓아 결국엔 방용국이 “사랑은 그러니깐…아픈 거”라며 ‘러브식(Lovesick)’ 무대의 시작을 알렸다. 각 테마에서 다른 테마로 넘어갈 때마다 적절한 타이밍에 VCR화면이 등장해 무대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했다.

‘사랑’ 테마에선 ‘러브식’을 비롯해 ‘커피숍(Coffee Shop)’ ‘쉐이디 레이디(Shady Lady)’를 불렀다. ‘사랑’이란 주제에 맞게 관객에게 다가가 하나 되려 노력하는 비에이피의 모습이 돋보였다. ‘커피숍’ 무대에선 ‘스타벅X’의 로고를 ‘스타베이비즈’로 바꾸어 전광판에 띄워 놓은 디테일도 살렸다. 뭐가 먹고 싶은지 묻기 위해 종업이 관객에게 마이크를 건네자 “주는 대로 다 먹을 거예요!”란 대답이 나와 관객석이 일순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1층 관객석에 있는 몇몇 팬들에게 직접 멤버들이 커피를 배달하는 이벤트를 펼쳐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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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파워’에 이어 인상 깊었던 무대는 ‘펀치(Punch)’.  ‘열정’을 표현하는 테마 속의 한 곡으로 등장한 이 노래를 연출하기 위해 돌출 무대의 앞부분이 권투 링으로 변했다. 빨강, 파랑, 노랑의 조명으로 링의 줄을 표현했는데, 진짜 줄이 있는 것 마냥 종업과 방용국은 가상의 줄을 타고 넘어들어가기도 했다. 실제로 권투 경기를 벌이는 것처럼 종업과 영재가 경기를 펼쳤고 심판처럼 중간에서 자리해 랩을 하던 젤로에게 영재가 펀치를 날리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해 듣고 보는 재미가 뭔지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이어 펼쳐진 ‘노 멀씨(No Mercy)’에 맞춰 젤로가 덤블링을 해냈고 ‘노 멀씨’의 흥겨운 리듬을 온몸으로 표현한 멤버들을 따라 관객들은 발을 구르기도 했다. 피를 뜨겁게 만드는 공연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다. 방용국은 “쎄이 노 멀씨(Say No Mercy)”를 외치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고, ‘노 멀씨’에 이어 ‘위 윌 락 유(We Will Rock You)’로 노래가 이어졌다. 대현의 폭발적인 고음과 방용국의 파워풀한 래핑이 조화를 이룬 무대였다. ‘펀치’에서 ‘노 멀씨’로 이어지는 이 무대는 이 날의 하이라이트라 불러도 손색없다. 이어지는 ‘BangX2’ 무대에서는 방용국이 음악에 취한 듯 무대에 있던 생수를 가져와 관객석을 향해 뿌렸고, 젤로는 팬들에게 손뼉을 쳐주는 등 흥분 어린 멤버들의 제스쳐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기자회견에서 대현이 말한 ‘성대가 찢어질 정도로’의 의미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감정’을 테마로 한 무대에서는 멤버들의 개인 혹은 듀엣 무대가 펼쳐졌다. 영재는 ‘전부 거짓말’을 애절하게 소화해 무대 위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구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방용국과 힘찬은 이미 한차례 기사를 통해 예고되었던 ‘큐(Q)’를 함께했다. 화이트 셔츠차림에 맨발로 등장한 둘은 ‘감성의 환상의 콜라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특별한 무대를 만들어 냈다. 목소리에 눈물이 섞인 듯 가사를 절묘하게 표현한 힘찬과 슬픔에 취한 듯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랩을 한 방용국의 퍼포먼스가 팬들의 비명을 자아냈다. 한 명의 무용수처럼 매끈한 춤을 선보인 종업은 댄스 퍼포먼스를 끝마칠 때 상의를 탈의해 공연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젤로와 대현이 선보인 ‘음성메시지’에서는 젤로의 리드미컬한 랩과 대현의 폭발적 고음이 돋보였다. 저렇게 노래를 부르다 쓰러지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온몸을 바쳐 소리를 쏟아낸 대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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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테마에서는 머리, 어깨, 허리로 차례로 손을 대며 하는 멤버들의 안무 설명 VCR이 공개되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체크 온(Check On)’ 무대에서 함께 따라 할 수 있도록 한 안무였는데, 노래가 시작되자 주변에 있던 관객은 물론 몇몇 기자들도 따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연 시작 1시간 30여 분이 지났을 때였을까. 그제야 멤버들이 나란히 서서 관객석을 향해 인사했다. 말보다는 음악과 무대를 통해 소통하려고 한 비에이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허리케인(Hurricane)’과 ‘댄싱 인 더 레인(Dancing in the rain)’무대를 마치고 짤막한 토크가 다시 이어졌다. 이때 대현이 “여러분들이 응원을 해주셨기 때문에 투어도 할 수 있는 거니 서운해 하지 말아요. 알겠죠?”라고 말하자 팬들이 “네!” 큰 소리로 대답했고, 여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대현이 팬들을 향해 “아유 이쁘다”라고 웃음 섞인 멘트를 날렸다. 막내 라인인 젤로와 종업은 ‘비’ ‘에이’ ‘비’ ‘와이’ ‘베이비!’하며 서로 단어 하나씩 주고받으며 비에이피가 팬들에게 보내는 팬 송인 ‘베이비(B.A.B.Y)’를 소개했다. 돌출 무대로 멤버들이 나와 계속 점프하며 신 나는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마지막 노래 ‘베이비’가 끝나고 암전이 된 상황에서 팬들은 “앙코르”라고 외치는 것이 아닌 호루라기를 불어 앙코르를 대신하는 진기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멤버들은 하얀색 의상으로 갈아입고 나와 그들에게 첫 1위를 안겨준 노래 ‘1004(Angel)’를 불렀다.  ‘1004(Angel)’로 1위를 했을 때의 수상소감을 다시 한 번 제대로 말하는 시간도 가졌다. 멤버들은 각자 부모님과 팬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으로 리더 방용국이 미소 띤 어조로 멤버들에 대한 진심 어린 칭찬과 이야기를 이어가 멤버들의 눈물샘을 또 한 번 자극하기도 했다. 여기에 힘찬은 방용국에게 리더로서 잘 해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며 멤버들과 함께 만난 것을 ‘운명’이라는 단어로 설명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한 번 분위기를 반전시켜 ‘하지마’ ‘대박사건’ 등의 밝은 곡으로 공연장은 행복한 기운으로 넘쳐흘렀다. 그들의 데뷔곡이었던 ‘워리어’로 그 에너지에 강렬한 마침표를 찍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2시간 30분이 지났음에도 그들의 에너지는 그대로였다. 마지막으로 ‘위드 유(With You)’를 부르며 팬들과 항상 함께할 비에이피의 모습을 진하게 남겼다.

비에이피는 이번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오세아니아 4개 대륙에 걸쳐 이루어지는  ‘비에이피 라이브 온 어스 2014(B.A.P LIVE ON EARTH 2014)’를 통해 10만 명의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투어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서울에서 제대로 쏘아 올려졌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TS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