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vs <상상플러스>

<선덕여왕> 34회 화 MBC 밤 9시 55분
보종과의 싸움에서 비담이 보여준 회심의 필살기도, 목숨을 건 유신과 알천의 정정당당한 승부도, 더 나아가 풍월주 비재 자체가 헤드라이너 춘추공 유승호의 등장을 위한 서브 행사였다. 적어도 어제의 <선덕여왕>에서만큼은. 당나라에서 돌아온 이 귀공자가 숲속에서 하릴 없이 팩으로 피부 관리를 하는 동안 수행원인 대남보의 속은 울분으로 타올랐겠지만 그의 등장을 기다리던 수많은 누나들의 속은 애정으로 타올랐을 것이다. 게다가 70여분의 방영분에서 “나? 김춘추”라는 대답과 함께 그의 미소로 훈훈하게 마무리 짓는 절묘한 편집이라니. 그래서 <선덕여왕>은 공들인 서사와 가볍지 않은 문제의식 외에도 흥미로운 점이 많은 드라마다. 사실 올 하반기 최대의 히트작인 <선덕여왕>의 승승장구에는 이런 ‘떡밥’을 드라마 안팎으로 절묘하게 활용하는 전략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문노의 귀환조차 가려졌던 비담의 강렬한 등장에는 비밀병기라는 호기심 전략이 주효했던 게 사실이고, 김춘추가 서라벌에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린 건 덕만이 아닌 시청자들이었다. 과거 SBS <아내의 유혹>에서 민소희 캐릭터의 복귀를 기대하던 네티즌의 자발적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처럼 서사의 중요한 지점 하나하나를 일종의 이벤트이자 D-Day로 만들어 관심을 증폭시킨 건 <선덕여왕>이 유일하다. 그러니 비재 참가자 모두 대승적 관점에서 어제가 김춘추의 하루로 기억되는 걸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온 몸에 멍이 들고도 주목 받지 못한 유신으로선 차라리 그와 같은 나이였던 시절로 돌아가 아름다운 투샷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글 위근우

<상상플러스> 화 KBS 밤 11시 15분
최근 <상상플러스>는 완전한 토크쇼로 변신 중이다. 여자 아나운서를 중심으로 한 퀴즈는 은근슬쩍 사라졌고, 남자 MC들이 ‘심층 재훈’, ‘조사 정환’, ‘호기심 재정’, ‘수근수근’ 등 네 MC들의 질문 코너를 통해 게스트의 토크를 더욱 강화 시켰다. 이 프로그램의 우리말 관련 퀴즈는 화려했던 과거와 달리 사실상 명맥만 유지했으니, 차라리 실질적인 재미를 주는 토크를 앞세우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또한 요즘 토크쇼의 추세를 따른 것인지 게스트 역시 같은 소속사 출신 선후배 아이돌이었던 god-2PM에 이어 이번 주에는 절친한 사이인 이홍렬-이성미-양희은-김영철 등을 초대했다. 그러나, <상상플러스>의 변신은 심기일전을 위한 과감한 결단이라기보다는 시대의 변화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네 명의 MC들은 각자의 코너를 통해 게스트의 토크를 이끌어내긴 하지만, MC와 게스트, MC와 MC들 사이의 화학작용은 찾아볼 수 없다. 토크의 맛을 살리기 보다는 게스트가 계속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만 하는 구성이다. 그나마 이번 주의 게스트는 그래도 시간을 채울 수 있을 만큼 입담이 화려했지만, 이런 게스트들이 매주 나올 수는 없다. 지금 <상상플러스>는 마치 잘릴 걱정 없는 공무원들이 매주 적당히 시간을 채우고 끝내는 토크쇼처럼 보인다. 그래도 시청률이 잘 나온다면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곧 강호동이 진행하는 SBS <강심장>이 이 시간대에 들어온다.
글 강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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