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문가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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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ame is 문가영. 글월 문(文)에 아름다울 가(佳), 빛날 영(煐) 자를 쓴다. 아름답게 빛나는 사람이라는 뜻, 천생여자의 이름이랄까? (웃음) 사실 이름이 흔해서 개명도 생각했었는데 성씨가 독특해서 그냥 넘어갔다.

독일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피아노, 아버지는 물리학을 전공하셨는데 독일에서 만나 결혼하셨다. 언니와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쯤 한국으로 들어왔다.

첫 데뷔는 학습지 모델이다. 한국에 들어온 후 나를 예뻐하시던 삼촌들이 프로필을 돌렸고 학습지 모델로 나설 기회를 잡게 됐다. 사실 아버지는 내가 공부하기를 바라셨는데 광고를 찍고 나니 방송국에서 아역 제의가 들어왔다. 그게 배우 문가영의 첫 시작.

영화 ‘서울이 보이냐?’(2008)에서 만났던 김유정과는 지금도 연락하는 사이다. 그 작품에 참 많은 배우가 출연했다. 유승호, 연준석 등 모두 그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다. 그때만 해도 한국말이 서툴렀는데 섬에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있다 보니 연기한다는 생각을 안 하고 즐겁게 촬영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본격적으로 배우의 꿈을 품었던 건 중학교 2학년 때이다. 멋도 모르고 연기를 시작했기에 확신이 없어 활동을 거의 쉬다시피 했는데 그즈음에 갑자기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졌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는 시간도 좋았지만, 마음 한 편에는 연기를 계속하지 않은 후회가 남아 있었다. 연기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았달까? 이후 다시 연기를 시작하며 만난 작품이 MBC ‘넌 내게 반했어’(201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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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성적은 생각만큼 잘 안 나왔다. 열심히 한 것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은 타입이랄까. 항상 뭐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는데 어릴 적부터 쉴 틈 없이 연기 활동을 해오다 보니 생각처럼 잘 안 되더라. 어린 마음에 수련회를 못 가면 ‘내가 왜 연기를 하고 있지?’ 하는 생각도 했었다. 복잡하게 생각이 극과 극을 오가던 시절도 있었다. 내가 처음부터 연기자를 꿈꿨던 게 아니어서 그랬나 보다.

연기에 대한 확신이 섰던 작품은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2013)이다. 비중도 컸고, 영화 분위기도 무거웠고, 신들린 연기도 해야 했던, 여러모로 부담이 컸던 작품이다. 웹툰 작가라는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준비도 많이 했다. 빙의된 채 그림을 그리는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 미리 웹툰 시안을 받아서 보지 않고도 그릴 수 있도록 수십 번 연습했다. 마치 영화 ‘식스 센스’의 콜 세어(헤일리 조엘 오스먼트)처럼 귀신을 보는 듯한 눈빛을 형상화하기 위해 무척 애를 썼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는 KBS2 ‘왕가네 식구들’에 출연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함께한 배우분들이 정말 생활 연기의 달인이 아닌가. (웃음) 소품을 어쩜 그렇게 잘 활용하시는지, 촬영할 때마다 놀랐다. 특히 매주 대본 리딩을 할 때 느낀 게 많다. 마치 실제로 촬영에 들어간 것처럼 집중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이 부끄러워질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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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됐다. 배우로서도, 학생으로서도 중요한 시기라 고민이 많다. 예전에는 부모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차츰 현장 경험이 늘어가면서 ‘혼자서 연기를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기본 틀은 갖춰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도 제 때 가고 싶은 마음이다. 연극영화과도 생각하고 있고, 심리학과처럼 조금 다른 전공 공부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독한 악역이나, 지금 출연 중인 케이블채널 Mnet ‘미미’의 미미보다도 더 밝은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다.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게 이럴 때는 정말 다행이다 싶다. (웃음)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