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논란 ‘일베’만 탓할 게 아니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이 때 아닌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의 줄임말) 논란에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런닝맨’은 새 학기 특집으로 멤버들이 각자 다른 대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한강을 건너는 미션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고려대, 건국대, 동국대, 서강대, 경희대, 성신여대, 중앙대에서 학생들을 선발해 함께 배를 만드는 과정이 공개된 가운데 고려대 팀을 소개하던 중 공식 고려대 마크가 아닌 ‘일베’에서 쓰이는 마크가 방송에 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런닝맨’ 측은 즉각 사과 입장을 밝히며 “영상 회수 및 재작업을 할 것”이라는 사과 입장을 내놓았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SBS가 이와 같은 ‘일베 논란’에 몸살을 앓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까닭이다.

앞서 지난해 8월 21일 SBS ‘8시 뉴스’에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를 내보낸 데 이어, 두 달 뒤인 9월 27일 ‘스포츠 뉴스’에서는 2013 정기 연고전을 보도하던 중 연세대학교 로고 대신 일베 마크를 잘못 내보낸 바 있다.

앞서 논란이 일었던 SBS '8시 뉴스'(위쪽)와 '스포츠 뉴스' 방송 화면 캡처

앞서 논란이 일었던 SBS ‘8시 뉴스'(위쪽)와 ‘스포츠 뉴스’ 방송 화면 캡처

사건이 터질 때마다 SBS 측에서는 “이미지 검색 중 혼동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아쉬운 느낌은 지우기 어렵다. 세 차례에 걸쳐 발생한 방송에 사용된 이미지 모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사고였기 때문. 특히 논란이 일었던 고려대와 연세대 마크 모두 해당 학교의 홈페이지만 방문했더라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이미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일베 측의 문제로만 돌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해외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요 관공서, 학교, 행사의 마크나 이미지를 패러디해 온라인에 유포하는 사례가 빈번히 있어왔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사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나 지상파 채널로서 공공성이 강한 SBS에서 뉴스를 비롯해 예능 프로그램에서까지 이런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 차례 논란이 일었을 때,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따랐는지가 의심이 되는 상황이다.

‘런닝맨’의 논란은 하루종일 온라인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이슈를 양산하고 있다. 반복된 실수에 실추된 이미지는 쉬이 복구되기 힘들다. 논란에 ‘일베’만 탓하며 책임을 회피하기 보다는 이와 같은 사고를 근절하기 위한 방송사 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8시 뉴스’, ‘스포츠 뉴스’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