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 성장과 변화의 길목에서(인터뷰)

빅스 켄, 라비, 엔, 홍빈, 레오, 혁(왼쪽부터)

화이트데이의 스윗 보이(Sweet Boy)로 변신한 빅스

자신감과 신중함이 묻어나는 말에는 지난 6개월의 진한 시간이 담겨 있었다. 작년 여름에 이은 빅스와의 두 번째 만남. 반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이들에겐 많은 일이 있었다. 앞으로 걸어갈 길을 믿고 응원해줄 든든한 공식 팬클럽을 창단했고, 스웨덴, 이탈리아 등 해외 곳곳을 돌며 쇼케이스를 개최했으며, 첫 정규 앨범 타이틀곡 ‘저주인형’으로 간절히 바라던 1위도 거머쥐었다. 많은 상황이 변했고, 변해갈 것이 분명할 시기에서의 만남이었던 지라 설렘과 걱정이 마음 한구석에 깊숙이 내려앉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결과적으로, 그들은 변해 있었다. 멤버들 사이의 친밀함과 장난스러움은 여전했지만 어른의 성숙한 눈을 지니게 되었고 무게감 실린 진지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어떤 불운에도 행운은 숨겨져 있다고 했다. 조금은 시끄럽고 복작거리던 주변의 일들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던 여섯 남자들 덕분에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를 만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당당하지만 겸손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 놓으며 인터뷰에 임해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성장과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 이들의 이야기를 내려놓는다.

Q. 작년 1월 ‘다칠 준비가 돼 있어’부터 올 초 ‘태어나줘서 고마워’까지 꽤 긴 여정이었다. 이 길을 함께 하고 있는 멤버들에게 서로 칭찬 한마디씩 해준다면?
홍빈 : 레오 형이 노래 잘하는 거야 당연한 거고, 요즘에는 곡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데모를 한 번 들어봤는데, 모든 곡이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레오 : 켄은 착한 아이다.
일동 : (웃음)
라비 : 굿! 굿 보이! 와, 그런데 진짜 한 마디다.
켄 : 혁이는 좋은 욕심이 많다. 노래도 더 잘하고 싶어하고, 춤도 더 잘 추고 싶어하고. 그래서 항상 남아서 연습을 많이 하는, 노력하는 동생이다.
라비 : 엔 형은 리더로서 해야 할 역할을 잘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서 빅스의 색깔을 잡아주는 큰 뿌리 중 하나다.
엔 : 홍빈이는 열심히 하는 것도 그렇고, 규칙을 잘 지킨다. 또,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라서 좋다.

Q. 지금 딱 생각나는 고마운 사람이 있나? 앨범에 싣는 ‘땡스투’까지는 아니어도 간단하게 말해보자.
홍빈 : 앨범 작업을 많이 도와주신 대표님과 좋은 곡을 써 주신 작곡가분들께 감사하다.
레오 : 팬들과 스태프분들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켄 : 빅스 멤버들과 부모님.
혁 : 별빛(빅스 공식 팬클럽명 ‘스탈라잇’의 한글 표현) 팬 여러분들.
라비 : 스탈라잇이랑 멤버랑 가족.
엔 : 나도 당연히 팬들이다.

Q. 올해 막내 혁이 스무 살이 됐다. 10대를 떠나 보낸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자신의 10대 시절은 어떻게 기억될 것 같나?
혁 : 학교생활을 해야 할 나이에 학교에 잘 못 나가고 사회생활을 일찍 한 걸 불쌍하게 보시는 분들이 있었다. 가족 중에도 안타까워하셨던 분들도 계셨고. 그런데 난 또래 친구들보다 더 많은 분들한테 사랑을 받고, 좋은 스태프, 좋은 멤버 형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뜻깊었던 10대가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작년에는 많은 걸 얻고 이루기도 했다. 팬클럽 창단식도 했고, 여러 나라를 돌면서 외국에 있는 별빛도 만났고, 체조경기장에서 많은 팬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 1위도 했고.

Q. 지금 말한 건 전부 빅스의 혁으로서다. 한상혁(혁의 본명)으로서는?
홍빈 : (혁을 바라보며) 자기 자신이 없었어. 빅스 활동만 1년 내내 해서. (웃음)
혁 : 그냥 한상혁으로서는… 음. 작년에 MBC ‘가요대제전’에서 가수 동료들과 멤버 형들과 함께 제야의 종소리를 들었다. 그날 뭔가 특별하게 해보고 싶어서 1월 1일이 되자마자 물구나무를 섰다. 재작년에는 숙소에서 형들과 옹기종기 모여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했는데, 그 날 내가 ‘이렇게 한 해를 보낼 수는 없다. 2013년 최초로 뭔가를 이뤄야겠다.’ 싶어 이것저것 리스트를 썼었다. 그중 물구나무가 그나마 나아서 물구나무를 섰는데, 그때 홍빈 형이 인증샷을 찍어줬다. 올해에는 인증샷이 아니라 생방송에서, 모든 사람들이 보는 데서 한 번 해보자 해서 한 거였다. 방송에 나올 줄은 몰랐는데 발이 나왔다. 뿌듯했다.
홍빈 : 하하, 그게?
혁 : 당연하지! 2014년 최초로 내가 물구나무를 선 거니깐. 설마 나 같은 사람이 또 있겠어?

Q. 이제 막 스물이 된 혁을 제외하고, 형들의 스무 살은 어땠나? 인생에서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 시기가 아닐까 싶은데.
홍빈 :
라비랑 내가 스무 살을 같이 맞이했는데 ‘그냥 왔구나’라는 느낌이었다. ‘10대가 이렇게 지나갔구나’ 정도. 생각보다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라비 : 어제가 지나 오늘이 온 정도였다. 연습생 시절이었고 딱히 뭔가 특별하게 한 게 없었으니깐. ‘스무 살이 됐구나, 와’ 이게 다였다.
레오 : 스무 살 때 많이 놀았던 것 같다. 대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랑 OT도 가봤다. 물론 연습도 많이 했었고.
켄 : 난 노래에 빠져 있어서 가요제에 많이 나갔던 기억밖에 안 난다. 그때 대상도 타고 그랬다.

빅스 켄, 라비, 엔, 홍빈, 레오, 혁(왼쪽부터)

빅스 켄, 라비, 엔, 홍빈, 레오, 혁(왼쪽부터)

Q. 작년 일을 돌이켜보면 팬클럽 창단식도, 체조경기장에서의 쇼케이스도, 1위도 모두 ‘처음’ 이룬 것들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 겪은 일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뭘까?
홍빈 : 박효신 선배님을 처음 뵈었을 때다. 영상으로만 보거나 콘서트를 하실 때 밑에서 바라만 보던 존경의 대상이 연습실에 오셨다. 그때 선배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눈을 감는 시간이 아까웠다. 팬들의 마음을 정말 잘 이해할 수 있는 게, 내가 박효신 선배님을 볼 때의 마음이 이런데 팬들의 마음은 어떨까 싶어서. 많은 걸 느꼈던 첫 만남이었다.
레오 : 홍빈이랑 비슷한데, 작년에 미국으로 쇼케이스 갔을 때 트레이 송즈를 만난 일이다. 그 날이 내 생일이었는데, 좋아하는 외국 가수를 만난 것이 꿈만 같았다.
켄 : 똑같은 순간이었는데 그게 여러 번이었던 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매 순간순간이 다 생각난다. 중학교 때 상 탔던 거, 고등학교 때 상 탔던 거, 스무 살이 되고 나서 상 탄 거, 빅스가 돼서 상을 탄 거.
혁 : 체조경기장에서 처음으로 쇼케이스를 한 거다. 어릴 때부터 공연을 보러 관객의 입장으로 갔었는데, 그곳 무대에 직접 서서 별빛 분들을 바라보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모인 걸 처음 봐서 신기하기도 했다.
라비 : 1위했을 때다. 1위를 발표했을 때, 그 순간의 느낌은 앞으로는 못 느껴보지 않을까 싶다. 한 번에 모든 감정이 터졌다. 간절히 바라던 소원이 바라고 있는 순간에 딱 이뤄진 기분이었다.
엔 : 분명 옛날에도 있었을 것 같은데, 나는 데뷔 후의 생각이 되게 강하다. 나 역시 첫 1위다. 감사한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었고 그럼으로써 좀 더 힘을 많이 얻은 것 같다.

Q. 한 프로그램에서 엔이 2014년 말띠 스타 중 운이 가장 좋은 사람으로 뽑히기도 했다. 대표로 2014년 빅스의 가상 시나리오를 한번 말해보자.
엔 : 아, 어렵다. (웃음) 가상 시나리오라기보다는 이건 정말 자신 있는 부분인데, 2014년에는 빅스가 더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트리플 크라운도 분명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그리고 올해는 다양한 부분에서 많은 멤버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 같다.

Q. 다양한 부분이라면 개인 활동을 의미하는 건가? 요즘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각자 솔로로 음반을 내거나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면서 개인 인지도를 높이는 것과 동시에 팀도 알리고 있다.
엔 : 일단, 다들 솔로에 대한 생각보다는 빅스로서 좀 더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직은 빅스로서 자리를 잡은 게 아닌 것 같아서 솔로라는 타이틀은 빅스로서 자리를 잡고 개개인이 준비됐을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외의 개인 활동은 하고 싶은 게 사실이다. 다만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은 것 같다. 개인 활동에 대해서는 거부감도 없고 분명 빅스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고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멤버들이 생각하기에 ‘이 멤버가 연기를 하면 잘 어울릴 것 같다’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엔 : 홍빈이다. 연기에 대한 욕심도 많고 연기를 배우고자 하는 것에 있어서도 거침이 없다. 그리고 외모도 출중하니 그 부분도 빼놓을 수 없고.
홍빈 : 켄 형이 유머러스한 감초 역할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특유의 재치가 있어서 애드리브 같은 것도 잘할 거다. 시트콤이나 재미있는 장르에서 많은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라비 : 나는 엔 형. 운동 말고는 다 잘한다. (웃음) 뭐든지 흡수를 잘해서 일단 연기에 뛰어들면 잘할 것 같다. 현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 같은 느낌이 있다.
엔 : 너의 느낌 참 중요하지. 항상 맞았지, 그 느낌.

Q. 앗, 맞은 것 중에 대표적인 게 뭐가 있나?
라비 : 딱히 크게는 없고, 그냥 사소한 것들. (웃음)

빅스 켄, 라비(왼쪽부터)

빅스 켄, 라비(왼쪽부터)

Q. 공식 활동은 마무리했지만 쉴 틈은 없어 보인다. 분명 좋아하는 일이고,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하더라도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과 휴식은 꼭 필요할 텐데. 자신에게 ‘휴식’과 ‘쉼’을 주는 건 뭐가 있을까?
홍빈 : 스트레스를 풀고 싶거나 머릿속에서 꼬인 걸 풀고 싶을 때에는 멤버 한 명을 붙잡고 같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한다. 영화를 혼자 보는 것도 맛이지만 누군가와 함께 본 뒤 얘기를 나누는 게 더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최근에는 이벤트성으로 팬들과 ‘플랜맨’을 봤는데, 한 공간에서 같이 보고 감정을 공유한다는 게 색다른 경험이었다. 게다가 정재영 선배님이 연기를 정말 잘하셔서 인상적이었다.
레오 : 나 같은 경우엔 두 가지다. 가족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 가족은 내게 비타민이 되어준다. 혼자 있을 때에는 음악을 듣거나 걷거나 한다. 그런 시간들이 힐링이 된다. 요즘엔 아담 램버트의 노래를 많이 듣고 있는데, ‘Outlaws of Love’라는 곡을 좋아한다. 이 아티스트의 곡은 들으면 차분해지고 따뜻한 느낌이 나서 자주 듣게 된다. 그런데 요새는 잠을 못 자고 힘든 상황에서 숙소에 들어갔을 때, 엔과 내가 거의 방전된 상태일 때, 동생들이 떠들고 있으면 뭔가 힘들었던 거나 잡생각들이 많이 사라지기도 한다. 전에는 시끄럽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옆에서 가만히 보고 있게 된다. 내가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들까지 생각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그럴 때 멤버들이 떠들고 장난치는 걸 보고 있으면 시간이 잘 간다.
라비 : 더 (떠들도록) 노력할게.
홍빈 : (엔을 가리키며) 공감 못한다.
엔 : 난 문 닫아버린다. (웃음)

Q. 다른 멤버들은 어떤가?
켄 : 난 뭐든지 하는 것 같다. 게임을 하면 게임을 하고, 영화를 보고 싶으면 영화를 보고. 뭐가 먹고 싶으면 형들에게 얘기해서 슈퍼에 가서 먹고 싶은 걸 사온다든지 한다. 그게 나한테는 휴식인 것 같다.
혁 : 먹는다. 거의 먹는 걸로, 맛있는 음식으로 그동안의 피로를 푼다. 아니면 스케줄 생각 다 비우고 밤낮에 상관없이 그냥 푹 잔다.
라비 : 나도 그냥 잔다.
엔 : 딱히 없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받는 대로 두고 풀리면 알아서 풀리게끔,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둔다.

Q. 최근에 멤버들끼리 가장 많이 한 대화의 주제는 뭔가?
홍빈 : 우리들 대화의 주제는 없다. 주제가 나뭇가지처럼 다 나누어져 있어서. (웃음) 다들 얘기를 워낙 많이 한다. 결국 나중에는 다 웃음으로 끝나지.
엔 : 앞에 놓인 물병 갖고도 얘기하니깐.

Q. 남자들치고는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인 것 같다. 운동장보다는 카페가 잘 어울린다고 해야 할까.
홍빈 : 오, 맞다.
엔 : 운동장에서도 얘기할 거다.
홍빈 : 운동 같은 경우, 레오 형이 축구를 좋아하고 내가 농구를 좋아하는데 멤버 중에 농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레오 형이 잘하긴 하는데, 다리를 다쳐서 같이 못했었다. 생각해 보니 멤버들이랑 운동을 같이 해 본 적이 별로 없다.

Q. 빅스는 무대에서 ‘논다’라기 보다 ‘만들어간다’ ‘완성한다’라는 느낌을 주는 그룹 같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빅스 자신도 ‘잘 노는’ 혹은 ‘풀어지는’ 스타일은 아닌 듯하다.
엔 : 그런 부분보단 이런 게 어울리지만 그렇다고 멤버들이 놀 때 못 놀지는 않는다. (웃음) 지금의 퍼포먼스가 우리에게 더 적합한 건 맞다. 우리들만의 규칙이 있고 그걸 지키려고 하다 보니 무대에서도 그게 조금씩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Q. 절제되어 있다고 해야 하나. 규칙적이고 바르게 생활할 것 같은 이미지가 분명 있다.
엔 : 바른 건 분명하다. 멤버들 모두 그렇다. ‘이건 이렇게 해야 해’ ‘이 길로만 가야 해’ 같은 식은 아니지만 우리들끼리 지킬 건 지킨다. 바르게 놀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해 나간다.

빅스 엔, 레오(왼쪽부터)

빅스 엔, 레오(왼쪽부터)

Q. ‘태어나줘서 고마워’ 뮤직비디오를 보니 풋풋했던 옛날 모습이 쭉 나오더라. 데뷔 때와 비교했을 때 뭐가 제일 많이 변한 것 같나?
홍빈 : 데뷔 초에는 카메라 앞에 서면 많이 떨리고 초조하고 불안한 감정이 컸다. 그래서 무대에서 자연스러운 모습도 많이 못 보여드리고 멋있는 모습도 많이 못 보여드렸는데 요즘에는 카메라 앞에 서 있을 때 재미있기도 하고 무대가 많이 기다려진다.
레오 : 나는 음악에 대한 방향성이 잡혔다. 그전까지는 데뷔를 하고, 1위를 하고, 빅스가 유명해지고, 뭔가를 하고 싶다, 이런 것 외에는 섬세하게 생각한 부분은 없었는데 곡을 쓰면서 많이 생겼다. 데모를 계속 만들면서 멤버들과 같이 불러 보고 싶은 노래, 트렌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노래를 많이 만들고 있다.
켄 : 외모도 일단 많이 바뀌었고, 노래나 춤도 그렇다. 기본적인 것들이 많이 바뀐 것 같다.
혁 : 데뷔 전 학교에 다닐 때에는 ‘내가 최고다’라는 자신감 하나로 지내던 학생이었는데 데뷔하면서 형들과도 지내보고 많은 무대에도 서다 보니 좀 더 겸손해지게 되고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스스로 채찍질을 하게 된다.
라비 : 내가 그려왔던 모습에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나 자신으로서 변한 건 사실 크게는 없지만 내가 그리던 모습과 상황에 내가 와 있는 것 자체가 변했다.
엔 : 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싫은 소리 하나도 못하고 항상 좋은 말만 하고 칭찬만 했는데 그게 멤버들과 주변 사람들을 위한 일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좀 더 생각이 깊어진 것 같다. 리더로서도 엔으로서도. 레오가 음악에 대한 방향성을 잡았다고 한다면 나는 나에 대한 방향성을 많이 잡은 것 같다. 초기에는 ‘이걸 해볼까?’ ‘이걸 잘할 수 있을까?’ ‘뭘 해야 할까?’ 이렇게 많이 고민하고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었다면 지금은 내가 뭘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Q. 어떤 걸 해야 한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나?
엔 : 그건 내가 잘하게 되면, 뭔가 성과가 나오면 그때 말씀드리고 싶다. 못 할까 봐 라는 걱정 때문에 말을 안 하는 건 아니다. 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다 해 놓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나는 이렇게 했어요’ ‘이렇게 생각을 해서 한 거예요’라고 말하며 성과를 보여주고 싶다.

Q. 그러고 보면 엔은 항상 자신의 희망 사항보다는 빅스가 이러이러했으면 좋겠다 라는 식으로 말하곤 했다. 리더의 자리는 어떤가, 많이 무겁나?
엔 : 가볍게 여길 자리는 아닌 것 같다. 빅스를 책임지는 일이다 보니 나보다도 더 비중을 많이 두게 되는 것 같다. 내 생각을 하더라도 빅스가 연관돼서 떠오르고. 사실 빅스가 잘 돼야 내가 잘 된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그래서 항상 그렇게 말하곤 했던 것 같다. 무겁게 느껴지지 않느냐고? 무겁게 느껴진다, 당연히. 많이 무겁다.

Q. 동갑 친구인 레오가 힘이 많이 되어 줄 것 같다. 그런데 레오가 엔에게 “좋다”라는 식으로 감정 표현을 한 걸 본 적이 없다. 사적으로도…?
엔 :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공식적으로도 안 한다.
홍빈 : 대신 “저리 가”를 말하지. (웃음)
라비 : 보이는 그대로다.

Q. 드러나게 표현하지 않아도 멤버들은 레오가 자신들을 생각해 주고 있다는 걸 다 느끼고 있지 않나.
엔 : 안다. 그러니깐 더 그렇게 하는 거고.
켄 : 나 같은 경우엔 레오 형에게 장난을 많이 친다. 그러면 레오 형이 웃으면서 토닥여준다거나 ‘귀엽네’하는 식으로 바라봐 준다. 그거 하나로 ‘형이 나를 생각해주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귀찮아 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홍빈 : 밥 먹을 때도 맛있는 게 있으면 챙겨주고, 뭐 가져가야 할 게 있으면 “가져가” 이러면서 이것저것 챙겨주고. 여러 가지로 많이 신경 써주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라비 : 지내보면 안다. 챙김을 받으니깐.

Q. 아까 켄이 개인 촬영을 할 때 다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색해하지 않았나. 그 모습을 지켜보던 레오가 포즈를 취해 켄에게 시범을 보여준 다음 다시 촬영이 시작되자 켄에게 ‘괜찮지?’ 하는 식으로 눈빛을 보내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건 그런 걸 말하는 건가?
켄 : 맞다, 맞다. 자세 같은 것도 형이 많이 알려주고 그런다.
레오 : 켄은 팬들 앞에서나 뭘 할 때 알고 하는 게 아니라 모르고 한다. 그걸 팬들이 좋아하는 거고. 그리고 항상 화보를 찍은 뒤에 나온 잡지를 보며 “아, 이때 좀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을 한다. 아쉬워하는 게 많아서 내가 다 잘하는 건 아니지만 옆에서 봐주면서 모니터해줄 수 있는 부분은 해주려고 한다. 모든 멤버들이 다 그렇게 한다.

빅스 홍빈, 혁(왼쪽부터)

빅스 홍빈, 혁(왼쪽부터)

Q. 스웨덴에서 ‘대답은 너니까’ 뮤직비디오 촬영 때 혁과 함께 서 있던 홍빈이 “이런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굉장히 잘 나오고, 뮤비를 기대해 볼 만한 장소인 것 같다”라고 말한 거, 혹시 기억하나? 공간이 빚어내는 분위기나 풍경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 보였다.
홍빈 : 감각이라고 해야 하나. 처음에는 그런 걸 보는 눈이 없었다. 사진을 찍다 보니 좋은 사진들이 한두 장씩 걸리면서 나중에는 더 잘 찍어보고 싶다, 어떻게 해야 이런 장면이 나올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잘 때도 생각하게 되고, 걷다가도, 아니면 멤버들을 보다가도 ‘아, 이 구도가 괜찮겠다’라는 느낌도 많이 받게 되고 그랬다. 사진을 많이 찍다 보니 생긴 느낌들인 것 같다.

Q. 그래서 그런 얘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여태까지 찍은 사진들은 다 어떻게 했나?
홍빈 : 내 이름을 딴 ‘HB’ 폴더 안에 나라마다 사진들이 분류되어 있다. 아직은 날짜로만 되어 있고 ‘베스트’ ‘워스트’ 이렇게 따로 정리해 두진 않았다. 일단 저장만 해 두고 있다.

Q. 뜬금없겠지만, 꼭 해보고 싶었던 질문이다. 스스로 잘생겨 보인다고 생각할 때는?
홍빈 : 나는 내가 잘 생겼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다. 오히려 “저 사람은 저렇게 잘 생겼는데 나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만약에 잘 생겨 보이는 순간이 있다면 모든 남자들이 공감하겠지만 샤워하고 난 후? 그 정도다.
엔 : 아니, 지금 장난하나. (웃음)
라비 : 계속 씻어야 하나?

Q. 다른 멤버들도 그런가?
엔 : 난 메이크업 했을 때다.
홍빈 : 왜, 엔 형 머리 말리고 스킨 바를 때 자기가 잘 생겼다고 했잖아. (웃음)

Q. 막내 혁은 ‘빅스티비’만 봐도 말을 정말 잘 하는 것 같다. 청산유수다!
혁 : 와우!

Q. 연습이라도 하는 건가?
혁 : 안 한다. (웃음) 학창시절에 발표했던 것들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수업 시간에 묵묵히 받아 적으면서 공부하는 학생이라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조용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을 정도로 수업을 주도했다. 발표하면 ‘상점’을 줬는데, 몇 개씩 모아오면 청소를 면제시켜 주고 그런 게 있어서 좀 열심히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발표를 정말 열심히 했었다.
라비 : 수업 끝나고 종 쳤는데도 질문하고 그런 학생은 아니었지?
혁 : 에이, 그러진 않았다. 난 쉬는 시간을 좋아했기 때문에.
홍빈 : 다행이다. 널 싫어할 뻔했어. (웃음)
혁 : 쉬는 시간이면 겨울에는 종이 박스 같은 거 뜯어서 뒷산에 가서 친구들하고 썰매를 타기도 했고, 여름에는 밖에서 축구를 하든 그냥 뛰어놀든 했다. 개구쟁이였다. (웃음)

빅스 켄, 라비, 엔, 홍빈, 레오, 혁(왼쪽부터)

빅스 켄, 라비, 엔, 홍빈, 레오, 혁(왼쪽부터)

Q. 빅스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항상 트렌드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빅스가 생각하는 트렌드, 이건 과연 뭘까?
엔 : 되게 간단하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예로 들어보면, 전지현 님이 옷을 입고 나오면 그게 매진이 된다고 들었다. 물론 그 옷이 예쁜 것도 있겠지만 ‘전지현이 입은 옷’이라서 그렇게 되는 부분도 분명 있지 않나. 그런 부분들을 말했던 것 같다. 우리도 ‘렌즈 끼는 아이돌’ ‘뱀파이어 콘셉트 하는 아이돌’이 아니라 ‘빅스가 끼는 렌즈’ ‘빅스가 하는 콘셉트’ ‘빅스가 입는 옷’처럼 그런 식으로 트렌드가 되고 싶다.

Q. 그렇다면 가장 기본적인 것, 음악의 힘은 뭐라고 생각하나?
라비 : 이건 입장에 따라 다를 거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음악을 만들거나 음악을 표현하는 사람에게서 그 기운이나 감성을 전달받을 수 있을 거다.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자신이 가진 생각과 감성을 듣는 이에게 전달할 수 있는 거, 이게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다. 결국, 듣는 이와 만드는 이 그리고 보여주는 이의 커뮤니케이션 아닐까.

Q. 빅스가 2014년 트렌드가 되기를 기원하며, 마지막 질문이다. 2014년 12월 31일, 자신의 일기장에 일기를 쓴다고 가정했을 때 어떤 글이 쓰여질 것 같나?
홍빈 : 아쉬움의 글을 쓸 것 같다. 이번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만큼 보답해 드리지 못한 게 좀 아쉬웠다. 다음 해에는 좀 더 발전하는 내가 되겠다 라고 각오를 다짐하지 않을까.
레오 : 2014년도 너무 행복했다 라는 말을 쓰고 싶다.
켄 : 빅스가 이만큼 성장해서 너무 좋고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적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주위의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혁 : 작년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많은 것을 이룰 수 있게 해 준 팬들에게 고맙다고 쓰고 싶다. 그리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행복한 한 해를 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라고 쓰고 싶다.
라비 : 만약 2013년 12월 31일이었다면 올해에 내가 이루고 싶은 걸 다 이뤘다, 아쉬움이 있지만 이뤘다 라는 성취감을 적었을 것 같다. 2014년 12월 31일에도 역시 내가 새해를 맞이하면서 꿈꿨던 올해의 소망이 다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엔 : 나는 실제로 작년 12월 31일에 일기를 썼다. 다 얘기할 수는 없지만, ‘수고했다’라는 말을 제일 처음에 썼다. 2014년 12월 31일에는 ‘잘했다’라는 말을 적고 싶다. 사실 작년에 ‘잘했다’라는 말을 쓰고 싶었는데, 그러기에는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어서. 올해에는 ‘잘했어’라고 적고 싶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더 자세한 이야기와 빅스의 화보는 텐아시아가 발행하는 매거진 ‘10+Star’(텐플러스스타) 3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