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정도전’, 벼랑 끝에 선 두 남자 드디어 손잡았다

KBS1 '정도전' 방송 화면 캡처

KBS1 ‘정도전’ 방송 화면 캡처

KBS1 ‘정도전’ 17회 2014년 3월 1일 오후 9시 40분

다섯 줄 요약
역심을 품었다는 혐의로 조정에서는 이성계(유동근)를 개경으로 부르고, 혹 그가 반란을 일으킬 것을 대비해 개경에 있는 가솔들을 붙잡아 놓는다. 진퇴양난에 빠진 이성계는 정몽주(임호)의 진심 어린 설득에 함주의 막사를 떠나 개경으로 향한다. 이성계는 석고대죄를 하는 등 나름대로 수를 띄었지만, 이인임(박영규)는 이참에 이성계의 힘을 빼앗으려 동북면 사병을 국가에 헌납하라고 요구한다. 묘안이 필요했던 그때, 이성계는 그를 몰래 찾아온 정도전(조재현)의 도움을 받게 된다.

리뷰
벼랑 끝에서 두 남자가 만났다. 이미 오래전 이인임의 눈 밖에 나 개경 밖으로 쫓겨난 남자 정도전과 뛰어난 무장으로 권문세가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된 남자 이성계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위기의 순간이 되어서야 손을 맞잡게 됐다.

포은 정몽주조차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었던 상황에 정도전이 묘책을 찾아낼 수 있었던 까닭은 그가 이미 이인임과 대결에서 수차례 패배를 경험하며 누구보다도 이인임을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돌아왔지만, 이성계가 정도전의 조언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시점부터가 ‘정도전’의 이야기가 본격화된다고 느껴지는 이유다.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를 택한 이성계와 정도전의 연합은 상상 이상의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각 인물간의 대립구도도 명확해졌다. 이인임과 권문세족 일가와 최영(서인석), 정몽주, 이성계, 정도전의 대립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으로는 서로 국가에 대한 인식의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정도전, 이방원의 연합과 뼛속까지 고려인인 정모주가 자신의 막역지우 정도전이 새 국가를 세우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상황 또한 ‘정도전’의 하나의 변곡점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일부 논란의 여지는 존재하더라도, 역사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이미 결과가 공개된 ‘정도전’의 이야기에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는 그 사건과 사건 사이의 미묘한 틈새를 가득 채우는 중년 배우들의 열연이 있기 때문. 살아 숨 쉬는 듯한 캐릭터를 구현해 극에 활력을 더한 배우들이 있기에 오늘도 ‘정도전’은 뜨거웠다.

수다 포인트
– “이 사람은 이인임의 목을 따고 자결하는 한이 있어도, 그렇게는 못하겠슴메.”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게 대의라고 말하는 유동근, 상남자가 따로 없네요.
– 나날이 미쳐가는 우왕, “무능한 간부는 적보다 더 무섭다”는 옛말을 통감하게 됩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BS1 ‘정도전’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