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전지적 덕후시점③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 해설집 – 스토리 편

소녀시대

소녀시대 ‘미스터미스터(Mr.Mr.) 뮤직비디오,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인고의 시간이었다. 소녀시대 팬들, 정말 많이 기다렸다.

지난 2월 11일 소녀시대의 컴백을 예고하는 이미지 티저가 공개되면서 당초 뮤직비디오는 2월 19일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뮤직비디오 데이터 손실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미스터미스터’의 뮤직비디오 공개일정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사실, ‘미스터미스터’의 티저는 지난해 12월 22일 소녀시대의 단독 콘서트 ‘메르헨 판타지(Märchen Fantasy)’에서 이미 최초로 공개된 바 있어 뮤직비디오 공개는 이 날로부터 꼭 69일이 걸렸기에 기다리는 이의 애간장은 더욱 탔을 터. ‘미스터미스터’처럼 파워풀한 댄스곡을 음원만으로 듣는 것은 다소 밋밋하다. 또한 지난 2월 24일 ‘미스터미스터’ 음원 발표 이후 음악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면서 뮤직비디오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높아졌다. 극에 달한 팬들의 초조함을 소녀시대는 짤막한 일상 영상들로 달래주고 있던 이 때, 2월 28일 소녀시대의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69일이라는 시간 동안 소녀시대를 기다렸던 ‘덕후’는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를 어떻게 봤을까. ‘소녀시대 전지적 덕후시점’ 3탄이다. 이번에는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고 있는 E양에게서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 해설집을 부탁했다. 해설집의 첫 번째는 전체 평가와 스토리다.

# 전체 평가 : 뽀샤시 효과와 남자 댄서 꼭 필요했을까?

소녀시대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

소녀시대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

데이터가 파손됐던 뮤직비디오는 소녀시대의 비주얼로 다시 살아났다. 비록 댄스브레이크 부분이 길지 않았고 재촬영한 느낌이 물씬 나지만 오히려 ‘미스터미스터’ 실제 무대에 대한 갈증을 더욱 높였다. 소녀시대는 분명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것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치명적인 매력을 실제 무대에서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그룹이다.

그러나 소녀시대는 분명 어느 각도에서 어떤 식으로 찍어도 빛날 수 있는 사람들인데, 뮤직비디오 곳곳에서 화면에 일명 ‘뽀샤시 효과’를 줘서 소녀시대의 외모가 상대적으로 흐려 보이게 만든 것은 뮤직비디오 제작자의 잘못된 선택으로 보인다. 뽀샤시 효과가 없었어도 소녀시대는 빛이 났을 것은 분명하다. 또 남자 댄서가 꼭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컷만을 놓고 봤을 때는 남자 댄서의 역할이 모호하다. 물론 뮤직비디오에 나온 소녀시대의 ‘미스터미스터’ 퍼포먼스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기에 절대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 소녀시대는 언제나 상상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 스토리 : 9명의 역할 찾기 + 가사를 살리는 묘미 쏠쏠

소녀시대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

소녀시대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

소녀시대의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뮤직비디오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분명 ‘아이 갓 어 보이’ 뮤직비디오가 지닌 다채로운 색감 때문이다. 이번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 역시 주로 핑크계열의 색을 이용하여 점점 힘을 잃어가는 남자의 의식을 살려내는 ‘생명력 있는’ 소녀시대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힘을 잃은 채 벽에 기댄 남자에게 청진기를 댄 태연, 수술모자를 쓴 제시카, 남자에게 산소호흡기를 끼워주는 수영, 의식을 잃은 남자의 심장박동 소리를 듣는 윤아, 한 알 한 알 약을 고르는 서현, 촛불을 든 써니, 인공심장을 만지작거리는 효연과 유리 등 소녀시대 멤버들은 모두 점점 의식을 잃어가는 남자가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동작을 한다.

이윽고 2절 ‘나를 빛내줄 선택받은 자 그게 바로 너 Mr. Mr.’ 파트가 끝나갈 때 즈음 소녀시대 멤버들은 핑크 계열의 옷을 입고 수술실 안으로 들어선다. 이들은 수술차트를 빠르게 넘겨보고, 짙은 아이라인을 한 수영은 마스크를 쓴다. 2절이 완전히 끝났을 때 중앙에서 동심원 모양의 하얀 빛이 빠르게 화면 전체를 덮고, 수술실 문이 활짝 열린다. 아마도 완전히 의식을 잃어버린 채 수술대에 누워 있을 남자를 효연과 써니, 윤아가 내려다본다. 그리고 ‘1, 2, 3, 4, Hey!’와 함께 소녀시대의 댄스 퍼포먼스가 시작된다.

댄스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소녀시대는 계속해서 수술을 준비한다. 서현이 들여다보고 있던 알약들이 바닥에 쏟아지고, 써니는 핑크색 수액을 주의깊게 들여다보며, 마스크를 낀 수영은 수액이 떨어지는 속도를 조절하고, 효연은 수술장갑을 끼고, 서현은 메스를 들고 있다. 댄스브레이크가 끝나고 윤아와 태연이 주고받는 가사가 시작될 때 소녀시대 멤버들은 남자의 양복 재킷을 벗기고 인공 심장을 주입한다. 이들은 남자의 죽어버린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 써니가 들고 있던 촛불이 꺼지고 유리가 수액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을 무렵, 티파니가 ‘오직 그대만이 이뤄낼 내일 앞의 너’를 부를 때 남자는 ‘눈을 뜬다’. 즉, 가사의 내용과 남자가 눈을 뜨는 시점이 일치하는 것이다. 윤아와 태연은 ‘지금 세상안에 누구보다 먼저 널 던져 더 치열하게 Mr. Mr.’라고 말하면서, 의식을 잃어버린 남자가 깨어날 수 있도록 힘을 주며, 티파니는 남자가 ‘내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남자는 소녀시대가 사라지고 불이 꺼진 수술대에 앉아 주위를 둘러본다. 죽어버린 남자에게 생명력을 준 소녀시대는 이미 사라진 뒤이다.

소녀시대는 어디로 간 것일까? 죽은 남자에게 생명력을 준 소녀시대는 당당하게 어두운 통로를 걸어 나오는데, 소녀시대가 남자에게 자신의 생명을 던지고 죽어버린 것이라면 소녀시대가 강렬한 레드계열의 옷을 입고 매우 자신감 있게 걸어나오는 것이 다소 이해하기 어렵긴 하다. 하지만 가사와 관련된 스토리를 뮤직비디오에 녹여냈다는 점은 이번 소녀시대의 뮤직비디오가 SM이 그간 선보여왔던 뮤직비디오의 형태, 즉 단조로운 색깔의 세트에서 춤을 보여주고 그치는 형태에서 탈피했다는 사실이다.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에 출연했던 남자배우가 별다른 스토리 없이 몇 초 정도 등장했다면 이번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남자 배우는 소녀시대가 지닌 생명력 있는 이미지와 대척점에 선 죽어가는 캐릭터를 보여줬다.

또한, 남자를 살려내려는 소녀시대의 모습은 초 단위로 지나가기 때문에 팬들은 소녀시대가 뮤직비디오 속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분석하기 위해 뮤직비디오를 굉장히 자세하게 감상하게 되었다. 단순히 퍼포먼스만 보고 지나치는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팬들로 하여금 ‘생각하면서 보는’ 뮤직비디오를 내놓았다는 데서 이번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의 스토리는 꽤나 가치 있는 부분이었다.

(소녀시대 전지적 덕후시점④ ‘미스터미스터’ 뮤직비디오 해설집 – 퍼포먼스·비주얼 편 에서 계속)

소녀시대 전지적 덕후시점① 소녀시대 팬이라고 왜 말을 못해! 여덕과의 대담 보러 가기
소녀시대 전지적 덕후시점② ‘미스터 미스터’ 수록곡 완전 해부 보러 가기 

정리.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소녀시대 ‘미스터미스터’ M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