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정의 뭔걱정, 소녀시대 ‘미스터미스터’ 예상 한대로 VS 예상 벗어나

멋진 무대 선사하는 소녀시대 2

소녀시대 새 앨범 ‘미스터미스터(Mr. Mr.)’가 베일을 벗었다. 산소 호흡기를 입에 대주는 앨범재킷처럼 참 많은 이들이 소녀시대의 신보를 기다렸다. 한국시간으로 24일 오후 5시 전 세계 동시 공개된 소녀시대의 신보 타이틀곡 ‘미스터미스터’는 음원 공개 1시간 만에 멜론 등 국내 주요 7개 음원사이트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서는 24일 오후 6시 30분 기준으로 태국 아이튠즈 메인 차트에서 2위, 말레이시아 5위, 홍콩 14위, 대만 21위, 필리핀 52위, 인도네시아 63위 등 해외 차트 100위 안에 드는 저력을 보였다.

음원 공개 시간으로 오후 5시로 한 것이 흥미롭다. 국내 음원사이트는 대개 낮 12시에 음원을 공개하는 것이 보통이다. 몇몇 뮤지션의 경우 낮 시간의 경쟁을 피하고자 자정에 음원을 공개하는 꼼수를 쓰는 경우도 있다. 소녀시대의 다소 애매한 시간인 오후 5시에 신보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SM엔터테인먼트 측의 관계자는 “금일 오후 5시에 신곡을 공개하는 이유는 국내 팬들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의 시차를 고려해 이들이 신곡을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한 것”이라고 전했다. 즉, 소녀시대의 신보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팬은 이제 국내에만 머물러있지 않다는 말이다.

2007년에 데뷔해 8년차를 맞이하는 소녀시대의 네 번째 미니앨범 ‘미스터미스터’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반기 가요계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유인즉슨, 현재 걸그룹 ‘원톱’인 동시에 거대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원톱’이기 때문이다. 소녀시대가 초미의 관심사를 끄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겠다. 첫 번째 국민적 관심을 받는 걸그룹, 두 번째 매머드급 보이그룹 못지않은 절대 팬덤을 거느린 걸그룹,(이 첫 번째와 두 번째를 동시에 충족하는 걸그룹은 국내에서 소녀시대가 유일하다) 마지막 세 번째로 자체 프로덕션팀을 비롯해 막강한 A&R을 통해 해외에까지 작곡가군이 걸쳐 있는 SM의 소녀시대인지라 그 음악적 결과물 역시 큰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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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미스터미스터’에 수록된 6곡은 예상한대로 상당한 음악적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소녀시대는 전작인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에서 다양한 스타일이 한 곡에 집약된 복잡하고 극적인 구성의 악곡을 선보인 바 있다. 이는 아이돌그룹의 음악으로써 꽤 실험적이고, 힘을 준 음악이었다. 때문에 이번 타이틀곡 ‘미스터미스터’ 역시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끔 했다. 더구나 이 곡은 비욘세,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팝스타들과 작업해온 프로덕션팀 언더독스가 작업한 곡이 아닌가?

예상 외로 소녀시대가 신보에서 음악적인 파격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미스터미스터’는 ‘아이 갓 어 보이’처럼 다층적인 구성을 가지지 않는다. 두 가지 정도 되는 다른 콘셉트의 멜로디를 접붙이기 한 것은 ‘훗(Hoot)’을 연상케 한다. ‘미스터미스터’의 최대 강점은 멜로디다. 최근의 소녀시대 타이틀곡들은 SM의 기조에 따라 무대를 유념하고 꾸려지다보니 귀에 꽂히는 키 멜로디보다는 드라마틱한 구성에 방점을 뒀다. 하지만 ‘미스터미스터’는 한두 번 정도 들으면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멜로디가 강하다. 이처럼 파격을 피하고 접근하기 쉬운 곡을 들려준 것은 ‘센 것’을 보여줄 거라는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나머지 5곡은 기존의 소녀시대 앨범에서 만날 수 있었던 ‘세련된 사운드+접근하기 쉬운 멜로디+복고풍’의 어법을 잘 따르고 있다. 수록 곡들은 대체적으로 친숙한 멜로디를 들려준다. ‘미스터미스터’를 제외한 나머지 5곡은 다소 팝적이고, 기존 음반들에 비해 레트로, 즉 복고풍의 곡들이 꽤 많이 들린다. 여기서 팝적이라는 말은 가요보다는 팝송을 듣는 느낌이라는 말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그룹인 영국의 원 디렉션과 함께 작업했던 작곡가 린디 로빈스가 작곡에 참여한 ‘굿바이’는 영미 팝 스타일의 친숙한 문법이 잘 나타난다. SM에 소속된 작곡가 켄지가 만든 ‘유로파’는 복고풍의 신스팝이 잘 나타난다. 이 역시 첨단의 스타일을 좇기보다는 친숙함을 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주형, 지하이(G-High) 등 국내 작곡가들이 만든 ‘웨잇 어 미닛(Wait a Minute)’도 마찬가지로 복고풍의 맛이 잘 살아있다. ‘백허그(Back Hug)’는 8년차를 맞이하는 여성그룹의 성숙함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새 앨범 ‘미스터미스터’에서 소녀시대는 파격보다는 익숙함을 택했다. 소녀시대가 ‘지(Gee)’ ‘아이 갓 어 보이’ 등과 같이 미국, 일본의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음악(때로는 무국적인 음악)을 선보일 때 더 빛났다는 것을 돌이켜보면 이번 신보의 친숙함은 다소 의외의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면 8년차를 맞는 걸그룹이 대중이 감상하기 쉬운 음악을 선보이는 것도 미덕이라 할 수 있겠다. 6곡이 귀에 단숨에 쏙 들어올 정도로 듣기 좋은 팝 앨범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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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