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비빔밥> vs <개콘>

<보석비빔밥> MBC 토-일 밤 9시 45분 1-2회
방영 첫 주에 모든 것을 다 보여주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 요즘 드라마들과 달리 <보석비빔밥>의 첫 주는 한창 안정되게 방영 중인 일일극의 중간 에피소드를 뚝 떼어다 놓은 것처럼 태평스러웠다. 캐릭터에 대한 차분한 소개나 배경설명도 없다. 첫 장면부터 다짜고짜 등장한 인물들이 다짜고짜 춤을 추고 낯선 외국인이 다짜고짜 들이닥치며 시청자들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의아해할 새도 없이 이야기는 천연덕스럽게 흘러간다. 분명히 뭔가 수상쩍고 기이하지만 원래부터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있던 세상이라는 듯 태연하고 뻔뻔스럽게 펼쳐지는 이야기가 임성한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임을 떠올려볼 때 <보석비빔밥>은 역시 그녀의 작품이 맞다. 하지만 <보석비빔밥>은 시청자들이 그 이상한 세계를 매일 반복적으로 지켜보는 동안 저도 모르게 설득당하며 채널을 고정하게 되는 일일극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물론 주말극도 압축적인 갈등의 장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보석비빔밥>의 첫 주는 지나치게 밋밋했다. 피혜자(한혜숙)의 가슴 확대 수술 소동과 끝순(최아진)의 개싸움이 그나마 극을 시끌벅적하게 했지만 그것조차 양가의 문제적 인물들이 매번 되풀이하는 해프닝 중 하나로 드라마틱한 전개와는 거리가 멀었다. 아무리 요리하고 먹는 장면이 극적 사건 못지않게 중요한 무게를 지닌 우리 일상의 일부이며 캐릭터를 설명하는 중요 도구라는 임성한의 철학이 중요하다해도 라면과 불고기가 주요인물 못지않은 비중으로 클로즈업되고 그 조리 과정이 롱테이크로 그려지는 건 적어도 첫 주에는 자제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나마 똑똑하고 야무진 보석 4남매의 조화가 기대 이상으로 훈훈했다는 것과 백조(정혜선), 결명자(김영옥) 할매 콤비의 활약이 귀엽다는 것이 첫 주의 가장 큰 성과라 하겠다.
글 김선영

<개그콘서트> KBS2 일 오후 9시 5분
지난 10년 간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역사는 한국 개그의 역사였다. 10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콘서트 형식의 공개 코미디는 개그의 한 형태로 완전히 자리 잡았고, 신인 개그맨들은 바로 그 무대에서 수많은 관객들과 호흡하며 개그를 배우고, 성장해 왔다. <개콘> 열돌 잔치는 그야말로 별들의 잔치였다. 남희석, 조혜련은 ‘독한 놈들’에서 위험하고 독한 개그를 선보였고, ‘할매가 뿔났다’에서 유상무의 첫사랑으로 분한 신동엽은 장동민을 압도하는 변태 할머니로 등장했다. 정형돈은 ‘DJ변’의 광고에, 유재석 노홍철과 함께 ‘고음불가’까지 선보였다. 소녀시대는 자신들의 노래를 ‘고음불가’로 바꾸어 불렀고, 임창정은 ‘씁쓸한 인생’의 빈 보스 자리에 앉았다. ‘헬스보이’에 맞서는 약골 캐릭터로 등장한 이윤석과 김태원, 출산드라에 맞서는 ‘번식드라’로 D라인을 자랑한 김지선도 있다. ‘봉숭아 학당’의 오랜 스승이었던 김미화는 진짜 강선생님(강부자)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개콘> 역사에서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과거의 그들이 보여준 무대다. 박성호와 강성범, 임혁필, 정종철, 김현숙은 ‘봉숭아 학당’의 웃음을 책임지던 캐릭터들로 다시 돌아왔고, 박준형은 오지헌, 정종철과 함께한 ‘사랑의 가족’ 무대에서 무를 갈았다. 정종철의 말처럼, 10년은 무명 개그맨이 인기를 얻고,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도 남는 긴 시간이다. 그 긴 시간 동안, <개콘>을 사랑해온 사람들은 <개콘>을 통해 한 주를 마무리하고, 다시 월요일이라는 평범한 일상을 시작해 왔다. 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1분 1초의 시간이 쌓여야만 한다. <개콘>의 역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고단한 한 주를 웃음으로 위로해주던 그 한 시간들이 꼬박꼬박 쌓여가며 만들어진 것이기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자, <개콘>이 끝났다. 다시 월요일이다.
글 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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