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기황후’, 애절한 이별식과 선위를 둘러싼 머리싸움

기황후0217_2

MBC ‘기황후’ 방송캡쳐

MBC ‘기황후’ 30회 2014년 2월 17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냉궁으로 쫓겨난 타나실리(백진희)는 참혹한 나날을 보내고, 연철(전국환)은 선위를 통해 세를 역전하려 한다. 타환(지창욱)은 행성주들을 포섭해 선위 공작에 대비하지만, 황태후(김서형)의 만찬이 있는 날 행성주들은 모두 연철에게로 향한다. 한편 승냥(하지원)과 작별을 고한 왕유(주진모)는 행성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장부를 탈탈(진이한)에게 전한다. 바로 매박상단에서 발견한 비밀장부로 왕유에게 마음을 연 연비수(유인영)가 암호를 풀어주었다.

리뷰
궁녀가 된 승냥(하지원)과 왕유(주진모)가 드디어 만났다. 이별하기 위해서. 서로에게 정을 떼기 위해 내뱉었던 말은 상대방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생채기를 냈다. 승냥은 왕유를 외간남자라 칭하며 자신을 기억하지 말라고 했고, 이에 왕유는 이미 지워버리고 싶은 과거라며 미련이 없다고 했다. 서로를 향한 모진 말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을 위한 배려였다.

승냥이 입장에서 원나라의 후궁인 자신과 그 영향력 아래 있는 고려의 왕이 엮이는 건 왕유의 목숨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존폐를 위협하는 희대의 위험한 치정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요. 왕유 또한 궁녀가 되는 걸 택한 승냥이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아파하지 않도록 슬픔의 무게를 덜어주려는 계산이었다. 승냥과 왕유의 절절한 사랑은 힘없는 나라에서 태어난 걸출한 인물들이 결국 서로의 길을 가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다. 그런데 애절한 두 사람의 이별식보다 더 눈길을 끈 건 선위를 둘러싼 머리싸움이었다.

타나실리(백진희)는 불을 때선 안 되고 따뜻한 옷도, 맛있는 음식도 허락되지 않는 냉궁 생활을 시작했다. 고드름이 줄줄이 걸려있는 냉궁은 요즘 대세인 ‘겨울왕국’을 살짝 떠올리게도 했다. 예능 ‘진짜사나이’ 멤버들도 겪지 않을 혹한기 체험을 톡톡히 하는 타나실리가 믿을 건 오직 하나 연철이다. 안 그래도 연철은 황후를 대리청정으로 하는 선위를 기획하고 있었다. 그리고 연철의 선위 작전을 둘러싸고 모든 인물들이 얽히기 시작했는데 이게 재미있는 대목이다.

직접적으로 대결을 해야 하는 연철가와 타환, 승냥 그리고 황태후뿐만 아니라 선위를 막기 위해 행성주들의 포섭이란 임무를 맡은 백안과 탈탈도 위험한 줄타기를 하게 됐다. 흑수의 죽음에 의혹을 품은 연철이 선위 과정에서 그들의 변심여부를 알아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철의 신임을 받고 있는 왕유와 연비수도 한 다리를 걸쳤다. 암호로 적힌 비밀장부의 해독을 연비수가 해냈고, 그 장부가 행성주들이 연철의 반대편에 서게 할 신의 한수가 될 예정이다. 그 동안 변방을 떠돌며 연철의 돈줄을 노리던 왕유가 결국 큰 건을 해낸 셈이다. 극중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주진모의 약진을 기대하고, 유약함의 대명사가 된 타환의 카리스마 있는 황제로의 변신도 기대해 본다.

수다포인트
– 고드름이 낀 타나실리의 냉궁에서 겨울왕국이 떠오른다.
– 존재감 빛나던 흑수(오광록) 정말 이대로 퇴장인가요?
– 왕유에게 옥쇄가 찍한 중요한 선위 조서를 꺼내 초딩처럼 자랑하는 연철! 왜 귀여울까?

글. 박혜영(TV리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