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 쇼케이스│소녀시대보다 어리게, 2NE1보다 강하게

“저도 이 그룹의 막내와 나이 차이가 적지 않네요.” 지난 2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그룹 f(x)의 쇼케이스. MC를 맡은 그룹 소녀시대의 써니는 그들을 소개하며 한숨을 쉬었다. f(x)의 멤버 중에는 1994년생도 있었기 때문이다. f(x)는 SM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걸그룹 이라는 점에서 데뷔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이 날 쇼케이스에서 보여준 f(x)의 모습은 SM엔터테인먼트가 그들을 기획한 이유를 명확히 보여줬다. f(x)는 소녀시대보다 더 어리고, 더 다국적인 활동이 가능한 그룹이다. 리더 빅토리아를 빼면 모든 멤버가 10대 중반의 나이고, 빅토리아와 앰버는 각각 중국인과 중국계 미국인이다.

2NE1, 포미닛을 잇는 다국적 또래 걸그룹

f(x)의 쇼케이스는 그들의 이런 특성을 드러내기 위해 여러 부분에 신경을 쓴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10대들이 따라하고 싶어 할 법한 크고 다양한 색깔의 액세서리를 몸에 걸쳤고,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시간에는 섹시한 스타일의 안무뿐만 아니라 힙합 스타일의 옷을 입고 보다 격렬한 춤을 추기도 했다. 소녀시대가 성장하면서 점점 더 팬층의 연령층이 높아질 것이라면, f(x)는 그들의 또래인 10대 소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을 내세웠다. 특히 ‘여고에서 초콜릿 좀 받을 것 같은 잘생긴 얼굴’의 앰버가 그룹에서 래퍼를 맡는 것은 그들이 목표로 하는 팬층을 짐작케 했다. f(x)는 소녀시대의 또 다른 버전이라기보다는 최근 2NE1, 포미닛 등 10대에서 20대 초반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또래 걸그룹’의 흐름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섹시한 느낌의 춤을 출 때도 소녀처럼 활짝 웃는 크리스탈과 설리의 표정은 10대의 발랄함을 보여줬고, 쇼케이스 사이에 보여준 멤버 개개인의 영상들은 앰버와 빅토리아가 외국 출신임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쇼케이스 뒤에 이어진 기자 간담회에서는 아직 한국어가 서툰 빅토리아가 질문을 받으면 재미교포인 크리스탈이 이를 영어로 번역해 앰버에게 알려주고, 다시 앰버가 중국어로 빅토리아에게 설명해주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빅토리아와 앰버

또한 빅토리아와 앰버는 쇼케이스에서 유난히 두드러진 무대를 보여줬다. 열 살 때부터 중국 무용을 배웠다는 빅토리아는 뛰어난 유연성으로 발레와 아크로바틱의 중간 쯤 되는 춤을 선보였고, 엠버는 영어 랩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메인 보컬을 담당하는 루나와 소녀시대의 제시카의 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은 크리스탈, SBS <서동요>에 출연한 바 있는 아역 배우 출신 설리가 무대 위에서 표정과 춤의 동선으로 보여주는 감정 표현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SM엔터테인먼트가 요즘 걸그룹의 트렌드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소화한 결과물이 f(x)인 셈. 최근 전성기이자 변화기를 겪고 있는 한국 걸그룹들의 경쟁 속에서 업계의 선두주자가 내놓은 f(x)가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제공_ SM엔터테인먼트

글. 강명석 (two@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