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맨땅에 헤딩>│박지성을 향해 헤딩!

스포츠 드라마다. 게다가 신데렐라가 등장하지 않는 청춘 연애물이다.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이런 기획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드라마를 선두에서 끌어가는 주인공 정윤호는 스스로 “제가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맨땅에 헤딩이거든요”라며 배우로서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만들고, 사랑하고, 추천하는 제작진과 출연진은 이것이 볼만한 “휴먼스토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어려워 보이는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박성수 감독과 김솔지 작가, 배우 정윤호, 아라, 이상윤, 이윤지가 9월 2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MBC 수목 드라마 <맨땅에 헤딩>의 제작 발표회를 가졌다.

“찌질한 청춘들을 격려하는 이야기”

마니아 드라마란 작품의 매력에 대한 칭찬인 동시에 시청률 참패를 에둘러 말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MBC <네 멋대로 해라> 이후로 MBC <나는 달린다>, MBC <Dr.깽>에 이르기까지 열혈 팬들과 흥행 비판을 동시에 끌고 다녔던 박성수 감독은 한국 마니아 드라마계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맨땅에 헤딩>의 방송을 앞두고 박성수 감독은 “작가와 감독의 개인적인 해석을 보여주기 보다는 대중과 감정을 교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포부를 통해 보다 쉽고 분명하게 이야기를 전달할 것을 선언했다. 또한 “윤여정 씨가 정윤호의 새 여자로 등장해 복잡한 여자관계가 펼쳐진다. 별이(방준서)와도 어떤 가능성이 있을지 모른다. 박철민, 강신일 등 중년의 러브라인을 포함해 다양한 휴먼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다”는 농담 섞인 설명을 통해 여러 군상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의 접점을 유도하겠다는 심중을 밝혔다. 또한 김솔지 작가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찌질한 청춘들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이야기다. 그들의 편이 되어주고 싶었다”는 소감을 통해 소박하면서도 진실된 작품에 대한 욕심을 전했다. 종합하건대, 정직한 청춘들과 그들을 둘러싼 소박한 어른들의 따뜻한 세계 안에서 만들어 지는 성장담이 될 <맨땅에 헤딩>은 9월 9일 첫방송을 앞두고 있다. 제작진의 의도가 무의미한 헤딩에 끝나지 않고 골든골을 확보할 수 있을지 확인할 날이 머지않았다.

단순무식한 축구 천재 차봉군, 정윤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구단에 입단한 봉군은 탁월한 골 감각을 인정받는 선수였다. 주특기인 발리볼을 앞세워 청소년대표로 선발된 그는 아버지의 재혼으로 가족이 된 어린 별이를 병원에 급히 데려가기 위해 승우(이상윤)의 차를 운전하게 된다. 그러나 순간의 판단은 그에게 무면허, 뺑소니 운전자라는 오명을 씌우고, 그로부터 봉군은 모든 것을 잃게 되었다. 심지어 이 사건 이후로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게 되자, 봉군은 축구를 포기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한다. 닭 꼬치 장사를 통해 새 인생을 개척하려는 그에게 어느 날, 단도직입 그를 스카우트 하겠다는 에이전트 해빈(아라)이 나타난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향한 그의 꿈은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봉군은 슈팅감각은 천부적이지만 저돌적인 성격 때문에 좌충우돌하는 인물이다. 세상을 사는 법을 모르는 것이다.”

위풍당당한 축구 에이전트 강해빈, 아라
중학생 시절, 엄마가 돌아가셨다. 프로 축구 구단주이자 건설회사 사장인 아빠와의 사이는 점점 나빠지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몸도 마음도 멀리 떨어져 있지만, 유전된 취향만은 어쩔 수 없었는지 학생시절 내내 스포츠에 열광하던 해빈은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하기가 무섭게 에이전트 자격증을 취득했다. 스포츠 신문 기자를 거쳐 스포츠 마케팅 회사에 들어갔지만 어린 여자에게 그 세계는 너무나 험난한 곳이었고, 결국 해빈은 봉군을 프로 구단에 입단시키면 동업을 하겠다는 상만(박철민)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머리는 엘리트지만, 음치에 몸치라서 하이힐을 365일 신고 달리면서 항상 넘어지는 인물이다. 꿈을 찾아가는 20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촬영장에서는 ‘드림해빈’이라고 부른다.”

승부욕에 넘치는 변호사 장승우, 이상윤
밝고 건강한 캐릭터들에 비해 다소 복잡하고 어두운 승우에 대해 이상윤은 “다른 인물들은 앞을 보고 달려가고 있다면, 승우는 이미 먼저 그 위치에 가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살아가며 뒤를 쫓아오는 사람들에게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어린 나이에 고시에 합격해 연수원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국내 최고의 로펌에 스카우트 된 후 취미삼아 FC SOUL의 구단 자문 변호사로 일하는 그는 일생 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온 인물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해빈이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봉군에게 마음을 뺏기자 견딜 수가 없다. 게다가 봉군은 오래 전, 자신의 증언으로 모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졌던, 본인이 그렇게 무시하는 인물이다. 처음으로 이기기 어려운 승부를 만난 승우는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순정파 프로 영양사 오연이, 이윤지
별명은 오감자. 중학교 시절부터 엄마가 감자탕집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절부터 단짝 친구인 봉군은 사실 연이가 오랫동안 짝사랑하고 있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아니라고 했지만 FC SOUL, 프로 축구단의 프로 영양사가 된 후에도 연이는 봉군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미 오랜 시간이 흘러 봉군은 그녀를 편안한 친구로만 대할 뿐이고, 연이의 엄마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봉군과 연이가 행여라도 선을 넘게 될까봐 24시간 눈에 불을 켜고 감시를 한다. 심지어 난데없이 봉군의 앞에 나타난 해빈이 봉군과 점점 가까워지자, 연이는 다급한 마음에 거짓말을 동원해 그녀를 떼어 놓으려고 한다. “나는 현장에서 ‘산소연이’로 통한다. 산소처럼 항상 봉군의 옆에서 때로는 마누라처럼, 친구처럼, 누나나 엄마처럼 그가 멋진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관전포인트
여름이 다 지나간 시점에서 선보이는 청춘 드라마에 수많은 10대, 20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역시 그 중심에 동방신기의 리더인 유노윤호가 있기 때문이다. 본인을 소개하면서 “정윤호가 아니라 오늘은 차봉군입니다!”라고 말할 만큼 역할에 깊이 빠져있는 정윤호는 이날 공개된 동영상 안에서 젊고 풋풋한 운동선수의 모습과 아직은 서툰 신인 연기자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그러나 박성수 감독은 “원래 동. 방. 신. 기. 이렇게 4명인 줄 알았다. 그러나 윤호를 만난 후 그룹에 대한 편견을 깼다. 10대 시절 서울역에서 노숙했던 공통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너는 내 잃어버린 형제구나!’라고 할 정도로 윤호의 감춰진 모습을 많이 발견했다. 차봉군 그대로의 인물이며, 정윤호 때문에 이 드라마를 준비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극찬을 통해 그의 연기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켰다. 박성수 감독의 <나는 달린다>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 했던 에릭의 뒤를 이어 또 한명의 멀티플레이어가 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