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윤소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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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ame is 윤소희. 땅이름 소(邵), 빛날 희(熙) 자를 쓴다.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인데, 원래 ‘땅이름 소’ 자를 이름에는 잘 안 쓴다고 한다. 어쨌든 무언가를 빛낸다는 뜻이 마음에 든다. 긍정적인 내 성격이랑 닮았다는 생각도 들고.

정말 우연찮은 기회로 데뷔하게 됐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대학입시 결과가 나오고 동네 헬스장에 다니고 있는데, 마침 그곳에 다니던 연예 기획사 관계자에 눈에 띄어 처음 제의를 받았다.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막상 소속사에 들어가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학교 다니면서 일주일에 2~3번씩 군소리 없이 서울과 대전을 오가니까 ‘배우 되겠다는 이야기가 농담이 아니구나’ 하시면서 허락하셨다.

과학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에 들어갔다. 이과 공부에 처음 관심을 두게 된 건 중학교 2학년 때다. 학년이 올라가며 심화된 내용을 배우니까 가장 적성에 맞는 게 화학이더라. 또 인체 과학과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도유망한 분야이지 않은가(웃음).

연기와 공부를 병행할 수 있었던 건 부모님의 남다른 양육법 덕분이다. 건축과 교수이신 아버지는 예절과 일반적인 상식을 강조하셨고, 어머니는 친구처럼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나는 아무리 무언가를 시켜도 할 마음이 안 생기면 안 하다는 타입이라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굳이 공부를 꼭 해야 한다고 강요하시지 않은 게 내게는 더 큰 도움이 됐다.

‘식샤를 합시다’가 사실상 첫 작품이다. 오디션 제의가 들어왔을 때부터 ‘내가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윤진이가 너무 귀엽더라. 긴장하면 원래 실력의 반도 발휘는 못 하는 성격이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박준화 PD가 “캐릭터가 잘 맞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06윤진이를 연기하며 가장 집중한 부분은 톤 조절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긍정적인 윤진이를 연기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 ‘어떻게 해야 과해 보이지 않을까?’하고 고민했다. 학교 친구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친구들과 대사 연습도 해보고, 실제로 촬영장에서도 항상 윤진이의 톤으로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나름대로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택한 방법이었다.

드라마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표정 연기 같더라. 대본을 보며 그 상황 속 윤진이의 표정을 상상해보고 실제로 해본다. 잘 안될 때는 직접 찍어서 보기도 한다. 또 모니터할 때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서 감을 잡을 때가 잦았다. 시청자가 몰입한 표정을 보면 어떤 느낌으로 캐릭터를 풀어 가야 할지 감이 오더라.

얼굴이 차가워 보인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게 윤진이처럼 밝은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걸림돌이 되겠다는 생각에 외양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머리도 밝은 톤으로 염색해보고, 화장도 연하게 했다.

‘식샤를 합시다’의 핵심이 ‘먹방’인데 나는 그 부분이 조금 약하다. 캐릭터 설정상 ‘먹방’은 주로 이수경(이수경)과 구대영(윤두준)이 담당하지 않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음식이 점점 맛있어 지고 있는 만큼 나도 그 느낌을 좀 더 살려보고 싶다는 생각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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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를 사로잡고 있는 생각은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것이다. 촬영 현장에서 많은 배우를 만나며 ‘정말 배우가 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은 아무것도 아니다. 실제로 연기에 몰입하고 있는 선배들을 보면 ‘정말 멋있다’는 생각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인간적으로도 좋은 평을 받고 싶다. 한지민, 장동건 등의 배우는 어디서나 ‘정말 좋은 사람이다’는 평을 받더라. 인격적으로 뛰어난, 또 박철민 선배처럼 어느 배역을 맡아도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