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00회! ‘사랑과 전쟁2’② 고찬수 PD “‘불륜 드라마’ 이미지를 벗어야 프로그램이 산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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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11월 첫 전파를 탄 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이하 ‘사랑과 전쟁2’)가 어느덧 100회를 맞게 됐다. 부침도 있었지만, ‘사랑과 전쟁2’가 4년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것은 대중으로부터 프로그램의 지닌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2013년 ‘사랑과 전쟁2’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듯 시청률뿐만 아니라 화제성 면에서도 여느 드라마 못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사랑과 전쟁2’가 낳은 최고의 스타 ‘국민 불륜녀’ 민지영은 KBS2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남다른 입담을 뽐냈고, 다양한 그룹의 인기 아이돌들이 총출동한 ‘아이돌 특집’은 프로그램 시청률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하며 ‘사랑과 전쟁2’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왔다.

‘사랑과 전쟁2’의 색다른 시도의 중심에는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세 PD(이승면, 고찬수, 박기현) 중 한 명인 고찬수 PD가 있다. 예능 PD 출신의 고 PD는 다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시트콤을 연출한 끝에 ‘사랑과 전쟁2’에 합류하게 됐고 ‘불륜 드라마’라는 수식을 털어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해왔다. 점점 과열 양상으로 변해가는 지상파 드라마 전장에서 속칭 ‘막장’으로 통하는 자극적인 이야기만으로는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게 방송가의 중론. “‘막장 이미지’를 벗는 것은 ‘사랑과 전쟁2’의 생존과도 직결된다”고 말하는 고 PD의 고민은 이런 방송 환경의 변화와 맞닿아있었다. ‘사랑과 전쟁2’은 100회를 기점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색다른 시도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텐아시아에서는 ‘사랑과 전쟁2’의 100회를 맞아 고찬수 PD에게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변화 가능성을 물었다.

Q. 어느덧 ‘사랑과 전쟁2’이 100회를 맞게 됐다. ‘사랑과 전쟁1’이 1999년 교양프로그램으로 첫 전파를 타던 때와는 제작 환경이 많이 달라졌기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 늘었겠다.
고찬수 PD: ‘사랑과 전쟁1’이 처음 만들어지던 시기에는 ‘이혼’이 사회적 화두였다. 사연을 소개하고 법적 분쟁이 있는 부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필요 때문에 재현 드라마가 포함됐던 것이 지금의 ‘사랑과 전쟁’의 모태가 됐다. 인상적인 부분은 ‘사랑과 전쟁’이 10년 이상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이 이런 프로그램의 형식에 익숙해졌다는 부분이다. 물론 시즌2에 들어서며 법정신은 없어졌지만, 기존의 시청자와 젊은 시청자를 동시에 끌어들이기 위한 묘책이 절실하다고 느낀다.

Q. ‘사랑과 전쟁’이 시즌2에 접어들면서 이전 시즌과 달리 ‘불륜 드라마’라는 수식을 벗기 위한 신선한 시도들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낸 것도 사실이다. 시청률 확보도 그렇고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고찬수 PD: 물론이다. 방송이다 보니 시청률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 없다. 다만 앞서 내가 처음 ‘사랑과 전쟁2’에 투입되면서 청소년 드라마에 가까운 이야기를 한 편 연출했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그때 든 생각은 ‘꼭 불륜이 아니더라도 작품을 통해 풀 수 있는 이야기가 여럿 있겠구나’하는 거였다. 어려운 부분은 ‘우리가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있고 시청자들이 ‘사랑과 전쟁2’를 통해 ‘보려 하는 이야기’가 있다는 거다. 자극적인 소재도 그중 하나다. 처음에는 한 회 분량에 기승전결을 넣기 위해 조금 과장된 혹은 감정의 폭이 큰 이야기를 넣은 것인데 방송이 계속되다 보니 그걸 ‘사랑과 전쟁’만의 색깔로 받아들이고 즐기시는 분들이 있더라.

Q. 민지영, 최영완 등 ‘사랑과 전쟁’ 출신의 배우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만 보더라도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이 많이 변화한 것처럼 보인다.
고찬수 PD: 요즘은 예능과 드라마의 경계가 희미하다. 문화 소비 계층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사랑과 전쟁’도 기존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 최근 ‘B급 문화’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과 같은 이유다. ‘사랑과 전쟁2’의 연출을 맡으면서 민지영, 최영완의 팬을 많이 만났다. ‘누군가의 팬이다’라고 말할 정도가 되면 마니아층이 생겼다는 뜻이다.

Q. 하지만 여전히 ‘사랑과 전쟁2’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이돌 특집’은 ‘사랑과 전쟁2’에서는 무척 신선한 시도였지만, 평가는 갈렸다. 일부 시청자들은 “아이돌이 나와서 뻔한 이야기를 하는 데서 매력을 못 느끼겠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고찬수 PD: 역설적이지만, ‘아이돌 특집’은 그것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이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이야기였다는 평가는 뼈아프다. 하지만 ‘사랑과 전쟁2’이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나갈 수 있는 동력은 ‘화제성’이기 때문에 ‘아이돌 특집’은 그런 부분에서 필요에 의한 선택이기도 했다.

Q. ‘아이돌 특집’에서는 캐스팅 외에도 레드 에픽 카메라를 사용한 영상과 마치 뮤직 드라마를 보는 듯한 음악사용이 눈길을 끌었다.
고찬수 PD: ‘사랑과 전쟁’의 올드한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었다. 또 영상과 음악과 같은 요소를 결합은 별도의 제작비 투자 없이 ‘사랑과 전쟁2’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였다.

Q. ‘사랑과 전쟁2’ 100회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을 맡은 박기현 PD는 “부부 관계의 내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고부갈등, 노인 부부, 더 나아가 입시, 교육 등의 가정과 관련된 사회 전반의 문제로 이야기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사랑과 전쟁2’에 변화를 줄 예정인가.
고찬수 PD: 세 명의 PD가 모두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박기현 PD의 말처럼 작품에서 다루는 이야기의 외연을 넓혀가되 기존의 ‘사랑과 전쟁’의 색채를 잃지 않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아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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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세 명의 PD가 매주 돌아가며 한 작품씩 연출을 맡고 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 방향 설정부터 연출까지 의견 합치를 이루기가 만만치 않겠다.
고찬수 PD: PD가 세 명이라는 점은 장점으로 작용한다. 내가 기존의 ‘사랑과 전쟁’과 다른 시도들을 하고 있긴 하지만, 세 명 모두가 그런 변화를 추구했다면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거다. 그만큼 ‘사랑과 전쟁’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 포맷을 갖고 있다. 물론 변화가 느린 단점도 있다. 하지만 예능이 아닌 드라마이기 때문에 매 작품에 PD 고유의 개성이 담기기 마련이다. 서로 그런 부분은 존중하면서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이견을 조율해나가는 식이다.

Q. 아무래도 ‘사랑과 전쟁2’가 예능국 소속이다 보니 대규모 제작비를 지원받기 어려운 부부인 있다. 편 당 제작비가 미니시리즈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에 제약이 많겠다.
고찬수 PD: ‘아이돌 특집’ 등으로 전에 없는 관심을 받긴 했지만, 그게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애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우리가 다른 드라마들과 경쟁을 하는 상황 속에 고급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게 필수적이다. 당장에 파격적인 지원을 받는 것은 방송 환경 상 어려움이 있기에 그 외적으로 제작비를 충당할 방법을 찾고 있다. 요새 대부분 프로그램이 협찬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 협찬도 프로그램이 충분한 화제성이 있어야 받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사랑과 전쟁’의 이미지 쇄신이 절대적이다. 프로그램의 생존을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를 추구해나갈 계획이다.

Q. 이야기 소재의 확장 외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나갈 생각인가.
고찬수 PD: 일차적으로 방송 포맷에 변화를 줘볼까 생각 중이다. 지금은 방송 말미에 솔루션을 통해 상황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조금 더 시청자의 참여를 늘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기기 보급되면서 IT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에 그런 부분의 방송 접목도 해법이 될 수 있다. ‘국민참여재판’처럼 시청자 배심원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케이블채널 tvN의 ‘응답하라’ 시리즈 성공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이제는 이종 간의 결합을 시도할 수 있는 토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