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이슈] 아카데미는 끝이 아닌 시작 ··· 전세계가 ‘기생충 열풍’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의 4관왕을 기뻐하는 봉준호 감독, 곽신애 대표 및 배우, 스태프들. /사진제공=A.M.P.A.S.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새 역사를 쓴 가운데, 길고 길었던 ‘아카데미 레이스’는 끝이 났지만 영화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밤 이탈리아에서 ‘기생충’ 신드롬과 관련해 속보가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개봉된 기생충은 전날 하루에만 15만6858유로(약 2억원)를 쓸어 담으며 현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기생충이 이탈리아에서 벌어들인 총수입은 255만 9976유로(약 33억원)에 달한다. 현재 현지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코미디 영화 ‘여름이 싫어'(Odio l’estate)도 기생충의 기세에 밀리고 있다.

라레푸블리카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가 그 후광 효과를 보는 ‘오스카 현상’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기생충’의 흥행 행진은 놀라울 정도”라며 “13일부터 ‘기생충’ 상영관이 거의 400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기생충’ 물결이 얼마나 지속될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탈리아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2003년 연출한 ‘살인의 추억’도 개봉할 예정이다.

북미에서도 ‘오스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틀째 북미 박스오피스 4위를 지켰다. 66만1099달러(7억8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날보다 31.9%, 지난주보다는 192.7% 늘어난 액수다.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다음 날인 10일 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12위에서 4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기생충’ 포스터

베트남에서는 오는 17일 ‘기생충’을 재개봉한다. CJ ENM 베트남 법인은 “베트남 전역 80~100개 상영관에서 ‘기생충’을 재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컬러판 오리지널 버전으로 다시 개봉했다가 이달 말부터는 흑백판으로 바꿔 현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특히 한국 영화가 베트남에서 재개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생충은 지난해 6월 21일 베트남에 첫선을 보였고,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하는 등 한달가량 흥행했다. 당시 1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이 영화관을 찾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고, 매출액도 현지에 개봉된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인 300만 달러(약 35억원)에 달했다.

CJ ENM 베트남 법인 관계자는 “지난 10일 오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계정에 ‘기생충’ 재개봉 소식을 올렸는데 이미 2천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고, 다시 보러 가고 싶다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도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국내에서도 재개봉한 ‘기생충’은 1만 2601명을 불러모으며 이틀 연속(11~12일) 박스오피스 5위를 차지했다.

좌석판매율은 36.8%로 현재 개봉 영화 가운데 가장 높다. 실시간 예매율도 3위를 기록하는 등 놀라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6일 ‘기생충’ 흑백판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생충’ 흑백판 스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말그대로 ‘기생충 열풍’이다. 영화관 안팎으로도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기생충 포스터를 패러디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고, 서울시는 ‘기생충’ 촬영지를 관광 코스로 개발할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와 필라이트 맥주 등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기생충 열풍’은 ‘아카데미’를 기점으로 끝이 아닌 시작을 알리고 있다. ‘기생충’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