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영화 ‘정직한 후보’ 김무열 “코미디 첫 도전, 촬영 내내 행복”

[텐아시아=박창기 기자]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주상숙(라미란 분)의 보좌관 박희철을 연기한 배우 김무열. /사진제공=NEW

배우 김무열에게 영화 ‘정직한 후보’는 또 하나의 도전이다. 영화 ‘대립군’ ‘기억의 밤’ ‘악인전’ 등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존재감을 알린 만큼, 코미디에 등장하는 그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극 중 주상숙(라미란 분)의 보좌관 박희철을 연기한 김무열은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모습으로 반전 매력을 펼친다. 그는 대중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 충분한 성과를 이뤘다고 했다. 연기에 탄력이 붙은 김무열은 더욱더 세차게 불을 지핀다. 이달 말 영화 ‘보이스(가제)’ 크랭크인부터 내달 영화 ‘침입자’ 개봉까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활약할 예정이다.

10.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이 많던데.
김무열: 아직 개봉하지 않았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오히려 좋은 평이 많다가 성적이 안 좋으면 실망이 큰 법이다. 아직은 응원의 메시지로만 생각하고 있다.

10. 코미디 영화에 처음 도전한 소감은?
김무열: 뮤지컬을 통해 코미디를 많이 해서 그런지 어색하지는 않다. 회사에서는 갑자기 코미디 영화를 찍냐며 낯설어했다. 돌이켜보니 그동안 진지하거나 무거운 인물만 연기해서 그런 것 같다.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내가 이렇게 웃는 모습을 영상으로 본 게 처음이었다. (이미지가) 너무 한 쪽에만 치우쳐져 있다는 생각에 반성하게 됐다.

10.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
김무열: 전혀 없었다. 코미디라고 해서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다. 다른 작품처럼 캐릭터를 구축한 후 촬영에 임했다. 박희철은 이성적인 판단을 필요로 하는 인물이다. 판타지적인 요소 안에서 현실성을 갖고 사건의 중심을 담당하기 때문에 진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10. 이번 작품을 통해 코미디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김무열: (코미디에 출연한) 나의 모습을 관객들이 괜찮다고 하면 언제든 도전하고 싶다. 배우로서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져서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10. 장유정 감독과의 호흡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김무열: 감독님이 연출했던 영화 ‘김종욱 찾기’에서 처음 호흡을 맞췄다. 그 뒤로 사석에서도 몇 번 봤는데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출연 제의도 몇 번 있었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만나지 못했다.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공연 한 번 하자’라고 이야기했다.

10. 감독의 코미디 영화는 어떤 것 같나?
김무열: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나쁘게 그려지지 않고 감독님 특유의 정서로 매만진다. 실제로 감독님을 만나면 작품에 대한 열의가 넘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연계에서는 감독님을 사단장님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겉으로는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속은 되게 따뜻한 분이다.

‘정직한 후보’ 스틸컷. /사진제공=NEW

10. 그동안 무거운 작품만 했던 이유가 있나?
김무열: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다. 출연 제의를 받으면 유독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이 많았다. 이번에는 우연히 코미디 영화가 들어오면서 출연하게 됐다.

10. 작품에 출연한 이유가 라미란 때문이라고 들었다.
김무열: 작품에 출연하기 전에 라미란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시나리오를 받았다. 라미란이라는 배우를 평소 눈여겨보고 좋아했던 팬이었다. 라미란이 극 중 인물을 너무 잘할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주상숙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라미란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직접 연기하는 걸 현장에서 보고 싶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10. 라미란과 함께 호흡해보니 어떻던가?
김무열: 스태프들한테 미안할 정도로 현장에서 많이 웃었다. 더 이상 NG를 내면 안 되는데 라미란이나 윤경호가 너무 웃겨서 애먹었다. 그전에 찍었던 영화가 스릴러라서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코미디 영화를 찍으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10. 보좌관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점은?
김무열: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좌관이었다. 어릴 때부터 가까이에서 많이 보고 자랐는데, 하나하나 끄집어내기 힘들 만큼 고충이 많았다.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가정적인 사람이다. 국정 감사나 선거 시기에는 아예 집에 들어오지 못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나와 동생을 데리고 운동장에서 농구도 하고 등산도 했다. 아버지의 모든 걸 공감할 수 없지만, 보좌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도는 갖고 있다.

10.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김무열: 격렬한 의견이 오고 갈 만큼 치열했다. 가끔 싸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웃음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는 다양한 버전으로 촬영했다. 현장에서는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심했던 것 같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김무열: 차 안에서 라미란, 윤경호와 함께 호흡하는 장면이다. 원래 발을 올리는 설정이 없었는데 즉흥적으로 나온 애드리브를 라미란이 잘 살렸다. 윤경호의 우는 연기도 마치 얻어맞는 것처럼 소리를 내서 웃겼다. 당시 세 명이서 주고받은 애드리브도 좋았고, 재밌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서 기억에 남는다.

김무열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NEW

10. 극 중 인물과 닮은 점이 있다면?
김무열: 사람 간의 의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번 그 사람을 믿겠다고 마음먹으면 끝까지 믿고 가는 스타일이다. 그런 점이 나와 닮지 않았나 싶다.

10. 평소 거짓말을 잘하는 편인가?
김무열: 나름 선의의 거짓말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주위에서 거짓말을 하면 티가 난다고 그랬다. 가까운 친구들도 그렇고 회사에서도 내가 거짓말을 못 한다고 했다. 그래도 선의의 거짓말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노력 중이다.

10.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김무열: 스스로에게 이 작품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물어본다. 이번 작품은 완성도에 대한 만족도 있었지만 촬영하는 내내 행복했다. 현장에서 많이 웃었고 감독님의 열정적인 모습이 좋았다. 촬영에 임하는 선배님들의 태도를 보고 많이 반성했다. 앞으로 배우로 활동하는데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10. 선배들의 어떤 모습을 보고 반성했나?
김무열: 나문희는 어떤 배우보다 열심히 연습한다. 다양한 작품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다 보니까 (주어진 상황에 맞춰) 있는 그대로 연기할 거라고 오해했다. (나문희를) 현장에서 보니까 연습을 정말 많이 한다. 함께 대사를 맞추던 중 화장실에 갔다 왔는데, 혼자서 계속 대사를 읊조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본 배우 중 가장 연습을 많이 한 배우였고 뒤통수를 한 대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10.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한 흥행의 우려가 있을 것 같다.
김무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생하는 모든 분이 완쾌했으면 좋겠다. 현장에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이나 분투하는 의료진들을 뉴스에서 보면 고생하는 게 느껴진다. 한없이 응원을 보내고 싶다. 그것 말고는 바랄 게 없다.

10. 앞으로의 계획은?
김무열: 이달 말에 영화 ‘보이스(가제)’가 크랭크인한다.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총책 중에 에이스를 맡았다. 내달에는 영화 ‘침입자’ 개봉을 앞두고 열심히 홍보할 계획이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