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계 전설’ 남보원, 폐렴으로 별세…향년 84세[종합]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코미디언 남보원. /사진제공=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원로 코미디언 남보원(본명 김덕용)이 2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남보원이 이날 오후 3시 40분께 별세했다고 밝혔다.

남보원은 연초부터 건강에 이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회복했다가도 다시 의식을 잃는 등 치료와 퇴원을 반복하다가 결국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년 넘게 감기를 앓으면서도 컨디션이 좋아질 때면 방송과 행사 무대에 서는 등 의욕적으로 활동해왔다.

고인은 1936년생으로, 북한 평안남도 순천 출신 실향민이다. 1951년 1·4후퇴 대 가족과 함께 월남했으며, 1957년 동국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가 중퇴한 후 1960년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1963년 영화인협회가 주최한 ‘스타탄생 코미디’에서 1위로 입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게 됐다. 그는 영화 ‘단벌 신사’ ‘오부자’ ‘공수특공대작전’ 등에도 출연하는 등 극장부터 안방극장까지 무대를 가리지 않고 한국 코미디계 대표 주자로 활동하며 오랜 전성기를 누렸다.

고인은 어떤 사람, 사물이든 한 번 들으면 그 소리를 그대로 복사해내는 성대모사 능력과 구수한 평안도 사투리를 바탕으로 한 원맨쇼로 사랑 받았다. 한국전쟁을 겪으며 직접 체험했을 폭격기 폭격음 묘사, 일왕 히로히토 항복 방송 성대모사 등은 그의 주특기였다.

‘인생다큐 마이웨이’ 남보원 편. /사진제공=TV조선

고인은 2010년 7월 먼저 세상을 떠난 코미디언 백남봉과 ‘쌍두마차’로 불리기도 했다. 남보원은 2018년 6월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백남봉과는 라이벌이었다. 원맨쇼를 하다가 1985년 평양을 같이 가라고 해서 백남봉과 둘이 투맨쇼를 만들어서 시작했다”며 “다시 만나는 날 하늘나라에서 우리 투맨쇼 다시 하자는 이야기를 하며 장례식장에 있었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놨다. 백남봉 타계 당시 남보원은 사흘간 빈소에 찾아 “나보다 어린놈이 먼저 가다니 말이 안 된다. 하늘에서 다시 만나 ‘투맨쇼’를 하자”고 애도하기도 했다. 또한 “백남봉과 나는 우정의 라이벌”이라며 “하늘에서 잘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가족사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아내와 43세 늦은 나이에 얻은 딸을 소개하며 “내 인생에는 두 명의 여자가 있다”고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고인은 생전 예총예술문화상 연예부문(1996),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대상 화관문화훈장(2007), 대한민국 신창조인 대상 행복한사회만들기 부문(2015),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2016)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되며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이다. 장지는 남한산성에 있는 가족묘다. 장례는 한국방송코미디협회장으로 치러진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