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느와르”…이병헌X곽도원의 ‘남산의 부장들’, 강렬했던 40일간의 기록 (종합)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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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도원(왼쪽부터), 이병헌, 이희준이 12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내부자들’(2015)의 우민호 감독과 배우 이병헌이 다시 만났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다. 연기파 배우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이 합세해 극의 무게를 더한다. 대통령 암살사건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를 좇는 정치 이야기가 강렬한 긴장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2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과 우민호 감독이 참석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고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분)이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52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우민호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서 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우민호 감독은 “원작은 20여 년 전 군대를 다녀온 뒤 우연히 접했다”며 “책은 중앙정보부의 시작과 끝을 모두 다루고 있다. 그걸 영화에 모두 담기에는 너무 방대해 가장 흥미로웠던 마지막 40일의 순간을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 감독은 “실제 사건과 시간 순서는 동일하다. 유일하게 미국 청문회 장면만 2년 전 사건”이라며 “이 사건이 대통령 암살사건의 발단이지 않았나 싶어 상징적으로 영화 맨 앞에 뒀다. 사건들은 원작에서 가져왔지만, 그 이면에 있는 인물들 간의 관계나 심리들은 책이나 기사에 노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영화적으로 만들어냈다”며 “원작의 냉정한 톤을 유지하려고 했다. 한쪽의 시선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우 감독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이병헌에 대해 “말이 필요 없는 배우”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병헌 씨가 캐스팅을 거절했다면 작품을 접으려고 했다. 이건 이병헌 씨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내부자들’보다 치열하게 작업했다.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혼란에 휩싸이는 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훌륭히 해줬다”고 치켜세웠다.

곽도원과 이희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우 감독은 “곽도원 씨는 내가 필리핀까지 직접 찾아가서 캐스팅했다. 역할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는 성실함도 인상적이었다. 그만의 폭발력 있는 연기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희준 씨는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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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12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병헌은 “김규평의 감정들은 극단적이지만 표현은 절제되어있다”며 “시나리오를 읽고 마음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면서 장르적으로는 아주 세련된 느와르라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이병헌은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며 “실제 있었던 일이 왜곡되는 걸 경계하기 위해 많은 자료들 보며 공부했다. 우리 모두 사건은 알고 있지만 그 사건 속 인물들의 감정들이나 관계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 않나. 이 영화는 그 부분을 깊이 있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커다란 근현대사의 사건을 다루는 이야기라 온전히 시나리오 안에 있는 대사들과 지문에 맞는 감정들을 연기해야 했다”며 “애드리브를 하거나 대본 이외에 감정들을 불러오는 건 자칫 사건을 왜곡하는 걸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들 간의 호흡에 대해 이병헌은 “곽도원, 이희준, 이성민 배우 모두 처음으로 같이 호흡을 맞췄다”며 “이런 배우들이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연기를 잘하더라. 긴장감도 맴돌았지만 묘한 흥분이 생기는 촬영 현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병헌은 “곽도원과의 연기는 마치 탁구를 치는 느낌이었다”며 “리허설을 하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이 되는데, 곽도원과의 연기는 예상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았다. 자기 자신을 상황 속에 던져 놓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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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도원이 12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곽도원은 내부고발자가 된 전(前)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맡았다. 그는 “실존 인물에 대한 자료가 많이 없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감정의 표현하는 데 있어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곽도원은 메이킹 영상에서 촬영 내내 시나리오를 놓지 않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곽도원은 “시나리오 안에 연기의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험을 보러 가면 마지막 순간까지 요약본을 보지 않나. 시나리오에도 그간 준비하면서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쓰여 있어 마지막까지 숙지한다”고 밝혔다.

배우 이희준이 12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희준은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으로 분한다. 이희준은 “스스로 2인자라 생각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신념을 너무나 믿고 있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이희준은 “대본을 보고 심장이 벅차올랐다. 빨리 물을 마셔야겠다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였다”면서 “대본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공감이 덜 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인물이 마지막에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하는 의문이 들더라. 이런 부분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서적들도 읽으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공부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역할을 위해 25kg을 늘렸다. 그는 “실존 인물의 체격이 크다. 감독님이 강용하지는 않았지만 체중을 늘리면 좋겠다고 해서 찌우게 됐다. 자는 시간 외에는 계속 먹었다”며 웃었다.

우 감독은 “충성이 왜 총성으로 바뀌었는지를 좇아간다면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헌은 “촬영장에서 느꼈던 긴장감을 관객들도 고스란히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2020년 1월 개봉 예정이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