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캔 배기성·이종원 ” 같은 곳 바라보며 걸어온 21년…앞으로도 쭉 함께해야죠”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남성듀오 캔의 배기성(왼쪽), 이종원. / 제공=감성엔터테인먼트

남성듀오 캔이 확 달라졌다. 지난달 새 싱글 음반 ‘쾌남’을 발표한 배기성·이종원은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과 공연 무대에 오르며 활약 중이다. 거친 남성미를 강조하는 노래로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모습과는 다르게 이번엔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흥겨운 댄스곡으로 춤까지 춘다. 데뷔 21주년을 맞은 베테랑이지만 무대 위에서 안무가들과 군무를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도전이나 큰 모험을 하고 있다”는 캔을 만났다.

10. 오랜만에 컴백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죠?
배기성 : 특히 라디오 출연이 많은데, 우리가 라디오를 듣고 자란 세대여서 그런지 어떤 스케줄보다 라디오가 좋아요. 라디오만의 따뜻함과 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라디오는 섭외 요청이 오면 대부분 출연하고 있습니다.

10. 둘이서 같이 라디오를 진행하는 건 어때요?
이종원 :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게 익숙해서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를 하는 건 쑥스러워요.(웃음)
배기성 : 이제는 가족처럼 서로 모든 걸 다 아니까 마주 보라고 하면 쑥스럽죠.

10. 이번 신곡은 안무가 특징이에요. 연습은 얼마나 했나요?
이종원 : 한 달 동안 매일 연습했어요. 유명한 안무팀이라 그 친구들이 굉장히 바빠서 우리가 시간을 맞췄죠.
배기성 : 가르치면서 한숨을 많이 내쉬더라고요.(웃음) 안무팀의 부단장이랑 저는 나이 차이가 스무 살 정도 났어요. 그래서인지 저에게 계속 “잘한다”고 격려해주더군요.

10. 안무를 준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나요?
이종원 : 확실히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를 때 반응이 아주 좋아요.
배기성 : 관객들이 열광적으로 좋아해주니까 우리도 힘이 나죠. 큰 박수로 화답해주셔서 실력보다 더 잘하게 돼요.

10. 이제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출 때 여유가 좀 생겼습니까?
배기성 : 몸이 기억하도록 연습을 해놨기 때문에 저절로 나와요.(웃음)
이종원 :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요가 매트를 깔아놓고 연습할 정도였어요. 그렇게 해도, 라이브에 집중하면 춤의 박자를 살짝 놓칠 때도 있지만, 잘해내고 있습니다.

10. 안무가 역동적이어서 노래하면서 하는 게 쉽지 않죠?
배기성 : 데뷔한 뒤부터 지금까지 립싱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마이크가 없어서 확성기를 잡고 노래를 부른 적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춤이 중요하니까 립싱크 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안무에 집중했습니다.(웃음) ‘쾌남’은 보여주는 것이 90%를 차지하는 곡이에요. 안무를 조금만 틀려도 눈에 확 들어오기 때문에 아주 열심히 연습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쉬운 춤 같아도 처음인 우리에게는 큰 모험이었죠.

10. 춤을 추려고 한 계기가 있나요?
배기성 :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신나는 곡이어서, 이건 춤과 같이 보여줘야 한다고 제안했죠. 춤이 곁들여지지 않으면 쉽지 않을 거라고, 처음부터 안무를 같이 할 생각으로 시작한 거죠.
이종원 : 지금까지 우리가 곡을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빠지겠다고 선언했어요. 그 점도 다르죠.

그룹 캔. / 제공=감성엔터테인먼트

10. 20년이 넘게 음악을 해왔지만, 대중들의 기호는 계속 바뀌니까 노련해지지 않고 늘 어려울 것 같아요.
이종원 : 숫자로 따지면 51과 49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반응이 51까지 올라오면 그때부턴 우리가 끌어갈 수 있는데, 49에서 기울어지면 힘들죠. 대중음악이라는 건 그렇게 미세한 차이에요.
배기성 : 베테랑이라고 해서 쉬운 건 없어요. 예를 들면 컵을 만드는 회사 역시 마찬가지일 거예요. 51%의 대중이 좋다고 하면 명곡이고, 49%면 망한 거예요. 처음에는 명곡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죠. 그렇지만 시대의 아이콘은 소수예요. 한 시기를 주름잡고 대중을 끌고 가는 노래는 정해져 있죠. 그런 변화에 익숙해지면 억울하지는 않아요. 우리 역시 한 시대를 평정했을 때가 있었으니까요. 다만 최종 목적만큼은 늘 51%의 대중을 위해, 조급함 없이 가는 길을 가는 거죠.

10. 노래를 오랫동안 부를 수 있는 특별한 관리와 습관이 있습니까?
배기성 : 사실 특별한 관리는 없어요. 나쁜 걸 안 하고 잘 먹고 잘 자고, 내일 중요한 공연이 있을 땐 목에 손수건을 두르고 자는 정도예요.
이종원 :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공연 전날 밤에는 담배를 안 피우는 정도죠. 근데 그것도 자신의 마음을 놓이게 하는 것들이에요. 정신적인 게 크죠.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악조건에서도 이겨내는 노하우를 터득했습니다.

10. 음악은 계속 즐겁나요?
이종원 : 사실 10년 전 즈음 음악을 포기한 상황이었어요. 계속 활동을 하면서도 성의가 없었죠. 그러다가 5년 전부터 가수가 되려는 제자를 만났는데, 그러면서 다시 음악이 좋아졌습니다. 그 친구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고 같이 연습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워요. 그런 교류가 생기면서 저 역시 노래 연습을 다시 시작했죠. 발성 연습부터 악기도 만지고요. ‘이렇게 재미있는 걸 왜 놓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음악과 다시 사랑에 빠졌습니다.
배기성 : 저는 음악을 단 한 번도 놓지 않고 쉰 적도 없어요. 캔을 지키기 위해서 애를 썼죠. (이) 종원이 형이 음악과 다시 사랑에 빠졌다고 하는 말이 한편으론 섭섭하지만 지금 다시 시작한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고 싶어요.

10. 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군요.
배기성 : 잃고 싶지 않아요.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는데 공백기가 아주 길었어요.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어디에서도 찾아주질 않아서 미사리에서 7년 동안 노래를 했죠. 캔을 만나기 전까지 오랫동안 가시밭길을 걸었어요. 그래서 캔과 이종원에 대한 애착과 고마움이 있어요.

캔의 배기성(왼쪽), 이종원. / 제공=감성엔터테인먼트

10. 그게 캔이 장수하는 비결이겠죠?
배기성 : 어렵게 올라왔잖아요. 해체하지 않는 이유를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농담 삼아 “늙어서 해체하면 뭐해요?”라고 말하지만, 멈출 이유가 없죠. 많은 이들이 캔 하면 떠올리는 노래도 있고, 지금처럼 이렇게 서로 의지하면서 가는 겁니다. 혼자서 어딜 가더라도 항상 “캔의 배기성입니다”라고 인사했어요. ‘캔(CAN)’에 ‘할 수 있다’는 좋은 의미도 있고, 굳이 뺄 이유가 없죠.
이종원 : 돌고 돌아도 우리는 가고 싶은 곳이 같아요. 목표 지점이 하나여서 계속 같이 갈 수 있는 거죠.

10.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종원 : 12월에는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내년 봄에는 콘서트를 열 수 있도록 추진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미국 드라마를 보는데, 나이가 지긋한 비행기 기장이 사고를 막아내고는 승객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나는 늙는 법을 모른다”라고 하더군요. 그 말이 뭉클하면서 와 닿았어요. 저도 늙는 법을 모르는 채로, 계속 음악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배기성 : 이제는 방송보다 공연 위주로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물론 자리을 잡을 때까지 힘들다는 걸 알지만, 맨땅에 헤딩을 하더라도 점차 공연 횟수를 늘리면서 관객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종원이 형도 다시 음악과 사랑에 빠졌고, 좋은 기획사 대표님도 만난 만큼 힘차게 활동하겠습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