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바니>│이토록 ‘쇽킹’한 아이돌

“거. 짓. 말. 거. 짓. 말” 준호의 낮은 음성이 빠르게 반복된다. 심사를 맡은 ‘모 고급 유명 온라인 잡지’의 편집장 이하 기자들을 보고서 하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녹화가 시작되기 10분 전, 일찌감치 ‘신영이 누나’ 패션을 갖춘 준호가 스타일리스트와 한 글자씩 반복하며 승패를 가르는 ‘거짓말’게임에 몰두해서 내뱉는 소리다. 결국 미니 게임에 승리한 준호는 초승달처럼 눈을 접는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녹화장으로 걸어 들어간다. 벌써 흥이 오른 재범은 스탠드마이크를 잡고서 노래 삼매경에 빠져 있고, 준호는 기분이 좋은지 그런 재범에게 “뭐, 라이브 카페야?”하고서 무심한 농담을 던진다. 떠들썩한 청년들이 제자리를 찾고, 다른 스케줄 때문에 따로 도착한 닉쿤이 피곤한 몸을 소파에 내려놓자, 드디어 새벽을 달리는 녹화가 시작된다.

“아- 나 창피해애!” 카메라가 켜졌기 때문이 아니다. 취재진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도 아니다. 우영의 사진이 화면 가득 잡히자 물 먹은 솜처럼 피곤해 하던 닉쿤이 용수철 마냥 튀어 오르며 웃음을 터트린다. 기운을 차리는데 서로의 익살과 능청만한 것이 없다는 듯, 2PM 멤버들은 서로가 재미있어 어쩔 줄을 모른다. 사투리로 틈틈이 코멘트를 더하는 준수, 슬쩍 구두를 벗은 발에 개구리 그림 양말이 신겨져 있는 찬성, “촌철살인? 엥? 살인하면 안 되지!”라며 대본에서 자꾸만 멀어지는 재범은 잠시의 휴식시간이 되자 물을 들이켜고, 땀을 닦느라 더욱 부산해 진다. 그런 멤버들 옆에서 준호는 “있다가 차에서 자면 돼”라며 애써 괜찮은 척 기지개를 켜고, 우영은 “너무 힘들게 생각하지 말고, 밤에 다 같이 놀러온 것처럼 하자.”며 어른스러운 소리를 한다. 카메라 앞에서 리얼한 모든 것을 공개하는 아이돌, 나아가 너무 점잖은 모습은 슬쩍 숨겨두는 아이돌이라니. 이 야생토끼들이 있어서 오늘도 전국의 누나들은 열대야를 하얗게 지새운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