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바니> vs ‘라디오스타’

<와일드 바니> M.net 재방송 수 오후 1시
<10 아시아>의 기자들이 몇 초 얼굴이 나왔다고 해서 <와일드 바니>를 다루는 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2PM을 ‘까고 까고 또 까는’ 이 B급 아이돌 버라이어티 쇼는 ‘까고 까고 또 깔수록 재밌는’ 2PM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 다른 아이돌 그룹이 자유 시간을 가지면 꽃 같은 취미생활을 하겠지만 2PM은 멤버끼리 서로를 배신하며 클럽에서 놀고, 다른 아이돌이 찍으면 샤방샤방할 화보도 2PM이 찍으면 디씨인사이드 힛갤에 올라갈 엽기사진이 된다. 얼핏 보면 각각의 아이템은 뻔한 콘셉트인 것처럼 보이지만, <와일드 바니>는 짐승처럼 풀어 놓을수록 웃기고, 웃기는 와중에서 서로를 죽도록 ‘까면서’ 놀리는 2PM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가장 편안한 분위기에서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들을 그냥 풀어놓는 첫 번째 아이템보다 서로가 찍은 사진을 두고 실컷 놀릴 수 있는 두 번째 아이템이 망가질수록 더 재밌어지는 2PM 특유의 개그 코드를 살린 것은 이 때문이다. 아이돌은 콘셉트에 앞서 그룹전체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순간. <와일드 바니>의 제작진이 굳이 2PM에게 정교한 에피소드를 요구하는 대신 그들끼리 놀 곳만 마련해 준다면, 2PM은 계속 평균 이상의 웃음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자유 여행이 끝난 뒤 소감을 말하는 내레이션 같은 건 자제하는 게 좋겠다. 2PM에게 그런 감성적인 소감이란 사자 풀 뜯어 먹는 소리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다음 주에 방송될 ○○의 사진은 이번 주 장우영의 토시오 분장 못지않은 ‘엽사계’의 전설 아닌 레전드로 남을 거다.
글 강명석

‘라디오스타’ MBC 수 밤 11시 5분
아이돌 걸그룹의 전성시대. 더 이상 바늘을 꽂을 곳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포화된 시장에 뛰어드는 후발주자의 전략은, 평범하지 않은 방식의 데뷔다. ‘라디오스타’ 티아라 편에서 이들의 기획사 사장은 전화연결을 통해 ‘라디오스타’라면, 이들을 스타가 되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섭외된 게스트의 수준을 두고 “이건 뭐야!”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 “치아라!”라며 말장난 같지만 뼈있는 농담을 던지는 거친 ‘라디오스타’가 이제 신인그룹 멤버들의 ‘캐릭터를 잡아줄 수 있는’ 토크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어떤 게스트가 나와도 일정 이상의 웃음은 보장하는 ‘라디오 스타’는, 이 기대에 걸맞게 이름과 얼굴의 매치조차 되지 않는 신인그룹을 데리고도 할애된 20분의 시간을 알뜰히 사용했다. 전 남자친구에게 영상편지를 보내고, 데뷔에 얽힌 비화를 솔직히 털어놓고, 애써 준비해온 개인기를 신랄하게 평가받는 티아라 멤버들은 마치 연예계 체험 훈련장이라도 온 것 같은 모습이었다. 눈이 몰렸다며 제2의 김태희라는 별명 대신 제2의 신동엽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거나, 데뷔곡을 부를 때 “몇 명은 입만 뻥긋거리고 있다”며 매의 눈으로 지적하는 김구라는 앞장 서 교관의 역할을 자처했다. 신인그룹이 연예계의 트렌드인 ‘솔직함’으로 한 번 더 스스로를 포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다양한 무늬로 얼룩진 ‘과거’를 들고 나오는 게스트들을 볼 때와 다르게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라디오 스타’는 티아라편의 제목은 ‘대망’이었다. ‘라디오스타’의 정글보다 훨씬 혹독할 앞으로의 연예계 생활 속에서 티아라가 큰 희망(大望)이 될지, 큰 실패(大亡)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글 윤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