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부티크’ 종영] 김선아, 복수 성공했지만…연속 결방의 ‘비운’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시크릿 부티크’ 방송 캡처

SBS ‘시크릿 부티크’에서 김선아가 자신이 데오가의 진짜 핏줄이라는 사실과 장미희 일가의 악행을 세상에 밝혔다. ‘여성 캐릭터들로 이끌어가는 누아르’라는 도전은 좋았으나 연이은 결방과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지는 개연성은 시청자 이탈을 야기했다.

‘시크릿 부티크’가 지난 28일 종영했다. 장도영(제니장, 김선아 분)은 김여옥(장미희 분)의 계략으로 인해 죽을 뻔했지만 윤선우(김재영 분)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차에 치인 윤선우는 의식 불명 상태가 됐다. 장도영은 김여옥을 찾아가 “내 죗값 받을 테니 당신도 다 내려놓고 죗값 받아라. 자수해라”며 “자수하지 않으면 청문희에서 당신의 횡령, 배임, 살인 교사 혐의까지 다 폭로하겠다”고 경고했다.

국제도시 게이트 2차 청문회 날이 됐다. 청문회에서 장도영은 “국제도시사업은 데오가 김여옥 회장의 야망에서부터 시작됐다. 나는 충실히 따랐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김여옥은 “장도영 대표의 독단적 행동이었고 나는 회장으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라고 했다. 나와 내 아들(위정혁, 김태훈 분)은 이용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도영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위예은(류원 분)이 청문회가 시작되기 직전 장도영에게 “오빠(위정혁) 책상 서랍에서 발견했다”며 건넨 증거자료였다. 녹취록에는 “넌 도영이가 위창수 자식인 걸 알고 있었냐”고 위정혁에게 소리치는 김여옥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이에 청문회에서 장도영이 데오가의 진짜 핏줄임이 밝혀졌고, 김여옥이 거짓 진술을 한 것이 드러났다.

다음날 검찰에서는 구속영장을 들고 김여옥의 집으로 찾아왔다. 김여옥은 “차 한 잔 마시고 가도 되겠느냐”고 부탁했다. 그는 찻물에 의문의 액체를 타서 함께 마셨고 곧 숨을 거뒀다. 장도영은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복역하게 됐지만 위예남(박희본 분)이 자신의 죄는 자기가 받겠다고 하면서 곧 풀려났다. 윤선우도 다행히 의식을 찾았다.

2년 후 장도영은 데오그룹으로부터 경영진 자리를 제안 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는 “난 앞으로도 장도영으로 남을 생각”이라며 “나보다 능력 있고 한 발 한 발 투명하게 노력해서 올라온 사람이 데오가를 이끌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김여옥 일가와 함께 살았던 집으로 가서 데오가 일원임을 상징하는 반지를 뺐다.

장도영은 윤선우와 함께 국제도시개발이 끝난 융천시를 바라봤다. 윤선우는 “2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잊은 것처럼 화려하다”고 했다. 장도영은 “이젠 새로운 사람들이 저마다의 행복을 찾고 있을 거다. 행복해지는 법을 알기까지 참 멀리 돌아왔다”고 말했다.

사진=SBS ‘시크릿 부티크’ 방송 캡처

‘시크릿 부티크’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미, 김선아 장미희 등 출중한 연기력의 배우들, 비선실세와 학력 위조 등 사회 이슈에서 가져온 소재로 초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여옥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데오가로 들어간 점, 데오가의 충실한 하인이자 야망가인 줄 알았던 장도영이 데오가의 진짜 핏줄이었다는 점, 장도영과 위장 결혼까지 하며 그를 도왔던 위정혁이 동성애자였다는 점 등 캐릭터들이 가진 반전은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시청률 상승세를 막 타려던 때부터 ‘결방의 저주’가 시작했다. 야구, 청룡영화상 등 중계로 인해 연속해서 결방했고, 결방이 없었다면 11월 첫째 주에는 끝났어야 할 드라마가 11월 말까지 밀렸다. 잦은 결방은 시청의 흐름을 끊었고 시청자들은 원성을 쏟아냈다. 이야기 자체의 뒷심도 부족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죗값을 치러야 할 김여옥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위예남은 갑작스럽게 ‘착한 사람’이 돼 모든 걸 반성했다. 장도영과 김여옥의 대결 구도로 인해 미스터리 스릴러에 가깝던 장르조차 갑자기 ‘휴먼’ ‘멜로’가 돼버렸다. 마지막에는 서로 남매처럼 의지하며 도왔던 장도영과 윤선우의 감정이 ‘끈끈한 정’보다 ‘설레는 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걸크러시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배우들의 연기는 흠 잡을 데 없었다. 김선아는 냉철한 카리스마와 따뜻한 내면을 지닌 장도영을 멋진 여성으로 완성시켰다. 그는 복수, 야망, 아픔, 슬픔이 뒤섞인 제니 장의 감정을 치밀하게 표현해냈다. 발랄하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주로 해왔던 박희본은 이번 드라마에서 악녀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시기와 질투가 많은 얄미운 악녀지만 매번 실패하는 악행, 그 악행은 사랑 받고 싶었던 마음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연민을 자아냈다. 장미희는 극의 무게감을 잡아줬고 고민시, 류원 등 신예들도 베테랑 선배들 사이에서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