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겨울왕국2’ 제작진 “레깅스 패션·환경문제 관심…관객의 다양한 해석 반가워요”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를 제작한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왼쪽부터), 크리스 벅 감독, 제니퍼 리 감독.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전 세계 꼬마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매료시킨 ‘겨울왕국’이 5년 만에 ‘겨울왕국2’로 돌아와 매서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5일 만에 479만 관객을 돌파했다. 북미에서는 개봉 첫주에만 1억2700만 달러(약 1500억원)를 벌었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작품으로는 사상 최대 개봉 첫주 수입이다. 해외 수입까지 합치면 ‘겨울왕국2’는 개봉 첫 주 4억7720만 달러(약 5635억원)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거뒀다. 2편에서 엘사는 자신에게 의문의 목소리가 들리는 이유를 찾고 위험에 빠진 아렌델 왕국을 구하기 위해 동생 안나를 비롯해 올라프, 크리스토프, 스벤과 함께 마법의 숲으로 떠난다. ‘겨울왕국2’를 제작한 크리스 벅 감독(연출)과 제니퍼 리 감독(연출·각본),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모든 장편 영화를 관리·감독하는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제작자)와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0. 한국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영화를 소개했다. 극장에 가서 ‘겨울왕국2’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기도 했나?
제니퍼: 지난 25일 영화 상영 후 관객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인크레더블(incredible)한 경험이었다. 심지어 퀴즈쇼도 진행됐다. 참여한 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게, 방금 ‘겨울왕국2’를 보셨을 텐데 1편과 2편에 대해 바로 퀴즈를 맞힌다는 점이었다.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10. 전편이 세계적으로 흥행한 만큼 이번 편의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나?
피터: 1편만큼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작업할 때는 그런 부담감을 배제하자고 우리끼리 이야기했다. 1편과 마찬가지로 캐릭터와 캐릭터의 여정에 집중하고 그에 맞춰 스토리도 진화하도록 작업했다.

10. 1편은 여름이 배경이었는데 2편은 가을을 배경으로 한 이유는?
피터: 이번 편의 주제가 변화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계절적으로도 가을이 성숙과 변화의 계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10. ‘겨울왕국’ 시리즈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크리스: 1편에서는 사랑과 두려움의 감정을 대결 구도로 보여줬는데 2편에서는 그걸 조명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2편에서 역시 사랑과 두려움에 대해 얘기하지만 성숙해져가면서도 세상에 무서운 것이 많은 걸 알게 되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들이 지금까지 믿었던 것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캐릭터들은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되고 내면의 힘을 끌어올리면서 버텨나가게 된다.

엘사 일행은 마법의 숲으로 떠난 모험에서 물·불·바람·땅 등 4개의 정령을 만난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10.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엘사의 ‘레깅스 패션’은 모험을 위한 편의성이었다고 했는데 1편의 엘사 드레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코스튬 복장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더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었던 것은 아닌가?
크리스: 스토리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웠던 것이지 의도된 건 아니었다. 엘사 일행은 마법의 숲으로 가야 하고 그곳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기에 수월한 옷차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용적인 면에서도 바지가 편하다.
제니퍼: 여정을 떠나는 스토리에 맞게 준비한 것인데 관객들이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좋았다. 어린아이나 성인들이 영화에 나온 의상을 따라 입는다는 건 캐릭터에 공감했다는 것인데 아무도 안 입는다면 우리가 뭔가 잘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10. 댐이나 지구온난화 등이 야기하는 환경 문제를 연상시키는 장면도 등장한다. 의도한 것인지, 의도했다면 어떤 메시지를 담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크리스: 엘사는 자연과 가까운 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눈, 얼음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과도 연관 있다. 영화에서 엘사는 자연의 정령 하나하나를 받아들이고 그들과 유대감을 형성한다. 그런데 우리가 원래 의도했던 바와 다르게 관객들은 (환경문제 같은)다른 시각으로 봐서 놀랐다. 또 젊은 관객들이 자연과의 관계를 잘 맺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

10. 4개의 정령이 나오는데 그 중 불의 정령은 도롱뇽, 물의 정령은 말이다. 이런 동물들을 정령으로 모습으로 표현한 이유는?
제니퍼: 실제로 있는 민속 이야기나 신화를 참고했다. 특히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민화에는 마법과 같은 이야기가 많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자연은 광활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위해서) 지역을 선정할 필요가 있었다. 1편에서는 노르웨이 지역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서 이번에도 그 지역을 활용하자고 생각했다. 말의 이름은 노크인데 실제로 (그 지역 일대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나오는 물의 정령이다. 불의 정령 도롱뇽에 대해서는, 예전에 사람들이 땔감을 불에 넣을 때 나무속에 살던 도롱뇽들이 뜨거워 뛰어나온다고 생각해 도롱뇽을 불의 정령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바람의 정령은 그 지역 주민들에게 바람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해서 설정했다. 순록과 바람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땅의 정령은 거인바위로 나오는데 노르웨이, 핀란드 지역을 답사했을 때 봤던 거대한 바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겨울왕국2’에서는 전편보다 각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가 더 풍부해졌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10. 전편보다 OST의 리듬과 가사가 웅장하고 심오하다. 어떤 면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나?
피터: 음악 또한 (스토리에 맞춰) 진화했고 작곡가들도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 브로드웨이 연극이나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면, 1편은 캐릭터들에게 필요한 것, 또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선보이는 음악이 나오고, 2편은 (스토리에) 좀 더 깊게 들어가고 (캐릭터의) 감정을 더 풍부하게 보여준다.

10. 크리스토프와 스벤의 뮤직드라마 같은 장면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제니퍼: 우리는 모든 나이대의 관객이 좋아할 수 있는 걸 영화에 담고 싶다. 아이들은 1980년대풍이라는 게 어떤 건지 모를 수 있지만 크리스토프와 스벤이 함께 노래하는 모습은 재밌다고 느낄 것이다. 또 1980년대 발라드만큼 절절한 감정을 표현하는 노래가 없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요즘 사랑 노래들은 더 그렇다. 영화에서 남자들의 이야기, 즉 크리스토프의 여정이 자세히 다뤄지지 않은 것 같아 1980년대풍의 노래를 통해 보여주게 됐다. 하나의 오마주기도 하다. 산에 사는 터프한 남자가 이렇게 크고 따뜻한 마음씨 갖고 있다는 관객들이 알게 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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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열린 ‘겨울왕국2’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제니퍼 리 감독(왼쪽)과 크리스 벅 감독. /서예진 기자 yejin@

10. 디즈니 영화에서 쿠키영상은 또 다른 재밋거리다. 이번에는 올라프가 나오는데 이유가 있나?
크리스: (영화를 마무리하면서) 다들 지쳐있는 상태이기도 했지만 애니메이터들이 계속 작업하고 싶기도 해서 알아서 만든 것이다.(웃음) 재미로 그런 쿠키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하기도 했고, ‘겨울왕국’ 시리즈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는 의미도 있었다.

10. 엘사나 안나만큼 올라프의 인기도 상당하다. 올라프 솔로무비 제작 가능성이 있다면?
제니퍼: 올라프를 담당했던 애니메이터뿐만 아니라 우리 스튜디오의 전직원이 올라프를 좋아한다. 애니메이터들이 간간이 올라프와 관련된 내용들을 보내주는데 아직 장편을 만들 정도는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순 없지만 계속 지켜보고 있다.

10. ‘겨울왕국’ 시즌3 계획이 있나?
피터: 아직은 ‘겨울왕국2’ 마지막 장면의 단계이고, 그 이상을 생각하지는 않은 상태다. 제작진도 4년 반 동안 이 일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은 조금 쉬어야 할 것 같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