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조선로코-녹두전’ 장동윤 “강도 잡고 배우 데뷔…모든 게 운명 같아요”

[텐아시아=우빈 기자]

지난 25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서 녹두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장동윤. / 사진제공=동이컴퍼니

배우 장동윤이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다. 지난 25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서다 . ‘조선로코-녹두전’은 미스터리한 과부촌에 여장을 하고 잠입한 녹두(장동윤 분)와 기생이 되기 싫은 동주(김소현 분)의 유쾌한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녹두는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여장 남자 캐릭터. 장동윤은 풋풋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고, 말갛고 청초한 매력을 살리기 위해 10kg를 빼 열정과 노력까지 인정받았다.

장동윤은 준비된 연기자가 아니었다. 그는 한양대 재학 시절인 2015년 우연히 편의점 강도를 잡고 방송에 나오면서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2016년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을 시작으로 JTBC ‘솔로몬의 위증’, KBS ‘학교 2017’, 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와 ‘미스터 션샤인’, KBS ‘땐뽀걸즈’ 등에 잇달아 출연하며 소년미(美) 가득한 외모와 무난한 연기력으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러다 ‘조선로코-녹두전’을 만나 연기력은 물론 매력까지 인정받으며 20대 라이징 스타로 우뚝 섰다. 드라마가 종영한 다음날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장동윤을 만났다.

10. 마지막 회를 종방연에서 배우들과 함께 봤다고 들었다. 함께 보니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장동윤 : 혼자 볼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더 애틋한 기분도 들었다.

10. 머리카락을 기른 모습이 꽤 마음에 드나 보다. 촬영이 끝났는데 그대로다.
장동윤 : 종방연을 앞두고 조금 다듬었다. (웃음) 6개월 넘게 머리카락을 길렀는데 내 모습에 꽤 매력을 느꼈다. 처음에는 거슬리고 빨리 자르고 싶었다. 불편하고 머리카락도 잘 안 마르고 먹는 것도 불편해 머리띠를 썼다. 긴 머리의 고충을 많이 느꼈는데 이젠 불편함이 사라질 정도로 긴 머리가 마음에 든다. 장발로 작품을 찍어보고 싶다.

10. ‘조선로코-녹두전’은 1막과 2막이 나뉘었다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랐다. 드라마 초반에는 동주와 녹두의 로맨스 위주였는데 중후반부에는 녹두가 출생의 비밀을 찾는 과정이 중심이었다.
장동윤 : 완전 다른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연기자의 입장에서 밝고 재밌는 장면을 촬영하면 에너지가 넘치는데 우울하고 슬픈 장면을 찍으면 축축 쳐진다. 드라마 분위기가 너무 극적으로 바뀌다 보니 로맨스나 밝은 장면을 찍고 싶더라. 마지막 회가 돼서야 로맨스 지분이 많아져서 그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모두가 원했던 해피엔딩이라 좋았다.

10. 녹두는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여장 남자 캐릭터였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장동윤 : 저를 잘 아는 사람들, 특히 남자 친구들은 못 보겠다고 하더라. 나도 처음엔 열정 가득하게 시작을 했지만 여장한 모습을 보고 어색했다. 친구들도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반응이 90%를 차지했다.

10. 여장 남자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더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장동윤 : 목소리. 남자 녹두와 여장한 김 과부를 연기하는 데 차이를 둬야 했기 때문에 목소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처음에 회의를 할 때 가장 강력하게 주장한 부분 중 하나가 미디어에서 비치는 여장 남자의 과장된 부분은 피하고 싶다는 거였다. 남자가 여장을 했을 때 보이는 행동과 목소리, 몸짓, 전형적인 행동들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사실 여자 목소리라는 게 따로 없지 않나.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여성도 있고 높은 목소리를 가진 남성도 있다. 김 과부를 과장되지 않게 매력적인 사람으로 연기하고 싶었다. 코믹한 요소를 위해 과장된 부분은 있지만, 선을 잘 지켰기 때문에 여장 녹두가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10. 연기뿐만 아니라 외모에서도 노력한 부분이 드러났다. 다이어트로 청초하고 여성스러운 선을 완성했다.
장동윤 : 연기만큼 외모로 표현해야 하는 부분도 커서 체지방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필라테스와 현대 무용을 했다. 배드민턴도 치고 대표님과 3~5시간씩 걸었다. 유산소 운동을 따로 할 시간이 없어서 약속 장소가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무작정 걸었다. 사실은 야성적인 녹두를 보여주고 싶어서 몸집을 불리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날씬하고 탄탄한 몸을 원하셨다. (웃음)

배우 장동윤은 “앵두를 연기한 아역 배우 박다연은 제2의 김소현이 될 것 같다. 크게 될 친구”라고 밝혔다. / 사진제공=동이컴퍼니

10. 김소현, 강태오 등 청춘 배우들의 조합이 좋았다
장동윤 : 촬영하기 두 달 전부터 감독님의 주도 아래 만나서 회의를 하고 대본 리딩을 하면서 밥도 먹고 친해졌다. 그게 꽤 큰 역할을 했다. 배우들끼리 유대감도 생기고 친해지니까 연기하기에 더 편해졌다. 마음이 편하고 케미가 잘 맞으니 보시는 분들도 더 즐거우셨던 것 같다.

10. 상대역이었던 김소현과 호흡은 어땠나? 
장동윤 : 사적으로 만났을 때는 순수하고 밝아서 확실히 동생 같았다. 근데 현장에서 만나니 경력을 무시 못 하겠더라. (김)소현 씨는 평생 연기를 하면서 살지 않았나.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했기 때문에 그 여유와 내공은 어마어마했다. 정말 편하게 연기하는 게 보였고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더라. 또 상대 배우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소통하는 걸 보고 많이 배웠다. 조언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이 장면에서는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방금 그거 매력 있었어’ 이렇게 배려하면서 말한다. 그때 베테랑임을 느꼈다. 배울 점이 많은 배우다.

사진=KBS2 ‘조선로코-녹두전’ 방송화면 캡처

10. 김소현과 케미도 좋았지만, 여장 시절 강태오와의 케미도 좋았다. 특히 강태오와 키스는 지금까지 화제다.
장동윤 : 그 장면이 나왔던 방송이 내가 제일 기대하고 알차다고 느꼈던 회다. 대본을 정말 재밌게 읽어서 율무(강태오 분)와의 호흡도 기대했다. 긴장을 안 하는 편이고 오히려 과감한 편이라 대사까지 했는데 막상 입을 맞추려니 못 하겠더라. 감독님께 ‘진짜 해요?’라고 물어봤다. 남자와 입맞춤은 처음이니까 거부감이 들었다. 키스 장면을 많이 나눠서 찍었는데, 여러 번 하니까 덤덤해져서 내가 (입맞춤 장면을) 이끌었다. (웃음)

10. 녹두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이 많다. 이전 작품들과 확실히 비교가 되는 캐릭터였고, 인기도 얻었다.
장동윤 : 녹두가 독보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만들어 낼 것이 많고 노력할 게 많은 캐릭터이지 않나. (웃음) 내가 녹두를 만나 성과를 거둔 것은 굉장히 뿌듯하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애정이 생기더라. 드라마가 끝나면 아쉽고 슬픈 것처럼 나 역시 그렇다. 고민하고 노력한 게 많았던 캐릭터라 애정이 많이 간다. 앞으로도 안정감 있는 캐릭터보다는 도전할 부분이 많고 노력할 여지가 많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10. 구체적으로 욕심이 나는 역할이 있다면?
장동윤 :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기자나 정의감 넘치는 기자 혹은 변호사 역할을 하고 싶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작품에서 정의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캐릭터를 담당하고 싶다. 또 ‘여름향기’ 같은 풋풋한 로맨스도 제대로 하고 싶다. 휴먼 드라마는 꼭 하고 싶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연기는 꼭 해보고 싶다.

10. 정의감 넘치는 역할은 본인의 실제 성격과 닮았다. 데뷔 전 편의점 강도를 잡아 뉴스에도 나왔다.
장동윤 :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가족들의 걱정이 많다. 오지랖 그만 부리라고 해서 조금 참으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나쁜 짓을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정의에 대한 가치관은 바꾸지 않고 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최근에도 담배를 피우고 있는 고등학생들을 여럿 잡았다. 할머님들이 아침마다 담배꽁초를 치우고 계시는 게 너무 보기 싫어서 해당 고등학교 선생님과 함께 학생들을 많이 잡았다. (웃음) 근데 나도 남한테 알게 모르게 피해를 줬거나 상처를 줬을 수도 있는데 남한테 과한 잣대를 들이대는 게 아닌가 해서 조금 관대해지려는 노력은 하고 있다.

10. 정의감 넘치고 용감한 부분은 녹두와도 많이 닮았다. 이런 성격 외에도 녹두와 닮은 점이 있다면?
장동윤 :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부분이 닮은 것 같다. 녹두가 동주를 대하듯 과감하고 적극적인 성격도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성 앞에서 수줍어하는 것. (웃음)

10. 연말 시상식이 다가온다. 상 욕심은 없나?
장동윤 : 사실 상 욕심이 없는 배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시면 감사하게 받고, 받지 못하더라도 시상식에 초대해주신 것만으로 기쁠 것 같다. 마음을 비우고 있다. 수상을 떠나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만나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10. ‘조선로코-녹두전’ 이후 ‘장동윤 드디어 떴다’는 반응이 많다. 국내외 팬들도 많이 늘었고 오는 12월 팬미팅도 앞두고 있다. 인기를 체감하고 있나?
장동윤 : ‘조선로코-녹두전’을 통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건 사실이다. 인기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고 생각한다. (웃음) 하지만 인지도를 연기의 기준점으로 삼지 않으려고 한다. 부모님께서도 항상 대중적인 인기에 휘둘리지 말라고 하시고, 스스로도 그게 중심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녹두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났고, 액션 연기에도 도전해봤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10. 갑자기 늘어난 팬에 얼떨떨하기도 하고 기쁠 것 같기도 하다. 팬들의 사랑을 직접적으로 받으니 어떤가?
장동윤 :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행복하다. 어머니가 저를 응원하는 정도로 사랑해주신다. 신기하면서도 감사하다. 팬들은 대가 없는 사랑을 하고 계신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감사하다. 초심을 잃지 않고 주신 사랑에 연기로 보답할 생각이다.

배우 장동윤은 “연기자로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것 같다. 흥미를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 사진제공=동이컴퍼니

10. 강도를 잡고 뉴스에 나오면서 우연한 기회로 데뷔했다. 생각했던 삶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2016년 데뷔부터 지금이 오기까지 돌아보니 어떤가?
장동윤 : 사실 종교의 마음으로 보면 다 그분의 뜻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운명적으로 탁탁 맞춰진 것처럼 됐다. 강도를 잡고 뉴스에 나왔고, 뉴스를 보고 회사에서 연락이 오면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모든 게 다 운명이다. 사실 배우를 처음 시작할 때는 불안함과 두려움은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특히 지난해 ‘땐뽀걸즈’를 하면서부터 배우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10.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장동윤 : 예전부터 좋은 배우라는 표현을 좋아했다. 한 색깔이 강한 것보다 두루두루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억된다는 게 무색할 정도로 오래 일을 할 계획이다. 할 수 있는데 까지 연기를 해서 대중들이 내 이름을 떠올렸을 때 ‘좋은 배우지’ ‘그 배우 때문에 즐거웠지’ 라는 말을 듣는 것 배우로서 목표다. 배우로서 연기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하나의 정답을 찾는다면 대중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존재하니까. 대중들이 좋은 배우였다고 평가해주신다면 그게 최고이지 않을까.

10. ‘조선로코-녹두전’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장동윤 : 한없이 감사한 작품이자 애착이 가장 많이 갈 작품. 녹두로 지내면서 고생도 많이 했기 때문에 애증이기도 하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도 가장 애정이 많이 간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다른 면에서 보면 숙제를 준 작품이다. 여장 캐릭터가 강렬한 인상으로 남을 작품이라 그 이미지를 벗어날 몫이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