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스타] ‘TEN Star 커버스토리’ 방민아, 어엿한 배우로 거듭나다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텐스타’ 12월호 표지를 장식한 방민아./ 사진=텐스타

방민아는 올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9년을 함께한 소속사를 떠나 유본컴퍼니에 둥지를 틀었고, 걸스데이 타이틀도 내려놨다. 배우로 본격적인 새 출발을 시작한 그는 지난 7월까지 방영한 SBS ‘절대그이’에서 달달한 로맨스와 능청스러운 코미디를 넘나드는 매력을 보여줬다.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연연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내년 개봉 예정인 독립영화 ‘최선의 삶’ 촬영에 한창이다. 방민아는 그렇게 서서히 성장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10. 바쁜 2019년을 보냈는데 돌아보니 어떤가요?
방민아: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드라마도 방영했고, 영화 촬영도 들어가게 됐죠. 개인적으로는 좋은 일도 많았지만 슬픈 일도 많았어요. 친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올해 돌아가셨거든요.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많이 노력한 한 해이기도 하네요.

10. 최근 긴 머리에서 단발머리로 스타일을 바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방민아: 머리는 현재 촬영하고 있는 영화 때문에 자르게 됐어요. 중학교 때 이후로 이렇게 짧은 머리는 처음이라 아직도 어색해요. 처음 머리카락을 잘랐을 때는 두렵기도 했죠. 다들 이상하다고 할까봐요.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의외였어요. 괜찮은 것 같아요? 호호.

10. ‘최선의 삶’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방민아: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출연을 망설였어요. 제가 도전하기에는 너무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사건들도 무겁고 강렬한데, 캐릭터의 감정도 기승전결에 따라 명확히 다르게 보여야 했죠. 그런 감정을 내가 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어요. 그러다 감독님과 미팅을 하게 됐고, 서로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작품에 대한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두려움 때문에 거절한다면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놓치고 싶지 않기도 했어요.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데, 책을 한자리에서 많이 못 읽는 저조차 술술 읽힐 정도로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10. 맡은 역할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요?
방민아: 제가 맡은 강이 역은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고등학생이에요. 그러다 가족과 학교에 대한 불신, 친구를 향한 동경과 배신감 등 극한의 감정적 소용돌이를 겪으며 이방인이 되죠. 강이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회색 같은 존재입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단발머리에 도전한 방민아./사진=장한 작가

10. 오랜만에 고등학생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방민아: 그래서 많이 쑥스러워요. 마지막으로 교복을 입은 게 드라마 ‘주군의 태양’(2013) 때였거든요. 그게 벌써 6년 전이네요. 입을 수 있을 때까진 최대한 입어야죠.(웃음)

10.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많이 다쳤다고 들었어요.
방민아: 유난히 이번 작품에서 많이 다친 것 같아요. 온 몸이 멍투성이거든요. 저 말고 대부분의 배우들은 실제 고등학생이라 같이 연기를 하다 보면 감정이 격해져서 힘 조절이 안 될 때가 많아요. 계속 어딘가 부딪히게 되고, 실제로 얼굴을 맞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생각해보니 제가 누구에게 이렇게 맞은 적이 없더라고요. ‘나, 진짜 곱게 자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10. ‘절대그이’는 3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기도 했지만, 소속사를 옮긴 뒤 배우 방민아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었어요. 그만큼 부담감도 컸을 것 같은데요.
방민아: ‘절대그이’는 사전 제작으로 작년에 촬영을 다 끝낸 작품이라 부담이 크진 않았어요. 시청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칭찬과 비판 모두 겸허히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시청률이나 반응에 연연하기보다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0.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요?
방민아: 잘 나오면 좋지만 안 나와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배우로서 무책임하다는 건 아닙니다. 책임감은 느끼지만 시청률에 매달리는 순간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질 것 같아서요.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간다는 데 중점을 두려 했습니다.

방민아는 “걸스데이 단톡방은 아직도 시끄럽다”며 여전히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다. /사진=장한 작가

10. 걸스데이 멤버 모두 연기자로 활동 중이에요. 서로 모니터링이나 응원도 해주나요?
방민아: 그럼요. 저희 단톡방은 아직도 시끄러워요. 예전처럼 자주 보지 못하니까 더 걱정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서로 바쁘다보니 모니터링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지는 못하지만, 잘 봤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죠. 예전에는 멤버들끼리 서로의 연기에 대해 분석했던 거 같아요. ‘다음에는 저렇게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런 식으로요.(웃음) 지금은 서로 잘했다고 격려하고, 으쌰으쌰하게 되더라고요. 최근 혜리가 출연했던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를 보고도 건강 잘 챙기라고, 몸이 최우선이라고 말해줬죠.

10. 요즘 빠져있는 취미 생활이 있나요?
방민아: 저는 한 가지 취미 생활에 빠진다기보다 그때그때 부담 없이 하는 걸 좋아해요. 지금은 영화 촬영 때문에 거의 못하는데, 그 전까지는 자전거를 많이 탔죠. 주변에서는 계속 탈 거면 한 대 사라고 하는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 재미가 없어질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따릉이(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편리해서 너무 좋아요. 자전거 살 필요 없이 따릉이를 이용하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호호.

10. 평소에도 운동하는 걸 좋아해요?
방민아: 올해 들어 운동이 좋아졌어요. 아이돌로 활동할 때는 몸매 관리나 식단 조절이 필수라 운동하는 게 스트레스로 다가왔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체력을 기르기 위해 하는 거라 부담이 없어 재밌어요. 유산소 운동을 주로 하는데 확실히 계단 오를 때 느낌이 달라요. 남들보다 덜 헉헉 거리는 것 같달까요.(웃음)

최근 요리에 관심이 생겼다는 방민아./사진=장한 작가

10. 최근 또 다른 관심사가 요리라고 들었는데.
방민아: SNS에서 지인이 요리 클래스에 참가한 걸 봤는데 갑자기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라면과 계란 프라이밖에 할 줄 모르는 제가요. 호호. 무언가에 이끌리 듯 요리 클래스 신청을 했죠. 첫 수업에서 어리굴젓을 만들기로 했는데, 맛은 장담하지 못하지만 재밌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10. 연말과 관련해 특별한 추억이 있나요?
방민아: 남들이 다 무언가를 할 때 아무것도 안한다는 게 특별한 거 같아요.(웃음) 옛날에는 북적이는 걸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집에 있는 게 편하더라고요. 친구들과 만나서 밥 먹는 건 좋지만, 연말파티 같은 건 체질에 안 맞아요. 작년 크리스마스 때도 언니랑 집에서 영화 ‘나 홀로 집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몰아봤어요.

10.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뭐하고 있을 것 같아요?
방민아: 이번에도 똑같이 ‘나 홀로 집에’를 보고 있지 않을까요?(웃음)

10. 자신만의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방민아: 집에 들어와서 다 씻고 난 뒤 쫙 펴져있는 이불 위에 눕는 거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요. 하루 종일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지내다가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는 거니까요. 에어팟을 귀에 꼈을 때 ‘띠링’하고 울리는 소리도 너무 좋고, 일 끝나고 초코 아이스크림 하나 먹는 것도 행복이에요. 제가 초코 아이스크림을 정말 좋아하는데 열량이 높아서 많이 먹지는 못하거든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몇 십 개씩 대량 구매를 해놓고 냉동실에 넣어놔요. 먹지 않아도 보는 걸로 행복을 느낍니다.(웃음)

방민아는 “프랑스 파리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다”고 소망했다./사진=장한 작가

10.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이에요. 데뷔 시절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요?
방민아: 좀 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 걱정만 앞섰는데, 지금은 조급해 하지 않는 방법을 터득했죠. 지금에서야 옛날 시절의 감사함을 더 알게 된 것 같기도 해요.

10. 배우 방민아가 아닌 인간 방민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방민아: 소통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잘 하는 게 목표에요. 저는 원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저라는 사람을 많이 알아보기 때문에 눈치를 많이 보게 되더라고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두려움도 있고요. 그러다 보니 점차 위축되고 마음의 문이 닫혔던 것 같아요. 영어를 배우면 외국에 가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 같은 게 있어요. 근데 막상 공부하려고 하면 잘 안 되더라고요. 아직 그만큼 절박하진 않나봐요.(웃음) 급하게 배우려고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10. 내년에 이루고 싶은 단기 목표는요?
방민아: 프랑스 파리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어요. 한 번 가봤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거든요. 문화도 확실히 다른 게 느껴졌고요. 그곳에서 살다 보면 좀 더 생각의 깊이가 넓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시간이 된다면 꼭 해보고 싶습니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