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회 청룡영화상] ‘기생충’ 최우수작품상 등 5관왕…“자긍심 안겨줬다”(종합)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제40회 청룡영화상 SBS 생중계 영상 캡처

한국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이 이변 없이 제40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감독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까지 가져가며 ‘기생충’은 5관왕에 올랐다. 최다관객상은 지난 1월 개봉해 1625만 관객을 모은 ‘극한직업’이 가져갔으며 신인감독상은 이번 여름 942만 관객을 모은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이 받았다.

21일 오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이 지난해 이어 사회를 맡았다. 후보자(작)는 지난해 10월 12일부터 올해 10월 10일까지 개봉한 174편의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영화관계자 설문조사와 네티즌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기생충’의 주연배우 송강호는 “‘기생충’이 1000만 관객, 황금종려상의 영광 등을 선물해줬지만 더 큰 가치 있다면 우리도 이런 영화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 우리도 이런 영화 자막 없이 볼 수 있다는 자긍심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자부심과 자긍심을 만들어준 위대한 감독님인 봉준호 감독, 최고의 스태프진에게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면서 “‘기생충’을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관객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다. 다시 한 번 이 영광을 관객들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기생충’의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곽신애 대표는 “작품상은 작품에 크레딧을 올린 배우들, 스태프들에게 각각 따로 줄 수 없어 한꺼번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모습을 여기서, 혹은 집에서 보고 있을 배우들, 스태프들,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를 찍는 동안 저를 비롯해 모든 이들이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이렇게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주고 받았다. 이런 마법 같은 순간을 만들어준 봉준호 감독님, 송강호 선배님께 특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후보들이 대부분 후배 감독님들이라 상을 받는 게 민폐 같기도 하지만 저도 한국영화로 청룡영화상을 받는 건 처음이다. 욕심났던 상”이라며 기뻐했다.

남녀주연상은 ‘증인’의 정우성과 ‘기생충’의 조여정이 받았다. 조여정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부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작품을 했을 때 배우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대중에게) 사랑 받게 되는 캐릭터는 다른 것 같다. ‘기생충’의 연교는 제가 많이 사랑했다. 너무 훌륭한 영화이고 사랑도 받아서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순간 연기는 제가 짝사랑하는 존재라고 받아들였다. 언제라도 버림받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짝사랑해왔다. 그리고 절대 그 사랑은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찌보면 그게 원동력 같기도 하다”면서 “오늘 이 상을 받았다고 해서 사랑이 이뤄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뻔한 말이지만 묵묵히, 정말 묵묵히 걸어가겠다. 지금처럼 씩씩하게 짝사랑하겠다”고 말했다. 정우성도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수상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계획하지 않고 꿈꾸지 않고 버티다 보니 이렇게 상을 받게 됐다”며 기뻐했다.

명품 신스틸러인 조우진과 이정은이 남녀조연상을 받았다. 이정은은 “‘기생충’으로 너무 주목을 받게 돼 약간 겁이 났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기생충’의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고 ‘자산어보’ 등 다른 작품에 몰두하려고 서울에서 벗어나 있었다. 마음이 자만해질까 그랬다”면서 “이 상을 받고 나니 며칠 쉬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우진은 “문득 떠오르는 말이 있다.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이 일이다. 그래도 버텨야만 한다면, 이 상을 지표 삼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이 트로피를 들고 있을 제 모습을 보고 이 세상 누구보다 기뻐할 집에 있을 두 여자에게 이 상을 바치겠다”고 아내와 딸에게 애정을 표현했다.

사진=제40회 청룡영화상 SBS 생중계 영상 캡처

남녀신인상의 영예는 ‘양자물리학’의 박해수, ‘미성년’의 김혜준에게 돌아갔다. 김혜준은 “‘미성년’을 만나고 함께했던 순간이 모두 행복하고 따뜻했다”며 “저라는 배우가 사랑 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해주셨던 김윤석 감독님을 비롯해 저를 이끌어줬던 선배님들, 스태프들까지 한 분 한 분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분들 만나겠지만 이 분들은 잊지 못할 소중한 분들”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또한 “내가 영화를 하면서 얻었던 위로와 에너지를 이제, 저를 보는 분들이 받을 수 있도록 건강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생일을 맞은 박해수는 수상을 더욱 기뻐했다. 그는 “누군가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해왔다.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으라고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배우 이광수, 이하늬, 박형식, 임윤아는 인기스타상을 수상했다. 군 복무 중인 박형식은 군복을 입고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그는 제대 후 어떤 역할에 도전하고 싶냐는 물음에 “어떠한 역할이라도 시켜만 준다면 다 할 수 있다. (복무가) 1년 남았다. 열심히 갈고닦고 있겠다”고 말했다. 비인두암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했던 배우 김우빈도 건강해진 모습으로 2년 반 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단편영화상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그는 “다른 어떤 말보다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며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제가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해준 덕분에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 이영애과 홍콩배우 임달화도 시상자로 등장했다.

‘벌새’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김보라 감독은 각본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이 작은 영화가 14만의 관객을 만나기까지 관객들, 벌새단 여러분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촬영조명상, 음악상, 편집상 등을 수상한 영화 스태프들은 다들 무대에 올라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한국영화 100주년과 청룡영화상 40주년을 기념해 특별한 무대도 마련됐다. 배우 이병헌은 한국영화사 10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인사말로 시상식을 열었고 뮤지컬배우 정선아, 정성화는 공연단과 함께 ‘별들의 고향’ ‘접속’ ‘라디오스타’ ‘미녀는 괴로워’ 등의 영화 삽입곡으로 노래와 춤이 어우러지는 공연을 펼쳤다.

◆ 제40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 최우수작품상=‘기생충’(바른손이앤에이 제작) ▲ 감독상=봉준호(‘기생충’) ▲ 여우주연상=조여정(‘기생충’) ▲ 남우주연상=정우성(‘증인’) ▲ 여우조연상=이정은(‘기생충’) ▲ 남우조연상=조우진(‘국가부도의 날’) ▲ 신인여우상=김혜준(‘미성년’) ▲ 신인남우상=박해수(‘양자물리학’) ▲ 신인감독상=이상근(‘엑시트’) ▲ 각본상=김보라(‘벌새’) ▲ 미술상=이하준(‘기생충’) ▲ 음악상=김태성(‘사바하’) ▲ 촬영조명상=김지용·조규영 감독(‘스윙키즈’) ▲ 편집상=남나영(‘스윙키즈’) ▲ 기술상=윤진율·권지훈(‘엑시트’ 스턴트) ▲ 청정원 인기스타상=이광수, 이하늬, 박형식, 임윤아 ▲ 청정원 단편영화상=‘밀크’(장유진 감독) ▲ 최다관객상=‘극한직업’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