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 바로, “빙그레 탓에 애늙은이 다 됐다”(인터뷰②)

 

B1A4의 바로

B1A4의 바로. ‘응답하라 1994’에서 빙그레를 연기 중이다

1992년생인 바로는 90년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고 고백했다. 당시 떠들썩했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이나 성수대교 붕괴 사건도 그의 기억 속에는 없는 일, 부모님의 입을 통해서 들었던 과거의 일이다. 꼬박 20년전. 당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가 벌써 20대 청년이 되어 그 시절의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 지나간 세월을 실감하게 해줬다.

B1A4는 내년 1월 컴백을 앞두고 있다. 이 날의 인터뷰는 바쁜 촬영 중 틈틈이 새 앨범 준비로 그야말로 눈 뜰새 없이 바쁠 바로를 잠깐 붙잡아두고 이야기를 나눈 것이 됐는데, 그 틈없는 스케줄 속에서도 바로는 자신이 느낀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려 애썼다. 또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예의상이 아닌 진심으로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이들의 고생담을 들려주며 ‘나보다는 스태프들이 더 힘들어 보인다. 나는 잠이라도 잘 수 있는데, 그분들은 몸이 아프셔도 잠도 못자고 계속 촬영에 나가셔야 한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위치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주변을 돌아보는 바로의 어른스러움, 본인을 애늙은이로 지칭할만큼 알알이 여물어있는 그의 모습에 1994년으로부터 2013년까지, 또 한 번 지나간 세월의 길이를 짐작하게 됐다.

Q. 1992년생이라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1994년도에는 세 살에 불과했다. 90년대에 대한 기억이 있긴 할까.
바로 : 1999년도에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니, 내가 기억하는 1990년도는 그림일기 정도다. 되게 좋아했다. 우리 드라마에 나오는 94학번이 지금 37살인가 그런데, 그 분들의 20대 시절 자료들을 많이 찾아봤다. 그 당시 물건들이나 삼풍백화점 사건 그리고 그 다리가 무너진 사건(Q. 헉! 성수대교 사건을 모른단 말인가!!) 그렇다. 엄마한테 그 당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외에도 그 시절 음악도 찾아듣기 시작했다. 내가 음악을 듣기 시작할 때는 한창 god선배들이 활돌하던 시기였다. H.O.T나 S.E.S. 선배들도 좋아했지만, 그 시기는 1세대 아이돌들이 지나간 시기였다. 나는 동방신기 선배들의 음악을 자주 들었던 때였으니까.

Q. 지금 거의 사극연기 수준으로 하고 있는 것이네(웃음). 혹, 9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과 세대차이는 못느끼나.
바로 : 하하하. 그렇다 사극연기! 음, 1990년대를 지나오신 선배들, 감독님들과 물론 정서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문화 자체가 워낙 빠른 시간에 변한만큼 차이는 있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선배들이 생각하는 것은 다르지만, 어른들 말씀은 틀린게 없으니까 새겨듣게 된다.

Q. 참 혹시 어머니는 몇 년생이신지?
바로 : 어머니는 1966년생이시다. 엄마는 쓰레기 형님의 팬이다. ‘응, 빙그레는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지금처럼만 해’하시면서 곧장 ‘어머, 쓰레기 오빠 어떡하니’하신다(웃음). 실제로도 촬영장에 오시겠다고 하는데, ‘안돼! 좁아’라고 했다.

Q. 그래도 바로 역시 드라마 덕에 팬층이 한층 확장된 것을 느꼈을텐데.
바로 : 20대 중후반 누나들과 또 남자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 바로가 지금 하는 고민들에 공감해주시면서 ‘그 시절 나의 상황과 비슷하다. 빙그레, 나도 너처럼 고생했다’고 하신다. 빙그레가 지금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잘 몰라 힘들어하는데, 그 시절을 거친 분들도 그렇고 또 지금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 중에서도 적성에 맞지 않아 억지로 다니시는 분들은 빙그레에게 공감을 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빙그레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이 긍정적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 그분들에게 힘이 되는 캐릭터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또 꿈 외에도 빙그레의 가족에 대한 에피소드도 같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

Q. 그렇다면 실제 본인은 빙그레의 고민이 어디까지 이해가 되는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은 없는지 궁금하다.
바로 : 만약 내가 빙그레였다면 애초에 의대를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가출도 불사하고 말이다. 하지만 실제 나의 부모님은 어렸을 때부터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지원해주시고 흔쾌히 받아들여 주셨다. 늘 하시는 말씀이 ‘하고 싶은 것을 하되 후회없이 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게 빙그레와 같은 상황이 오지도 않았겠지만, 만약 왔더라도 끝까지 하고 싶은 것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빙그레를 보면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소심함에 대학가요제 출전은 또 주저하는 면이 있다. 정말 지금의 빙그레는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B1A4의 바로

B1A4의 바로. ‘응답하라 1994’에서 빙그레를 연기 중이다

Q. 바로라는 소년은 자신이 가수가 되어야겠다 확고하게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나.
바로 : 서울에 올라와 오디션에 합격한 순간 그랬다.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아, 나는 음악으로 내 꿈과 열정을 불태워야지’ 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사실 음악으로 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확신이 없었다. 힙합을 좋아했지만, 그런 것을 배울 수 있는 학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마냥 혼자 즐기는 취미에 불과했다. 다만 그때 학교 축제 때 연극을 했었기에 부모님도 진지하게 명문대 연영과를 진학해보는 것은 어떻냐고 말씀하신 적은 있다. 그것이 나의 첫 목표라면 목표다. 그런데 공부를 시작하려는 찰나에 친구의 제안으로 오디션을 보고 합격을 했다. 음악은 기회가 없었을 뿐 분명 열정이나 어느 정도의 자신이 있었기에 이 역시 내게 주어진 기회라는 생각에 부모님께 진지하게 말씀드렸다.

Q. 결과적으로 본다면, 원래 하고 싶었던 연기까지 하고 있는 셈이 됐다.
바로 : 그래서 너무 좋다. 촬영하면서 느낀 것이 내가 운이 참 좋고, 주변에 나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다 좋은 분들이다. 나 역시 내 나름의 노력은 하지만 가만히 지켜보면 주위에서 되게 많이 도와주신다. 부모님만 예를 들어도, 이쪽 길로 오겠다고 할 때 반대하는 집안도 많지만 좋은 부모님 덕분에 내가 꿈꾼 길로 확실히 갈 수 있었다. 학창시절 선생님들도 ‘축제 나갈래? 해볼래?’라며 그런 제안을 많이 해주셨고. 회사도 멤버들도 좋고 팬들도 착하다. 좋은 사람 밖에 없다. 촬영장에서 만난 분들도 감독님, 배우 형들 정말 다 좋다. 나만 잘 하면 되는 그런 환경이다. 그래서 요즘은 어떤 기회가 주어져도 다른 생각하지 않고 정말 최선을 다 해야지 마음 먹는다. 그래야 내 주변도 더 행복해지고 좋아질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요즘 딱 든다.

Q. 드라마라는 더 큰 환경이 바로라는 개인의 성장에도 부채질을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분명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을 것이다.
바로 : 물론 속상할 때도 힘들 때도 있었다. 그 때는 마음에 여유도 없었고, 시야도 좁았다. 지금 달라진 점이라고 하면 좀 더 앞을 내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여러가지의 길을 보게 됐다.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그래서 더 신중해진 면도 있다. 예전에는 자존심이나 고집도 부리고 철 없이 굴기도 했다. 아, 정말 올 한 해는 많은 것을 배우고 지나간 느낌이다. 데뷔해서 지금까지 쭉 철 없이 지낸 것도 같은데, 이번에 드라마를 통해 또 드라마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드는 생각이 많다. 그렇지만 분명 시간이 더 지나면 지금의 나도 철 없다 여겨질 때도 오겠지(웃음).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를 철없다고 기억하는 것처럼.

Q. 드라마를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생각도 혹시 달라졌을까.
바로 : 사실 드라마를 하면서 바로라는 존재가 정말 별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대선배들도 많이 뵙게 돼서 그런 것 같다.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기 위해서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스스로 더 노력하게 된다. 피해를 안줘야겠다는 부담도 상당하다. 그래서 드라마를 하고나서 신중해졌다. 말수도 줄어들었다. 무엇을 하던 그 전에 신중하게 생각을 하게 된다. SNS에 사진 하나 올리는 것 조차 말이다. 그래서 걱정되는 부분도 사실 있는데 혹시나 이런 변화 탓에 속내는 그렇지 않은데 혹여나 외부에서는 ‘내가 변했다’라고 보지는 않을까 해서. 왜 배우병이라는 말도 있는 만큼 그런 오해를 받지 않을까 했다. 최근에 이런 고민을 멤버 산들이와 이야기 한 적도 있다. 그런데 멤버들은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내가 하는 고민들을 다 알고 이해해주고 있더라. 멤버들 역시도 작품을 하기 전에 날카로워진다는 것을 잘 알고,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 다 이해해주고 있었던 점에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Q. 많은 변화를 느끼는 것 같고, 나이보다 성숙하다는 인상도 전해진다.
바로 : 원래는 이런 이야기를 잘 못했는데(웃음). 요즘은 애늙은이 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Q. 궁금한 것이 있는데, 극의 설정상 하숙집 어머니 손이 커서 음식 양이 어마어마하지 않나. 그 음식들 다 어떻게 처리하나.
바로 : 아, 그거 정말 다들 너무 궁금해하시는데, 실제로 현장에서 다 만드는 것이고 그걸로 다들 식사를 한다. 그리고 내가 맛있게 먹는 신이 나오는데 그거 먹방하려고 한 것 아니다. 진짜 너무 맛있다. 또 양도 무지하게 많아서 신에서 신으로 연결이 튀지 않기 위해 보통은 양이 줄게 되면 안되니까 연기하면서는 먹는 척만 하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아무리 먹고 또 먹어도 음식이 계속 있다. 그런데 정말 맛있다. 꼬막도, 전어도, 계란 후라이도, 아 무엇보다 김치가 예술이다! 다만 간장게장은 실제로는 더 삭혀서 먹어야 했기에 좀 짰다. 아참, 콩국수가 정말 맛있었다. 으헉.

Q. 참, 90년대 대학생이었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바로 : 락카페에 가보고 싶다(웃음).

Q. 끝으로, 1월 컴백을 앞두고 있는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귀띔해달라.
바로 : 1월이면 겨울이다. 지금 콘셉트도 정하고 자켓 촬영도 하고 있고 맞춰서 준비 중이다. 사실 처음에는 ‘응답하라 1994’에 몰두해야 했다. 두 가지를 병행하려니 힘들더라. 하지만 이제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 병행을 하고 있다. 그래서 처음에 멤버들에 미안한 점도 있었다. 음, 1월에 나올 앨범은 그 계절과 잘 어울리는 음악이면서 또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은 곡이다. 시간이 흐른만큼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텐아시아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