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 바로, “내가 바라는 ‘응답하라 1994’의 결말은?” (인터뷰①)

B1A4의 바로

B1A4의 바로. ‘응답하라 1994’에서 빙그레를 연기 중이다

순진무구하게 생긴 선한 인상의 얼굴만 보면 어떤 짓궂은 장난을 걸어도 순하게 웃어줄 것만 같은, 별명조차도 빙그레인 그 친구는 아직은 철없고 무턱대고 살아갈 스무살 성인의 문턱에서 가장 지독한 성장통을 앓고 있었다.

아이돌그룹 B1A4(비원에이포)의 바로가 연기하고 있는 tvN ‘응답하라 1994’에서 충북 괴산에서 온 의대생, 빙그레에 관한 이야기다. 빙그레는 조그마한 머릿 속에 무슨 고민거리가 그리도 많은지, 새하얀 미소를 짓는 그 순간에도 복잡해보이는 표정이다. 이런 빙그레와 함께 살아가게 된 바로는 그 역시 한 뼘 성장해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바로는 ‘응답하라 1994’의 빡빡한 스케줄 탓에 잠 잘 시간조차 아껴쓸만큼 바빠졌지만, 그래도 첫 연기도전은 그가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일종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일. 바빠진 만큼 멤버들에게는 미안할 때도 고마울 때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절친한 멤버들은 자신의 상황을 표현하기에 앞서 이미 이해해주고 있었고, 더 큰 세상에서 만난 선배 연기자들은 함께 하는 순간순간이 아까울 만큼 소중하다. 덕분에 바로는 요즘 하루하루가 그 어느 때보다 감사하다며 더 없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Q. 빙그레와 바로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첫 연기치고는 연기를 너무 잘 하더라. 실제로는 어떤가. 빙그레와 닮은 점이 있나.
바로 : 성향이나 성격은 (빙그레와) 완전히 다르다. 그렇지만 빙그레가 지금하고 있는 고민들이나 생각들에는 충분히 공감을 한다. 나 역시도 아직 스물 두 살밖에 안됐고, 직업이 연예인이라고 해도 다 똑같은 사람들이기에 20대가 하는 평범한 고민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Q. 빙그레는 특유의 소심한 성격 탓인지 아직 어린 아이같아 보이는데, 실제로 마주하는 바로는 꽤 어른스러운 인상이다.
바로 : 아, 정말?(웃음) 역시 앞머리를 내려야 하는 것 같다.

Q. ‘응답하라 1994’에 합류하게 된 과정을 들려달라. 듣기로는, B1A4 팀 전체가 오디션을 보러갔다고 하던데.
바로 : 회사에서 갑자기 오디션 한 번 보자고 했다. 그렇지만 애초에 충청도 사람을 뽑는다고 해서 나는 될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바로의 실제 고향은 전라도 광주다). 오디션 분위기는 굉장히 편안했다. 감독님(신원호 PD)도 웃으면서 반겨주셨고, 그래서 긴장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다만 ‘고향이 어디냐’고 묻기에 ‘광주’라고 하니까, 일제히 ‘아~~~~↘’하셨다(웃음).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참, 그런데 그 때 ‘응답하라 1997’ 대본을 주시면서 전라도 광주 버전을 해보라고 하셔서 했었다. 이후에 빙그레 역에 됐다고 연락이 왔기에 많이 놀랐다. 나중에 다른 인터뷰 기사를 읽고 이유를 알게 됐는데, 생각했던 이미지와 내 이미지가 닮아서였다고 하더라.

Q. 다른 배우들은 자신의 출신 고향과 일치하는 캐릭터를 맡아 사투리면에서는 수월했을텐데, 따로 충청도 사투리를 익히는 연습을 해야했겠다.
바로 : 캐스팅 되고 나서부터 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멤버들 중 충청도 출신이 있어 함께 맞춰가면서 연습했는데, 사실 충청도와 전라도 사투리는 은근히 비슷한 면이 있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Q. 촬영을 하지 않을 때에도 출연배우들끼리 사투리로 이야기 한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촬영하는 순간에는 충청도 사투리를 쓰고 촬영을 하지 않을 때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건가.
바로 : 하하.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가 다 섞여 있어 현장은 8도 짬뽕 사투리다(웃음). 이야기 할 때는 전라도 사투리도 묻어나오고, 충청도 사투리도 나온다. 현장에서는 그런 게 자연스럽다. 참, 쓰레기 형(정우)은 확고하게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Q. 서로 본명이 아닌 극중 별명으로 부르나보다.
바로 : 맞다. 삼천포, 쓰레기, 나정이 누나 이렇게 부른다. 그리고 다른 분들도 저를 ‘그레야, 빙그레야’ 이렇게 부르신다.

Q. 첫 연기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자연스럽다. 혹시 연기 레슨을 따로 받았었나.
바로 : 연기 레슨은 많이 안 받았다. 연습생 시절 잠깐 받기는 했지만, 그때는 대본을 전혀 볼 줄 모르니까 전문용어나 이런 것들을 공부한 수준이었다. 크게 도움이 된 것은 ‘응답하라’에 들어가기 전, 리딩을 오래 했던 것이다. 촬영 3달 전부터 리딩을 했다. 그 때부터 배우들과도 친분을 쌓았다. 극중에서 하숙집에 다 같이 모여 있는 신이 많은데, 리딩할 때부터 그렇게 자주 다 같이 모여 오순도순 지냈다. 리딩을 한 번 하면 4시간씩도 하고 그랬던 것이 지금의 분위기로 이어진 것 같다.

Q. 몇 달동안 자주 그렇게 붙어다녔으면, 이제 멤버들만큼 가까워졌겠다.
바로 : 형들 모두 너무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지만, 나로서는 선배라는 점 때문에 마냥 가깝게 느끼기는 어렵다. 신기한 것은 컷 들어가면 전부 스무살이 돼서 연기하고 그 순간은 다들 친구처럼 편안하다. ‘삼천포!’, ‘칠봉아!’ 하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데,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너무 큰 선배들이라서 ‘엇, 내가 어떻게 해야하지’하는 순간들도 있다. 그리고 역시 속내를 나눌 정도로 가까운 건 우리 멤버들이다.

Q. 가장 가깝게 지내는 건 누구인가.
바로 : 심적으로 편한 건 역시 윤진이(타이니지 도희)다. 두 살 차이가 난다. 동생처럼 너무 귀엽다. 조그맣기도 하고. 윤진이가 다행히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 아니라 실제로는 투닥거리면서 지낸다. 또 아라 누나도 스물네 살이라 나보다 두 살 누나라 편하다. 그런데 알고 보면 10년 된 선배다. 편하게 지내다가도 대본을 보거나 본인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주거나 할 때는 ‘헉, 정말 큰 선배시구나’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런 면에서는 우리 배우들이 다 너무 좋은 선배들이시니까 내가 정말 첫 단추를 잘 꿰맨 것 같다.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B1A4의 바로

B1A4의 바로. ‘응답하라 1994’에서 빙그레를 연기 중이다

Q. 1992년생인데, 1979년생 김성균 씨와 스무살을 함께 연기하고 있다. 첫 느낌은 어땠나.
바로 :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굉장히 좋아한다. 최근에도 한 번 봤는데, 거기서는 천포 형이 술병을 들고 사람들을 때리더라(웃음). 처음 배우 김성균이 ‘응답하라 1994’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무슨 역할인지는 몰랐다. 그런데 알고보니 나와 동기를 연기한다고 하더라. 우와, 지금도 신기하다. 참, 처음 만났을 때는 모자쓰시고 안경쓰시고 편안해 보이셨다. 실제 성격도 굉장히 자상하시고 인자하시다. ‘바로, 밥 먹었어?’이렇게 물어봐주신다. 그리고 칠봉이 형. ‘구가의 서’와 ‘건축학개론’을 봤는데 되게 나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정우 형도 ‘바람’이라는 영화를 워낙 좋아했고, 아라 누나도 예전부터 팬이었다.

Q. 쓰레기와 빙그레는 동성 간 우정을 넘어선 케미스트리가 있다는 평도 있지 않았나. 아, 그런데 그 아슬아슬하다고 해야하나, 쓰레기와의 미세한 감정선을 정말 묘한 표정으로 잘 드러내는 것 같더라. 그때 감독님의 디렉팅은 어떤 것이었나.
바로 : 내가 느낀대로 하고 있는데, 사실 그게 애매모호했다. 빙그레의 성정체성이 딱 떨어지지 않아서, 감독님과도 그런 연습이나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너무 좋아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평범해서도 안되는 선’이었다. 내가 계속 ‘이건 뭐지? 아, 정말 모르겠다’ 했는데, 감독님이 그 정도가 딱 좋다고 하시더라. 그런 점에서 우리 대본이 너무 기다려진다. 빙그레의 성 정체성도 다들 궁금해하시고, 무엇보다 나정의 남편이 누구인지도 궁금해하시지않나. 우리 역시도 굉장히 궁금하다.

Q.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청자들이 제작진의 힌트떡밥에 늘 낚이고 마는데, 배우들 역시도 모르는 상태에서 제작진이 던지는 떡밥에 걸려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바로 : 어, 맞다. 의아한 부분이 많고, ‘낚시일까?’ 생각도 들고(웃음). 그런데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잘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순간들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성 정체성을 확실히 모르는 상황에서 이렇게 하면 너무 게이스러운데, 또 이렇게까지만 하면 너무 무뚝뚝하게 마냥 동경만 돼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어지고. 그 사이의 감정을 잡는 것이 숙제였는데, 그 부분은 정우 형이 많이 도와줬다. 이어폰 신에서도 내가 리액션이 너무 없으면, ‘조금만 더 줘라’라고 이야기 해주신다.

Q. 본인이 바라는 빙그레와 쓰레기의 결말은 무엇인가.
바로 : 게이가 아니라 동경이었으면 좋겠다. (게이가 돼버리면) 전작이랑 너무 비슷해지니까. 재미있는 것은 팬 분들이 내 성 정체성을 가지고 싸우시더라. 안 싸우셨으면 하지만, 그게 또 드라마를 보는 재미니까.

인터뷰②에서 계속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텐아시아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