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YB “‘국민밴드’ 타이틀 뛰어넘으려는 노력, 그게 바로 진화죠”

[텐아시아=우빈 기자]

밴드 YB의 박태희 (왼쪽부터), 허준, 윤도현, 김진원, 스캇 할로웰. / 사진제공=디컴퍼니

밴드 YB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국민밴드’다. ‘나는 나비’ ‘사랑했나봐’ ‘잊을게’ 등 폭넓은 사랑을 받은 히트곡을 여럿 보유한 데다 ‘꽃잎’ ‘왕관 쓴 바보’ 등 사회를 비판하는 노래도 거침없이 발표했다. YB는 1994년 데뷔부터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다양한 음악을 보여줬고, 록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그런 YB가 지난달 발표한 정규 10집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로 ‘YB 음악의 진화’를 보여줬다. 한 가지 색깔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장르의 경계를 허문 음악들이다.

13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이 3곡이다. 보컬 윤도현이 작사·작곡한 ‘딴짓거리'(feat. Soul of Superorganism) ‘생일’과 베이시스트 박태희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나는 상수역이 좋다’다. 지난 7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2013년 ‘릴 임펄스(Reel Impulse)’ 이후 6년 만에 정규 앨범으로 컴백한 YB를 만났다.

이날 윤도현은 정규앨범 컴백에 대해 “밴드로서 정규앨범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오래전부터 정규앨범을 내고 싶었다”며 “새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한두 곡으로는 YB 음악의 전부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집중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윤도현은 이번 앨범을 위해 두 달간 경기도 양평 산속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에 머물렀다. 윤도현은 “연말 투어를 과감히 포기하고 컨테이너 박스로 들어가 두 달간 곡을 쓰고 편곡하는 시간을 가졌다. 앨범이 너무 지연돼 집중할 시간이 필요했다. 너무 달려온 느낌이라 쉬면서 곡을 작업하고 싶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날부터 3일은 막막했다. 곡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밥도 내가 해서 먹어야 했다. 특히 밤만 되면 무서웠다. 작업을 하면서 시간이 좀 지나니까 탄력이 생기고 겁도 없어졌다. 점점 편해지면서 곡이 와장창 나오더라. 앨범 수록곡 대부분이 거기서 쓴 곡”이라고 밝혔다.

집중해서 만든 곡들은 멤버들의 합주, 녹음, 믹싱 작업 등 1년이 걸려 탄생했다. 수록곡 장르도 얼터너티브, 사이키델릭, 포크 록, 모던 포크 발라드까지 다양하다. 특히 ‘딴짓거리’ ‘생일’ ‘나는 상수역이 좋다’ 등 세 타이틀곡도 각각의 개성이 있다.

밴드 YB의 기타리스트 허준. / 사진제공=디컴퍼니

허준은 “‘생일’은 우리가 해왔던 음악들이다.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았고, ‘딴짓거리’는 우리의 진화와 변화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상수역이 좋다’는 대중들에게 가장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타이틀곡이 세 개면 (홍보에) 불리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윤도현은 “유희열 씨가 그렇게 말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갔는데 ‘이렇게 하면 홍보에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기존 YB의 앨범은 작업하면서부터 어느 정도 사운드나 앨범의 색깔을 결정을 하고 시작을 해요. 하지만 이번에는 나오는 대로 쏟아냈어요. 쏟아내고 그 중에서 선택했죠. 그래서 곡들이 좀 더 폭넓고 다양하게 들릴 수 있어요. 근데 그게 우리의 색깔인 것 같아요. 결정되지 않은, 정리되지 않은 YB의 사운드죠.” (허준)

밴드 YB의 베이시스트 박태희. / 사진제공=디컴퍼니

“YB의 음악을 한두 곡으로 이야기하긴 어렵죠. 음악적으로 폭이 넓고 다양한 것 같아요. 한두 곡만 듣고는 ‘이게 아닌데?’ 할 수도 있어요. 13개 트랙 중에 전체를 얘기할 수 있는 곡을 하나만 선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박태희)

‘나는 상수역이 좋다’는 앨범에 수록되지 않을 뻔했다. 수록곡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윤도현이 수록에 반대했던 것. 윤도현은 “곡 자체는 좋은데 앨범과 어울리지 않다고 는 생각했다. (김)진원 형이 좋은 곡은 다 넣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다시 들어봤더니 무조건 넣어야겠더라”고 말했다. 그는 “(박)태희 형이 쓴 곡들이 YB의 색과 많이 다른데, 그 자체가 YB의 색이 되고 있었다. 태희 형이 만든 노래는 우리끼리 의견이 분분해도 막상 공개되면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다. ‘나는 나비’도 그랬다. 내가 노래를 부르고 싶게 만든다”고 밝혔다.

밴드 YB의 김진원(완쪽부터), 박태희, 윤도현, 스캇 할로웰, 허준. / 사진제공=디컴퍼니

1994년 데뷔한 YB는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했고, MBC ‘나는 가수다’ 등에 출연하면서 록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YB를 ‘국민밴드’라고 부르는 이유다.

윤도현은 “아무래도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밴드라는 인식을 스스로 하다 보니 곡을 쓸 때도 그런 걸 항상 생각한다. ‘국민밴드’ 타이틀이 부담이 된 적도 있지만, 지금은 굉장히 고마운 수식어”라며 “이번 앨범은 그런 이미지에서 완전 벗어나서 만들었다. 아티스트가 어떤 한 틀에 갇혀서 음악을 하는 것보다 뛰어넘으려 노력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중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이미지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어요. 인터뷰나 말보다 음악으로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았죠. 사소한 감정들을 끄집어내서 솔직하게 표현하려 했어요. 아티스트는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직업이니까 우리 안에 집중을 했죠.” (윤도현)

밴드 YB의 보컬 윤도현. / 사진제공=디컴퍼니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을까. 윤도현은 “대중의 반응은 앨범 낼 때마다 걱정이 된다”며 웃었다. 그는 “어떤 앨범이든 그런 것 같다. 대중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이 된다.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노래하는 데 대한 기대를 엄청 많이 하고 앨범을 냈다”고 말했다.

윤도현은 “이번 앨범을 만들고 나서 나름대로 충만했던 것들이 있었다. 기대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익숙한 것들을 오래 하다 보면 이게 얼마나 소중한 지, 감사한 일인지를 잘 모르고 안일해진다. 나 역시도 노래를 그냥 부른다고 여겼던 것 같다. 신곡이 안 나와서 지쳤던 것 같기도 하다”며 “앨범 작업을 치열하게 했다. 새로운 곡을 만들면서 에너지도 생겼다. 관객 앞에서 우리의 신곡 전곡을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YB는 자신들 음악의 변화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환경이 저절로 변하듯 YB의 음악도 자연스럽게 변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YB의 음악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의 음악들도 놓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있지만 요즘 노래도 들어야 하는 입장이에요. 아이들이랑 대화를 나누면 ‘저게 무슨 말이야?’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음악도 같아요. 어떤 형태로 음악을 하는지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이야기를 요즘의 언어로 할 수 있어야 하죠. 지킬 건 지키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서 저희 나름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진화죠.” (허준)

밴드 YB의 드러머 김진원. / 사진제공=디컴퍼니

가요계에 DAY6(데이식스), 엔플라잉, 더 로즈 등 아이돌 밴드가 많아지는 데 대한 생각은 어떨까? 김진원은 “어린 친구들이 밴드를 하는 건 우리에게도 좋다. 아이돌이 춤과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라이브 연주도 할 수 있다는 건 색다른 느낌을 준다”고 반겼다. 이어 “오디션 프로그램도 춤과 노래만 보는 게 아니라 악기도 본다. JTBC ‘슈퍼밴드’ 같은 프로그램도 생겼다. 악기를 다루는 뮤지션들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YB가 소망하는 것은 단 하나. 단독 공연이다. 윤도현은 “앞으로 저는 단독 공연만 하고 싶다. 내 꿈이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밥 먹고 쉬었다가 저녁에 단독 공연을 하는 것”이라며 “매일 단독 공연을 하고 싶다. 늘 하던 공연이지만 요즘 들어 귀하게 느껴진다. 한 땀 한 땀 뜨개질하듯 만드는 공연인 것 같아 내게 너무 귀하다”고 밝혔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