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엠넷 ‘조작 파문’, CJ ENM의 선택은?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조작 논란에 휩싸인 그룹 아이즈원(위), 엑스원./ 사진=오프더레코드 제공, 텐아시아 DB

그룹 아이오아이, 워너원에 이어 아이즈원, 엑스원까지····. CJ ENM 산하 채널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탄생한 그룹들은 데뷔 당시 그야말로 ‘괴물 신인’이었다.

‘프로듀스101 시즌1’은 CJ ENM발 ‘국민 걸그룹’ 아이오아이를 탄생시켰다. 시즌2를 통해 데뷔한 워너원도 톱 아이돌 그룹으로 우뚝 섰다. 음원, 음반, 공연 무엇 하나 빠지는 분야 없이 탁월한 성과를 냈던 터라 프로젝트 그룹이 해체된 뒤 두 그룹 모두 재결합 논의 혹은 시도가 뒤따를 정도였다. 뒤이은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데뷔한 아이즈원, 엑스원도 차례로 ‘국민 프로듀서'(시청자)들이 뽑은 ‘국민 아이돌 그룹’의 계보를 이어가는 듯 했다. ‘제2의 아이오아이”제2의 워너원’을 꿈꿀 만했다.

그러나 메인 연출을 맡은 안준영 PD가 구속되고 시즌 3, 시즌 4격인 ‘프로듀스48′(이하 ‘프듀48’)과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에서의 생방송 투표 조작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들 그룹의 활동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우선 컴백을 앞둔 아이즈원의 활동부터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6일 SBS ‘8뉴스’를 통해 안 PD의 조작 혐의 인정 보도가 나온 후, 아이즈원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엠넷은 아이즈원의 정규 1집 발매 일정을 연기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11일 오후 7시 한국과 일본은 물론 전 세계에서 동시 방영 예정이었던 컴백쇼 편성도 연기했다.

엠넷이 ‘프듀’ 조작 논란에 관해 정식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7월 19일 ‘프듀X’ 생방송 경연 투표수를 1위부터 20위까지 줄세웠을 때 일정 배수가 반복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프듀X’ 제작진은 “순위에는 변동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엠넷이 뒤이어 “사실 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 (직접)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7월부터 안준영 PD와 김용범 엠넷 CP가 구속된 11월 5일까지 엠넷은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취재진에게 “경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이 어렵다”고만 했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엠넷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는데도 안 PD, 김 CP의 사기, 업무방해, 배임수재 등의 혐의와는 동떨어진 태도로 일관했다.

CJ ENM은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스윙엔터테인먼트, AOMG, 아메바컬처 등 K팝은 물론 힙합 레이블까지 수많은 주요 연예 기획사들을 산하 레이블로 갖고 있다. 기획사부터 방송사까지 다 갖춘 이른바 수직계열화 구조다. CJ디지털뮤직(엠넷닷컴 운영사)을 지니뮤직과 합병시켜 지니뮤직의 2대 주주도 됐다. 방송, 음반 유통, 컨벤션, 콘서트 등의 밸류체인과 글로벌 네트워크는 ‘문화계 공룡’으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했다. 지난해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공동 출자해 자본금 70억원 규모의 기획사 ‘빌리프랩’까지 만들었다. 직접 글로벌 아이돌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CJ ENM이 K팝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엔 적잖은 공을 세운 회사다. 그러나 수익은 상당 부분 CJ ENM으로 돌아간다. 또 파이가 정해진 K팝 팬덤에서 예비 국민 프로듀서들은 ‘프로듀스’ 특유의 성장 스토리에 마음을 뺏겼다. 중소 기획사들이 선보인 신인들이 팬들의 마음을 얻을 기회는 모래알처럼 흩어졌다. 공정성 측면에서 K팝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에 도움이 됐는지는 생각해 볼 이유다.

무엇보다 아이즈원, 엑스원 멤버들의 향후 행보에 먹구름이 끼었다. 안 PD가 조작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팬들 사이에선 누가 ‘진짜 멤버’이고 ‘탈락 멤버’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소속 멤버들의 소속사들마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그룹 모두 아이오아이, 워너원보다 계약 기간이 각각 2년 6개월, 5년으로 더 길다. 해체론이 비등한 가운데 ‘멤버들은 죄가 없다’는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 CJ ENM의 선택이 주목되는 이유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