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신의 한 수: 귀수편’, 바둑은 거들 뿐…세련된 액션 ‘볼거리’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신의 한 수’가 더 넓은 층의 세대가 즐길 수 있도록 잔혹성은 살짝 낮추고 판타지적 재미는 더해 ‘신의 한 수: 귀수편’(신의 한 수2)으로 돌아왔다. 바둑 영화지만 바둑을 몰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한 장점이다. 바둑은 거들 뿐, 화려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이 오락영화로서의 본분에 충실한 재미와 쾌감을 선사한다.

권상우가 연기한 귀수(아역 박상훈 분)는 자신의 누나가 바둑기사 황덕용(정인겸 분)에게 성적 유린을 당한 후 그를 향한 복수심을 키운다. 집을 떠난 그는 갖고 있던 몇 푼 마저 길거리에서 강탈당하고 한 기원으로 향한다. 귀수는 100원을 놓고 기원을 찾은 손님들과 내기바둑을 시작한다. 기원 한 쪽에서 귀수를 눈여겨보던 허일도(김성균 분)는 그를 제자로 들여 맹기바둑(머릿속으로 좌표를 외워 진행하는 바둑)을 둘 수 있을 정도의 바둑 실력자로 키운다.

허일도는 귀수를 데리고 내기바둑판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 과정에서 부산잡초(허성태 분)와 내기바둑을 두게 되는데 허일도와 귀수는 대국에선 승리하지만 결국 부산잡초에게 돈을 도로 뺏기고 목숨마저 위태로워진다. 귀수는 복수의 칼날을 세우며 홀로 바둑 수련뿐 아니라 몸과 마음까지 단련한다. 이후 귀수는 신들린 바둑을 둔다는 장성무당(원현준 분)부터 부산잡초, 황 사범까지 차례로 복수해 나간다.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 스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신의 한 수2’는 전작의 15년 전 이야기를 다루는 스핀오프작이다. 전작에서 바둑 고수인 태석(정우성 분)이 교도소 독방에 갇혀 벽을 사이에 두고 바둑을 뒀던 이가 바로 이번 편의 주인공인 귀수다.

‘신의 한 수2’는 만화 같은 이야기와 캐릭터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귀수는 도장깨기의 방식으로 바둑 고수들을 한 사람씩 차례로 무너뜨리며 최종 복수 상대인 황 사범을 향해 간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캐릭터들은 성격부터 바둑 두는 스타일까지 각각 뚜렷한 개성을 자랑한다. 실력보다 입으로 승부하는 관전 바둑의 대가 똥선생(김희원 분), 끈질긴 승부 근성으로 이길 때까지 판돈을 높이는 부산잡초, 바둑으로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데 집착하는 외톨이(우도환 분) 등이다.

그 가운데 신기로 상대방의 약점을 꿰뚫어 심리를 뒤흔드는 바둑을 두는 장성무당이 귀수와 투명한 바둑돌로만 대국하는 장면은 공포감마저 자아낼 정도다. 언제 기차가 올지 모른 채 기찻길 위해서 대국하는 귀수와 부산잡초의 모습도 쫄깃한 긴장감을 끌어낸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지는데, 똥선생이 이를 환기시키며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우도환이 연기한 외톨이 캐릭터는 이야기에 애써 맞춰 넣은 것처럼 보여 아쉽다.

“이를 갈고 찍었다”는 권상우의 말처럼 영화에서는 권상우의 노력이 여실히 느껴진다. 영화 초반 권상우가 상의를 벗은 채 거꾸로 매달려 바둑을 두는 모습은 단번에 관객의 눈길을사로잡을 명장면. 체중 감량, 식단 조절까지 감행한 권상우의 몸매가 비현실적이다. 또한 권상우는 빠르고 세련된 액션 연기로 자신의 장기가 액션이라는 사실을 입증해낸다.

어린 귀수를 연기한 아역배우 박상훈의 초반 활약도 만만치 않다. 뛰어난 캐릭터 몰입력과 독기 어린 눈빛으로 관객들을 이야기로 빨려들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정말로 빙의된 듯한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는 원현준은 이 영화의 발견이다.

오는 7일 개봉. 15세 관람가.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