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 이런 유니콘 또 없습니다

[텐아시아=우빈 기자]

‘동백꽃 필 무렵’의 배우 강하늘 / 사진제공=팬 엔터테인먼트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강하늘 분)을 향해 모두가 ‘유니콘’이라고 말한다. 유니콘은 외모·인성 모두 말도 안 되게 좋은, 완벽해서 현실에 없을 것 같은 인물이란 뜻이다. 깔끔하고 잘생긴 외모, 늘 자상한 말투와 다정한 눈빛,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바른 가치관, 사랑하지만 사랑을 강요하지 않는 황용식은 여성 시청자들로 하여금 ‘인생 남주’라는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배우 강하늘의 표현력과 더불어 임상춘 작가의 대사들이 빛을 발해 황용식 캐릭터가 완성됐다. 대사와 연출, 강하늘의 연기력 등 3박자가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황용식 캐릭터를 분석해봤다.

황용식이 수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한 사람을 온힘을 다해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보여서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넘어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만 보낸다. 스쳐가는 말 한 마디도 마음대로 뱉지 않는다. 황용식의 말은 자존감을 높이고 웅크려진 마음을 펴게 만든다. 그래서 황용식의 모든 대사가 주옥 같다.

“동백 씨 그릇은 대(大)자에요. 동네에서 제일 세고 제일 휼륭해요. 그런 동백 씨를 좋아하는 게 나의 자랑이에요.” “뭐든 원하는 대로 해요. 그게 제가 좋아하고 아끼고 존경하는 동백 씨니까요.” “동백 씨는 행복해질 자격이 충분히 차고 넘치는 사람이에요.” 

‘동백꽃 필 무렵’의 배우 강하늘. / 사진제공=팬 엔터테인먼트

황용식의 섬세함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은 지난 10일 방송된 15-16회였다. 얼굴 모르는 살인마 까불이가 가게에 락커칠을 하고 간 것을 본 동백(공효진 분)은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무서워서 주먹을 꽉 쥐고 다닌다. 그 모습을 본 황용식은 말 없이 동백의 주먹을 풀어 땀을 닦아줬다. 누가 이렇게 주먹까지 봐주겠는가. 황용식이라 가능한 행동이다.

황용식의 직진 사랑이 마냥 귀여운 건 평화롭기 때문이다. 로맨스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손목을 잡고 끌고 나오는 장면이 한두 번은 등장한다. 하지만 황용식은 모든 행위의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넘긴다. “내가 좋아하는 여자를 귀하게 여겨야 다른 사람들도 내가 좋아하는 여자를 귀하게 여겨줘요”라며 썸 탈 때 손도 잡지 않았다. 동백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나타나도 싸우거나 손목을 낚아채는 게 아니라 “내 손 잡아줘요!”라고 말한다. 이런 게 바로 황용식의 매력이다.

‘동백꽃 필 무렵’의 공효진과 강하늘. / 사진제공=팬 엔터테인먼트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사랑을 이루거나, 편견을 깨고 사랑에 빠지는 뻔한 스토리가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고 바라보는 것도 황용식에게 반하는 포인트다. 주인공 동백은 여덟 살 아들을 혼자 키우는 미혼모에 술집 까멜리아를 운영한다. 게다가 든든한 배경이 돼줄 부모도 없는 고아다. 세상의 편견 때문에 평생을 눈치를 보며 자랐고 그 때문에 자존감도 낮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닌 척 당당하고 세게 행동한다.

황용식은 동백의 당당한 모습과 여린 마음 두 모습을 알아준 유일한 사람이다. 갖은 풍파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는 동백이 불쌍하고 안타까운 게 아니라 훌륭했고 대견했다. 나아가 그 생각을 직접 말로, 행동으로 표현해준다. 황용식의 진실된 말은 상처 받은 마음을 포근히 감싸 안는다.

“고아에 미혼모인 동백 씨를, 모르는 놈들이 보면 박복하다고 쉽게 떠들고 다닐지 몰라도요, 까놓고 얘기해서 동백 씨 억세게 운 좋은 거 아니에요? 남들 같으면 진작 나자빠졌어요. 근데 누가 욕해요? 동백 씨. 이 동네에서요 제일로 세고 제일로 강하고 제일로 훌륭하고 제일로 장해요. 당신이 얼마나 훌륭한지 내가 계속 말해줄게요. (‘동백꽃 필 무렵’ 8회)

사진=KBS2 ‘동백꽃 필 무렵’ 방송화면 캡처

황용식은 동백의 ‘못난 버릇’도 알아챘다. 동백은 어릴 때부터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라 불안하면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한다. 그러다 결국 관계를 망친다. 동백은 “지친다”고 투정부리는 황용식에게 “지치면 그만하자”고 했다. 황용식은 동백의 못난 마음을 꿰뚫고 불안감을 해소시켜주면서 행복도 주기로 했다.

“나도 지쳐요. 더는 안 할래. 동백 씨 걱정하느라 내 일도 못 하고, 내가 요즘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고요. 나 이제 그만 좀 편하게 살고 싶어요. 우리 그만해요 이제. 그놈의 썸 그냥 다 때려치워요. 다 때려치우고 우리 결혼해요. 저, 동백 씨 걱정에 못 살겠어요. 걱정되고 애가 닳고 그리고 너무 귀여워서요. 그냥 죽을 때까지 내 옆에 두고 싶어요. 팔자도 옮는다면서요, 내 팔자가 타고난 상팔자래요. 내가 내 거 동백 씨한테 다 퍼다 줄게. 불구덩이도 안 무섭다는데 어떡해. 같이 살아야지.” (‘동백꽃 필 무렵’ 25-26회)

마치 판타지 같은 황용식의 모습, 동백과의 순수한 사랑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까지 전달돼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시청자들도 ‘동백꽃 필 무렵’에 푹 빠졌다. 지난 30일 시청률은 14.3%, 16.9%로 전 채널 수목극 1위를 유지했다. 수도권 타깃 시청률은 17.9%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2049 타깃 시청률 역시 7.3%, 8.7%를 기록하며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