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체크 히어로’, 솜인형의 외유(外柔)에 다크한 내강(內剛)이 깃든 매력 덩어리

  • [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체크 히어로’ 포스터./ 사진제공=예지림엔터테인먼트

태국의 어느 봉제인형 공장. 다크 서클이 내려앉은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쉴 틈 없이 무사 인형을 만들고 있다. 태국어를 못하는 덴마크인 사장은 통역으로 데려온 청년이 이런 풍경에 의구심을 갖자 태국에서는 아이들이 일하는 게 흔하다고 일갈한다. 한 아이가 실수로 사장의 체크무늬 목도리를 인형의 옷으로 만들어서 입힌다. 그날 밤 강력한 번개가 내리치고, 체크무늬 인형에 전설의 무사 ‘다크 히어로’의 영혼이 깃든 체크 히어로(남도형 분)가 탄생한다.

덴마크로 향하는 배에서 체크 히어로를 발견한 선장은 생일을 맞은 조카 알렉스(이다은 분)에게 선물한다.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빠와 의붓형을 둔 알렉스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소심스레 구는 아이다. 알렉스는 인형인 체크 히어로가 말을 하는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체크 히어로는 알렉스에게 대뜸 경고부터 날린다. “인형이라 부르면 혼날 줄 알아!”

영화 ‘체크 히어로’ 스틸컷./ 사진제공=예지림엔터테인먼트

지난 23일 개봉한 ‘체크 히어로’(감독: 앤더스 마테센·토르비욘 크리스토퍼센)는 덴마크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애니메이션이다. 덴마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로베르트상에서 최우수청소년영화상, 각색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2019년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경쟁 부문과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국제경쟁 부문 초청작이다.

인트로가 태국 인형 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먼 나라 덴마크의 수업 시간에 소개되는 태국은 휴양지와 쇼핑 천국이고, 사람들이 손재주가 좋고, 아이들에게 잘해주는 곳이다. 비단 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값싼 노동력이라는 이유로 빈번하게 이뤄지는 아동 노동 착취를 향한 날선 시선이 느껴진다.

체크 히어로는 100% 캐시미어 체크무늬 봉제 인형에 단추 구멍 눈, 2등신 비율을 뽐내는 깜찍한 외양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목소리를 완벽하게 베끼는 재주를 가졌고, 까칠한 성품의 무술 고수다. 반전미가 넘치는 캐릭터다. 체크 히어로는 립싱크를 통해 알렉스가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용감한 고백을, 학교 ‘일진’ 글렌과는 일대일 결투를 하게끔 한다. 체크 히어로 덕분에 알렉스는 소심쟁이에서 학교 최고의 ‘인싸’가 된다. 그렇게 둘은 진정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솜인형의 외유(外柔)에 다크한 내강(內剛)이 깃든 히어로가 심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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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